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경위님은 살인 사건 전문 수사관입니까, 아니면 정치 사건 전문입니까." 벨보가 물었다.
"좋은 질문입니다. 어젯밤에는 살인 사건 전문인 내 동료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르덴티의 기록에서 여죄가 자꾸 나오니까 내 동료는 이 사건을 내게 떠넘긴 겁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정치 담당입니다. 그러나 제가 정치 담당으로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생은 간단하지 않더군요. 탐정 소설이 아니라서요."
"그건 나도 압니다." 벨보가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대답했다.
“Excuse me,” Belbo asked, “but just out of curiosity, are you homicide or political?’’
“Good question. My opposite number from homicide was here last night. After they found a bit more on Ardenti in the records, he turned the case over to me. Yes, I’m from political. But I’m really not sure I’m the right man. Life isn’t simple, the way it is in detective stories.”
“I guess not,” Belbo said, shaking his hand.
이 장면도 『푸코의 진자』 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까소봉, 벨보, 디오탈레비도 매력적이지만, 데 안젤리스 경위도 왠지 모르게 끌리더군요. 무언가 소시민의 마치 《스파이 게임》 에서 한번 좌절하고 이제는 닳고 닳은 생활인이 된 톰 비숍 요원이나, 《한자와 나오키》 에서 약하게 그려지는 콘도 같은 모습이랄까요? 가끔은 시작과 끝이 분명한, 모든 게 적절한 설명으로 이뤄진, 동기와 원인과 현상과 결말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추리소설 속 세계 같은 안전한? 세상을 꿈꾸지만, 이미 그런 세계가 아님을 깨달은, 그런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