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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5 지평선에서 헤어지다 (18)

| 지평선에서 헤어지다  [길 위의 이야기]

그는 인던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옅은 피로감이 몰려왔고, 두 시간에 걸친 고투 속에 잠복해온 금단 증세가 찾아왔다. 이것으로 끝이군요. 언젠가 빛나는 어떤 자리에서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요. 명멸을 지속하는 모니터 너머 칼림도어 타나리스에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어떻게 할까요? 광활하게 이어지는 끝없는 사막, 그 지평선 위에 단둘이 남은 형색이 흡사 무협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마지막 남은 담배를 오전 중에 피어버렸음을 깨달았을 때, 나직한 메시지 알림음이 다시금 나를 환기시켰다. 어느 소설 속 동화 얘기처럼, 멀어져가는 모습을 누군가 가장 오래 지켜볼 수 있는 이 지평선에서 헤어지는 거에요. 저 멀리 휘적거리며 날아가는 그리핀을 바라보며 고결의 오라 속에서 잠시 명상에 빠져있는 그를 바라봤다. 그는 목마른 소금 사막을 적시는 한줄기 뜨거운 비 같은 식어버린 맥주를 들이켜고 있을 터였다. 고달픈 새벽잠 속으로 사그라질 그를 향해 목울대까지 차올랐던 애틋한 송사를 남기려 했을 때 그가 말했다. 열렙하셔서 얼른 말 타세요.
2007/06/15 03:07 2007/06/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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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6/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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