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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 total 103 posts
2007/03/11 훌라걸스 (10)
2007/02/27 Martin Scorsese Wins Best Director Oscar! (10)
2007/02/11 노리코의 식탁 紀子の食卓 (2005) (6)
2007/01/07 허니와 클로버 Honey & Clover (2006) (16)
2007/01/07 오래된 정원 (8)

| 훌라걸스  [감상/영화/외...]

값싼 감동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었는지 몰라요. 그럴듯하게 직조된 미끈한 잠언과 아포리즘으로 채워진 세상 속에서 개인에게로 모든 짐을 떠넘기는 듯한 좋은 생각과 인간극장 류의 희망가들을 보면서 늘 감성과 이성의 줄다리기를 하지요. 그래서였을까요. 빌리 엘리어트와 꽃피는 봄이 오면의 트루기를 떠올리며, 짐짓 젠체하면서 애써 유사품 취급을 하려 했는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키미코의 훌라 댄스를 지켜보고, 난로를 모아보자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는 키미코의 어머니의 모습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울림이 다가오더군요. 그래요. 멀리는 비트 마지막 권 언저리에 민과 손을 맞잡는 담뱃가게 아줌마?와 가깝게는 무방비 상태에서 발견한 어물전 서랍 속 감사용의 출전경기 입장권까지. 이런 것들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걸요. 그게 모두가 가진 감정의 역린 중에 하나일듯싶어요. 당신의 인정 앞에 그간의 굴곡이 모두 녹아내리는 순간이요. 그 가시덤불의 동행을 깨닫는 순간이요.

짧은 갈등이 쉽사리 도식적으로 해결돼가는 영화 속에서도 그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아오이 유우의 훌라 댄스와 함께 말이지요 :)

- Tungsten C
2007/03/11 23:25 2007/03/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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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3/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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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tin Scorsese Wins Best Director Oscar!  [감상/영화/외...]

Director Martin Scorsese accepts the Oscar for best director for his work on 'The Departed' at the 79th Academy Awards Sunday, Feb. 25, 2007, in Los Angeles. (AP / Mark J. Terrill)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좋은 친구들, 에비에이터, 디파티드까지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 추억 속에서, 그리고 시네마테크의 한 귀퉁이에서 조용히 빛을 발하던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토크쇼에서 자신의 영화 세부내용 하나하나를 예의 쉴새없는 목소리로 쏟아내던 고집센 명장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의 페르소나, 로버트 드 니로의 철저한 고독과 운명의 굴레속으로 침전하던 모습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12년, 15년 후에도" 계속해서 기억을 상기시키는 감독으로 남길 기원합니다 :)

Acceptance Speech..

2007/02/27 00:38 2007/02/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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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2/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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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리코의 식탁 紀子の食卓 (2005)  [감상/영화/외...]

2007.02.01 개봉 | 15세 이상 | 158분 | 드라마,공포 | 일본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 ToJapan

紀子の食卓

평화롭고 한적한, 미담 기사만이 지역신문 톱기사를 장식하는 시골 마을 토요카와에 한 가족이 있습니다. "남자 문제"로 딸 노리코가 도쿄가 아닌 가까운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는 신문사 "편집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테츠조, 엄마 타에코,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가길 원하는 노리코, 언니를 쫓는 노리코의 동생 유카로 이뤄진 시마바라네 가족입니다. 2001년 겨울 고민상담 사이트(정도로 위장한?) 폐허닷컴에서 만난 닉네임 우에노역54를 실제로 만나고자 아니 앞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원하던 미츠코로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가출한 노리코는 도쿄와 긴자 거리를 헤매고 이윽고 우에노역54 "쿠미코"를 우에노역 54번 코인로커 앞에서 목도합니다.

말 그대로 "코인로커 베이비"였던 쿠미코를 만나 그녀가 꾸려가는 "정해진 시간 동안 가족 역할을 대신해주는" 가족대행업, 렌탈가족 사업체에 합류합니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미칸さん을 "코스프레"한 모습으로 다시 조우했듯이 일상 속의 롤플레잉으로, 모두가 원하는 일일연속극의 가족처럼 "고객"들에게 가족 "연기"를 제공하며 쿠미코와 함께합니다. 자신이 언니를 따라 가출한 후에 아버지 테츠조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며 적어가고, 언니의 행동을 따라가는 유카는 폐허닷컴으로 그리고 렌탈가족 사업체 코퍼레이션IC 로 향하고 이제는 "언니 노리코"가 아닌 미츠코와 만납니다.

신주쿠 역에서는 54명의 여고생이 플래시몹? 집단자살을 벌이고 그 배후에 자살클럽-자살서클-폐허닷컴이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 테츠조는 그들의 배후를 쫓고 결국은 그들과 재회합니다. 진짜와 같은 가짜 예전집에서, 언니 미츠코와 동생 요코로 연기하는 언니 노리코와 동생 유카를, 그의 아내를 연기하는 쿠미코와 만납니다. 그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노리코의 식탁에서 나베 요리를 모두 먹고 나면 그들은 어떻게 될는지요?

노리코의 식탁은 끊임없이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과 무슨 관계입니까, 당신은 당신과 관계하고 있습니까?" 사회적 관계의 망상 조직 안에 끊임없이 묶여 그 안에서 상처받고, 외면당하고, 고통받는 것보다 대안의 가족을 연기하며, 각자 사자와 토끼처럼 역할대로 살면 될 뿐이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폐허닷컴과 쿠미코에게 영화는 그에 대한 반문을 준비합니다. 모두가 편한 사자를 연기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단지 시간을 연장해서 거짓된 관계와 역할극을 하는 것이 아닌 예전 그대로의 자리로 돌아가자고. 모두가 자살극의 배후로 지목하는 자살클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맡은 역할대로 행동하는 와중에 벌어진 현실이고, 자살서클만으로 사회에 면죄부는 부여되지 않는다고, 이 사회 자체가 바로 거대한 자살 클럽이라고 나직이, 그러나 뼈저리게 속삭입니다.

그래요. 요코 아니 유카가 노리코의 코트를 입고 새벽녘 문을 나서며 또 다른 시작을, 일출을 바라보며, 과거와 이어진 연을 끊듯이 뜯어진 코트 손목의 실밥을 끊어낼 때처럼, 더 이상 요코도 유카도 아닌 이름 없는, 아니 새 이름의 그 누구가 될 것이라고 말할 때처럼, 관계를 부정하고 새로이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아니면 노리코의 긴 여정 끝의 마지막 나레이션처럼 다시 노리코로 돌아갈 수도 있을 테고요. 허나 공허한 역할극의 찰나의 위로는 연장 요금을 아무리 지불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해갈되지 못할 "사막과도 같은 고독"의 일시적인 청량제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 허위에 세계에 대한 극단의 극단을 짐짓 진지한 태도로 진열, 전시, 연기, 연출해내는 노리코의 식탁의 메시지와 질문도 거기에 있진 않을까 합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과 (그리고 당신이 맺는 관계들과, 진실로써) 관계하고 있는 지를요.

그에 대한 대답은 저로서도 lunamoth 로서도? 명확히 준비되어 있진 않지만 언젠가 말했던 그 대화방에서도 그리고 폐허닷컴에서도 그 관계는 난망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감독의 말처럼.
2007/02/11 02:21 2007/02/1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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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2/1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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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와 클로버 Honey & Clover (2006)  [감상/영화/외...]

2007.01.11 개봉 | 연소자 관람가 | 116분 | 로맨스,드라마 | 일본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 ToJapan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이 작품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은 다분히 Catch.님의 블로그와 자연스러운 자막 때문이리라. 그저 팬시한 순정만화로 가볍게 보기 시작한 것이 회를 거듭할 수로 밀려드는 무게감에 자연스레 몰입하게 되었고, 애니에서 만화로 그리고 오늘 영화로 발길을 이끌게 되었다. 그리하여 주홍글씨를 소설과 떨어트려두고 보지 못했던 것처럼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것은 나로서는 당연한 귀착.

무대인사에서 아오이 유우가 말했던 하구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 낼 것인가 하는 부담감처럼 실사화의 소위 "싱크로율" 이 하나의 관건이었고, 조금씩 차오르는 심리의 덧칠들을 어떻게, 얼마나 압축해서 그려낼 것인지가 또 하나의 포인트이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면이 없지는 않지만, 조용한 천재소녀 하구미, 순진무구한 다케모토, 엉뚱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방랑자 모리타 선배, 동병상련의 스토커들 마야마와 아유미, 그늘이 배어나오는 리카와 정신적 지주 하나모토 교수까지 만화와 애니 속 인물 그대로 담아낸다. (물론 칠실삼허 정도의 각색이 들어갔지만)

"팬심"을 발휘할 수 있다면 만화/애니의 종지부를 잇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로 다가올 테고. 진득하게 가슴을 울리는 마야마와 아유미의 전/후반 씬들로도 작품 그대로의 감성이 전해져온다. 둘의 비중이 다소 적은 것이 아쉬울 뿐. 냥자부로 의상을 다케모토의 알바거리로, 마리오/루이지 형제를 미술계 인사로 설정한 것도 동인들을 위한 이스터에그로 충분해 보인다.

결국, 그들은 바다로 갔고, "청춘 최고!" 를 외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쉼 없이 엇갈리는 관계와 슬럼프를 벗어던지고 그렇게 잠시나마 꿈꿔왔던 스냅 사진으로 청춘만화의 한장을 담아낸다. 언젠가 잠시 시선를 멈추게 했던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는 맥퓨처님의 포럼 시그너쳐 처럼. 청춘 속에서 버둥거리는 그들은 그렇게 꿈을 그리며 영원히 생동하고 있을 것만 같다.

- Tungsten C

p.s. 참 qwer999님을 위해 2년여 만에 다시 본 아오이 유우 사진 찍어왔습니다 :p

more..

2007/01/07 20:45 2007/01/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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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1/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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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정원  [감상/영화/외...]

당신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겠지요. 우리가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티어왔던 가치들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아직도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고 있어요.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또 한번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 외롭고 캄캄한 벽 속에서 무엇을 찾았나요. 혹시 바위틈 사이로 뚫린 길을 걸어들어가 갑자기 환하고 찬란한 햇빛 가운데 색색가지의 꽃이 만발한 세상을 본 건 아닌가요. 당신은 우리의 오래된 정원을 찾았나요?

문득 그 생각이 나네요. 군무와는 거리가 먼 이 책이 놓여있던 그 높고도 딱딱했던 책상과 텁텁했던 나날을 무기의 그늘 속에 대입해가며 나름 대리만족을 하던 그때가 말이지요. 여느 날처럼 책을 만난 영화를 보고 싶을 따름이었지요. 불의의 시대상, 서정적 풍광과 미문의 영상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실시간 단평은 그런 소망을 일찌감치 갈뫼 산골 저 멀리 떨어지게끔 하더군요. 저 많은 별 앞에서 이제는 창피해 할 이도, 일도, 이유도 없어진 것 같아요. 말줄임표 대신에 이런 투정을 부리는 것도 그런 현실의 무서움 때문일 테고요. 문학을 살아낸 이를 향한 맞인사 이전에 찾아야 할 염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2007/01/07 02:35 2007/01/0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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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1/0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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