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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800만 가지 죽는 방법 (8)

|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나의 서재]

"그 책에 토끼 마을이 나오거든요. 인간들에 의해 길들여진 토끼들의 마을이죠. 인간들이 토끼를 위해 음식을 마련해 주기 때문에 식량은 충분해요. 식량을 주는 사람들이 이따금 덫을 놓아 토끼 고기를 먹으려고 드는 것만 빼면 토끼 천국이라고 할 수 있죠. 살아남은 토끼들은 절대로 덫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덫에 걸려 죽은 친구들에 대해 말하는 법이 없어요. 그들은 덫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는 듯이 죽은 동료들이 아예 살았던 적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히 행동하기로 무언의 약속을 한 셈이죠."

"뉴요커들이 마치 그 토끼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여기 사는 건 문화든 일자리든 간에 이 도시가 주는 뭔가가 필요해서죠. 그리고 이 도시가 우리 친구나 이웃들을 죽일 때 우리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보죠. 그런 기사를 읽으면 하루나 이틀쯤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곧 잊어버리는 거예요. 잊어버리지 않으면 그 일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으려면 이 도시를 떠나야 하는데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우린 마치 그 토끼들 같아요. 그렇죠?"
로렌스 블록의 소설 『800만 가지 죽는 방법』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은 물론 제목이 언급된 매튜 스커더의 나레이션 부분도 있었지만, 앨리스 심킨의 저 진술 부분이었습니다. "다음은 우리다"가 떠올려져서 그랬는지, 아니면 하드보일드를 더 이상 비장미가 아닌 현실로 읽어야 하는 순간이 울적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2008/10/28 01:02 2008/10/2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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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10/2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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