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저항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비니루봉다리에 담긴 채 고스란히 포개져 있던, 식어버린 토스트와 폐점시각을 기다린 채 방심하고 있던 계란빵을 무심히 넘긴 채, 잔돈 끝자리를 맞춰서 타마마 임팩트 치즈케이크와 엔제리너스 모카커피를 사들었을 때 말이다. 그래, 옛 선현들이 이르기를 "군것질은 3,000원까지"라 하지 않았던가. 거슬러 받을 것 없는 깔끔한 정리.
나름 사소하게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애써 의미를 찾아 그 안에서 위안을 삼는다. credo quia consolans "마음을 달래 주기 때문에 믿는다". 거개가, 어디를 가던, 그 은밀한 조삼모사의 유혹은 계속된다. Cogito virus 에 걸린 오토레이브 마냥, 무력감에 빠진 채 쌓인 눈을 바라보며, 이 겨울을 걷는다. 언젠가 눈을 뜨면 한동안 가려진 환부들이 성난 두억시니처럼 달려들 듯싶지만, 지순한 면죄부를 내밀며 한동안 무임승차를 할 뿐이다.
'체념'과 '기대'라는 노래가 함께 들어 있는 어느 앨범을 다시 들었는데, 어느샌가 '그대로부터의 시작'이란 곡에 별점을 주고 있었다.
| 그대로부터의 시작 [길 위의 이야기]
2007/12/15 04:58
2007/12/15 04:58
tags: Ergo Proxy, Why People Believe Weird Things, 그대로부터의 시작, 정재형
Posted by lunamoth on 2007/12/1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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