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u n a m o t h  4 t h   |  COVER  |  TAG CLOUD  |  GUEST  |  RSS 


| Movie : total 103 posts
2007/04/27 지난 세기 
2007/04/08 우아한 세계 (2007) (4)
2007/04/01 The Number 23 (8)
2007/03/24 수 壽 (2007) (12)
2007/03/23 Hello, Dolly! (10)

| 지난 세기  [나의 서재]

막말기관설 이로하니호헤토 (幕末機関説 いろはにほへと)》 와 《은혼 (銀魂)》 에 등장하는 신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土方歳三) 의 극화 캐릭터를 보고 있노라며, 복권과 미화를 뛰어넘는 팩션의 극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역사에 대해 갖고 있는 유일한 의무는 그것을 다시 쓰는 것이다"라는 경구를 향한 냉소에 어울릴만한 사례입니다. 어쨌든 막말기관설에서는 히지카타의 사진 촬영까지 - 포레스트 검프 식으로 - 유려하게 처리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아니메의 공신은 비장미 넘치는 후카사와 히데유키의 음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굿 셰퍼드 (The Good Shepherd)》 의 신실한 목자, 에드워드 윌슨의 모습은 그럴듯했습니다. 가족 대신 애국심을, 애국심 대신 신념을 쫓으며 일생을 보낸 고독한 남자의 초상이 절제된 화면 속을 채웁니다. 랭글리의 기원 연구는 물론 그 부록이겠고요. 에드워드 주니어의 염탐을 목도한 윌슨의 모습이나《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의 드니로와 데이빗 베일리의 대면이나 모두 하나로 보였습니다. "오늘의 친구가 미래의 비탄"으로 다가오는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김원일 장편 소설 『전갈』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질곡의 현대사란 낡은 수식의 다이제스트를 뛰어넘어 지난 백여 년의 역사 속에서 생략되어온 열외자, 일탈자의 근저를 세심히 추적합니다. 조부, 항일전선 독립군 전사 강치무와 아비, 울산공단 건설 노동자 강천동의 일대기를 추적하는 손자, 강재필 3대에 이어진 피의 그림자가 그곳에 자리합니다. 731부대에서 바다이야기까지 현재와 맞닿아 바라보는 과거의 모습에서, 소설 속에서도 언급한 소위 "하류 인생" 속에 묻힌 절절한 생의 기억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세기를 천천히 갈무리해보실 분이라면,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2007/04/27 00:37 2007/04/27 00:37



tags: ,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7/04/27 00:37
(0) comments

| 우아한 세계 (2007)  [감상/영화/외...]

2007.04.05 개봉 | 15세 이상 | 112분 | 느와르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세계가 있습니다. 이내 상상을 벗어나는 아파트 앞으로 펼쳐지는 바다 내음과 롯데리아 옆 공항 플랫폼처럼, 평소에는 느낄 수조차 없는 생활의 간극들. 누가 보지 않는다면 내팽개치고 싶다는 다케시의 경구로도 쉬이 설명되지 않을, 언젠가부터 멀어지기 시작한 우리네 당신의 초상을 제목 그대로, 칸노 요코의 유쾌한 음악과 더불어 절절한 반어법으로 진단하기 시작합니다.

우울증을 닥터 멜피에게 토로하는 토니 소프라노의 무언가 사치 어린 그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만성피로로 무장한 청과상의 강인구 씨의 일일을 따라가다 보면, 생활 느와르란 타이틀에서 찍힐 방점은 오래전에 후자가 아닌 전자의 범주임을 명료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곳에는 기러기 아빠와 전원주택의 시대상을 넘어서는 보편적 상투어들이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그래요. 조이스의 말처럼 시가 아니라 뮤직홀이야말로 삶의 비평일 것입니다.

희순이 바라보는 지갑 속 빛바랜 가족사진이 우리를 애상에 젖게 하듯이 오래전에 지나왔음에도 이제는 다다를 수 없는 지점에서 생활로 점철된 당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합니다. 또한, 그 지점에서 바라보는 우아한 세계란 CCTV 속 난투극과 비디오 속 유학 생활상처럼 이미 한 단계 너머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어리석은 표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 Tungsten C
2007/04/08 22:12 2007/04/08 22:12



tags: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7/04/08 22:12
(4) comments

| The Number 23  [감상/영화/외...]

The Number 23

디오탈레비가 종횡하는 음모 이론으로 가득 찬 심리 스릴러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막 추적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영화는 성급히 결론부터 짓고 해설판으로 넘어가는 듯싶습니다. 핑거링과 파브리지아의 1인 2역에서 엿볼 수 있듯이 별 노림수 없이 체호프의 총을 따라 예상 그대로의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과거를 지우고, 또 새겨가는 남자나 불면증에 시달리던 노동자, 회사원과 다를 것 없는 귀결일지도 모르겠고요. 그래도 선택적 사고의 틈새에서 이리저리 끼어맞춰가는 숫자들과 짐 캐리의 몰입만은 영화를 그저 넘길 수 없게 만듭니다. 제가 선호하는 동물 탐정의 모습은 23 쪽이기도 하겠거니와...

- Tungsten C
2007/04/01 19:59 2007/04/01 19:59



tags: , , , ,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7/04/01 19:59
(8) comments

| 수 壽 (2007)  [감상/영화/외...]

2007.03.22 개봉 | 18세 이상 | 122분 | 드라마,액션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수 壽 (2007)

이 피투성이 난장의 밑바닥 뒹굴기에 동참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의문입니다. 엄숙하리만치 몰아세우는 극도의 진지함이 어찌 한낱 실소로 치환되는지도 말이지요. 그래요. 더 이상 하드보일드의 외피조차 거부하려는 이들을 돌려세우려 하지 맙시다. 설명되지 않는, 혹은 감화되기 어려운 부활의 플롯에 대해서는 파불라로써 감안을 하고, 피와 뼈가 일그러져가는 고된 속죄의 서사를 절절히 지켜보면 될 뿐입니다.

구양원의 세상은 대-한민국의 열광에 함몰된 2006년의 오늘이 아니고 삼경물산의 그물 속에 포섭된 날 선 별세상입니다. 운명적이고 비장하게 다가오는 살부의 그늘 아래, 더러운 피를 빼내야만 비로소 천국의 문이 기다리는, 그리고 사시미를 잡은 아이들이 터널의 끝에서 암흑으로 돌변케 하는 예도 지금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부산도 아닌 공간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로 말미암아 찾을 막다른 길로, 끝까지 그리고 처절하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내야 합니다. 그게 또한 태진과 수의 지난 33년을 우리가 채워넣을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 Tungsten C
2007/03/24 22:59 2007/03/24 22:59



tags: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7/03/24 22:59
(12) comments

| Hello, Dolly!  [감상/음악]


며칠내내 도저히 머릿속에서 비워낼 수 없는 선율이 있어요. 끊임없이 머릿속을 공전하면서 채근을 하는듯한. 그리고 다소간의 금단증세를 동반하는. 최근에 제게 있어 그런 곡이 바로 루이 암스트롱도, 바비 다린도 아닌 주이 드샤넬이 부르는 Hello, Dolly! 예요.

줄리아 스타일즈 감독, 주이 드샤넬 주연의, 엘르기사를 소재로 한 영화 Raving 의 저 예고편에서 들었더랬지요. 짧은 미리 듣기지만 한없이 가벼워지는 듯하면서도, 잠시나마 부유할 수 있는 들뜬 즐거움이 느껴지지요. 계란 프라이와 재즈와는 거리가 먼 루틴이지만, 가끔 새로운 옷을 저 자신에게 선물하고픈 때가 있는 걸요. 그렇지 않나요?
2007/03/23 02:43 2007/03/23 02:43



tags: ,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7/03/23 02:43
(10) comments

lunamoth
Textcube

Profile
Contact



Suede
brett anderson

lunamoth on Twitter
Miranda NG

Follow @lunamoth
http://feeds.feedburner.com/Lunamoth
follow us in fee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