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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1 노리코의 식탁 紀子の食卓 (2005) (6)

| 노리코의 식탁 紀子の食卓 (2005)  [감상/영화/외...]

2007.02.01 개봉 | 15세 이상 | 158분 | 드라마,공포 | 일본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 ToJapan

紀子の食卓

평화롭고 한적한, 미담 기사만이 지역신문 톱기사를 장식하는 시골 마을 토요카와에 한 가족이 있습니다. "남자 문제"로 딸 노리코가 도쿄가 아닌 가까운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는 신문사 "편집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테츠조, 엄마 타에코,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가길 원하는 노리코, 언니를 쫓는 노리코의 동생 유카로 이뤄진 시마바라네 가족입니다. 2001년 겨울 고민상담 사이트(정도로 위장한?) 폐허닷컴에서 만난 닉네임 우에노역54를 실제로 만나고자 아니 앞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원하던 미츠코로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가출한 노리코는 도쿄와 긴자 거리를 헤매고 이윽고 우에노역54 "쿠미코"를 우에노역 54번 코인로커 앞에서 목도합니다.

말 그대로 "코인로커 베이비"였던 쿠미코를 만나 그녀가 꾸려가는 "정해진 시간 동안 가족 역할을 대신해주는" 가족대행업, 렌탈가족 사업체에 합류합니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미칸さん을 "코스프레"한 모습으로 다시 조우했듯이 일상 속의 롤플레잉으로, 모두가 원하는 일일연속극의 가족처럼 "고객"들에게 가족 "연기"를 제공하며 쿠미코와 함께합니다. 자신이 언니를 따라 가출한 후에 아버지 테츠조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며 적어가고, 언니의 행동을 따라가는 유카는 폐허닷컴으로 그리고 렌탈가족 사업체 코퍼레이션IC 로 향하고 이제는 "언니 노리코"가 아닌 미츠코와 만납니다.

신주쿠 역에서는 54명의 여고생이 플래시몹? 집단자살을 벌이고 그 배후에 자살클럽-자살서클-폐허닷컴이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 테츠조는 그들의 배후를 쫓고 결국은 그들과 재회합니다. 진짜와 같은 가짜 예전집에서, 언니 미츠코와 동생 요코로 연기하는 언니 노리코와 동생 유카를, 그의 아내를 연기하는 쿠미코와 만납니다. 그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노리코의 식탁에서 나베 요리를 모두 먹고 나면 그들은 어떻게 될는지요?

노리코의 식탁은 끊임없이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과 무슨 관계입니까, 당신은 당신과 관계하고 있습니까?" 사회적 관계의 망상 조직 안에 끊임없이 묶여 그 안에서 상처받고, 외면당하고, 고통받는 것보다 대안의 가족을 연기하며, 각자 사자와 토끼처럼 역할대로 살면 될 뿐이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폐허닷컴과 쿠미코에게 영화는 그에 대한 반문을 준비합니다. 모두가 편한 사자를 연기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단지 시간을 연장해서 거짓된 관계와 역할극을 하는 것이 아닌 예전 그대로의 자리로 돌아가자고. 모두가 자살극의 배후로 지목하는 자살클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맡은 역할대로 행동하는 와중에 벌어진 현실이고, 자살서클만으로 사회에 면죄부는 부여되지 않는다고, 이 사회 자체가 바로 거대한 자살 클럽이라고 나직이, 그러나 뼈저리게 속삭입니다.

그래요. 요코 아니 유카가 노리코의 코트를 입고 새벽녘 문을 나서며 또 다른 시작을, 일출을 바라보며, 과거와 이어진 연을 끊듯이 뜯어진 코트 손목의 실밥을 끊어낼 때처럼, 더 이상 요코도 유카도 아닌 이름 없는, 아니 새 이름의 그 누구가 될 것이라고 말할 때처럼, 관계를 부정하고 새로이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아니면 노리코의 긴 여정 끝의 마지막 나레이션처럼 다시 노리코로 돌아갈 수도 있을 테고요. 허나 공허한 역할극의 찰나의 위로는 연장 요금을 아무리 지불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해갈되지 못할 "사막과도 같은 고독"의 일시적인 청량제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 허위에 세계에 대한 극단의 극단을 짐짓 진지한 태도로 진열, 전시, 연기, 연출해내는 노리코의 식탁의 메시지와 질문도 거기에 있진 않을까 합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과 (그리고 당신이 맺는 관계들과, 진실로써) 관계하고 있는 지를요.

그에 대한 대답은 저로서도 lunamoth 로서도? 명확히 준비되어 있진 않지만 언젠가 말했던 그 대화방에서도 그리고 폐허닷컴에서도 그 관계는 난망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감독의 말처럼.
2007/02/11 02:21 2007/02/1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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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2/1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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