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u n a m o t h  4 t h   |  COVER  |  TAG CLOUD  |  GUEST  |  RSS 


| Book : total 28 posts
2006/09/13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38)
2006/08/22 빛의 제국 | 김영하 (8)
2006/08/02 뉴욕 3부작 (4)
2006/07/25 Ghosting (8)
2006/07/16 Streichholzbriefe (6)

|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길 위의 이야기]

언젠가 "사실 DMB 보다 남의 책 흘겨보기가 재밌을 것 같다"고 얘기하기도 했었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게 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 던전 속을 헤매다 펴든 책이 위악적이고 자멸적인 척 팔라닉의 소설이라면 어떨까? (사실 19세 미만 구독 불가 빨간 딱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인비저블 몬스터』를 요 며칠간 시도해본 상태였다) 일단『자살의 연구』와『강간의 역사』는 제외 되겠고,『죄와 벌』,『체게바라 평전』,『우리 시대의 아나키즘』은 지난 7월 10일을 기점으로는 부담스러운 책이 될 터이다.

적당한 것은 아무래도 환승 구간에도 맥이 끊어지질 않을 단편집 정도가 되겠는데, 여기서 다시 판형으로 들어가서 B6, 신국판 등도 고려사항 중에 하나가 될테고... 하긴 이런저런 생각 끝에 적당한 책을 골라도 어느샌가 가볍게 볼 수 있는 필름2.0 쪽으로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래도 다시 전작주의자로 회귀를 해봐야 할 참인가 보다.

덧. MP3/PDA/PMP/DMB/PSP/NDS/GBA 등등의 얘기는 빠트렸는데 댓글로 채워주시길... ;)
2006/09/13 00:18 2006/09/13 00:18



tags: ,

Posted by lunamoth on 2006/09/13 00:18
(38) comments

| 빛의 제국 | 김영하  [나의 서재]

Empire of Light (L’Empire des lumières), 1953–54. René Magritte.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그는 운명을 잊고 있었지만 운명은 그를 잊지 않고 있었다."

2006.08.21 PM 9:36 해산물과는 일면식도 없이 바다이야기가 끝나고 얼마후 참여정부 들어 첫 "직파 간첩"의 검거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열하루를 끌어왔던『빛의 제국』의 여남은 페이지를 마저 읽었다. 현실 속 노동당 35호실 공작원 정아무개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었고, 소설 속 130연락소 출신 김기영은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 작가의 말조차 없이 24 를 연상케 하는 디지털 시계로 된 목차 속에는 단 하루가 주어진 남자의 일상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아니 한 남자의 예전과 다른 일상이, 일생과 함께, 그 주변의 모든 이들의 점묘화와 함께 그려지고 있었다.

평범한 영화수입업자 기영, 수입차 딜러 마리, 바둑 소녀 현미와 친구 아영, 대동 TNC 소속 박철수, 포르노 중독 영화사 직원 위성곤, 국어 교사 소지현, 철이와 늘 함께 사는 진국, 이상혁 라인의 130연락소 동기 정훈, 마리의 정부 법대생 성욱, 별도의 라인이었던 이필 동무, 두더지 (mole) 북극성, 오타쿠 태수, 쓰리썸의 일원 판다, 회색조끼 정팀장이 씨실과 날실로 엮여져 잠복하고 미행하며, 첩보하고 회유한다.

전체적인 줄거리와 세세한 감상을 제대로 쓴다는 것은 바다이야기에서 고래 세 마리가 나올 확률 정도로 무리일 테고, 거기다 나름대로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내게, 김영하의 고언이 다가와 발목을 잡았다.

"이 소설은 엄밀한 의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없다. 아니 있지만 계속해서 그것을 지워나간다. 마치 에셔의 판화 같은 구석이 있다.『검은 꽃』을 쓸 당시 나는 이런 고민을 했었다, 과연 인간들이 먼 곳에서 허망하게 사라진다는 것, 그래서 완전히 잊혀진다는 것, 그 허무함을 지문이나 대사로서가 아닌, 형식으로 보여줄 수는 없을까?『검은 꽃』은 1부가 2부보다, 2부가 3부보다 짧다. 특히 3부는 극단적으로 짧다. 그런 기우뚱함, 불균형, 뭔가 더 얘기되어야 할 것들이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은 어떤 면에서 그런 고민의 산물이었다.『빛의 제국』역시 주인공의 의도와 의지, 그의 소통은 보이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차원, 즉 주인공이 의식할 수 없는, 그에게는 4차원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주인공의 외부에 위치한 소설의 구성과 형식을 통해 서서히 허물어져 나간다. 소설적 현대성에 대한 이런 지향이 제대로 실현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소설을 읽음에 있어 <이야기>에만 집중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바람이다. 물론 이 소설은 <잘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 김영하「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작가세계 2006년 가을호


독자의 알권리와 카프카, 그리고 B급 영화 by 김영하
2006/08/22 22:12 2006/08/22 22:12



tags: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6/08/22 22:12
(8) comments

| 뉴욕 3부작  [길 위의 이야기]

Ghosting 을 쓰다『뉴욕 3부작』얘기가 나와서, 책을 찾아봤다. 맨 뒷장을 보니 2003. 6. 11. 이란 날짜와 서명, 그 위에 공○○ 병장에게 감사 드림 2003. 6. 4. 이라고 쓰여있었다. 그 글귀를 보는 순간 시간은 어느새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다.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를 쓸어내리며 그 오래된 상자를 열어볼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어딘가에 박제된 우중충한 상념의 궤를. 기쁜 우리 아니 슬픈 나의 젊은 날.

2003. 6. 5. 공병장과 바로 갈까 하다가 부탁해서 서점을 들렀다 가기로 했다. 가다가 스쿨서점인가에 들렀다. 반다인의 추리소설을 생각했었는데 물어보니 없다고 했다. 서점은 중간 정도의 크기였다 ○○서점보다 작은. 여튼, 그래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열린책들의 책 중에서 폴 오스터의『뉴욕 3부작』을 골랐다. 2003. 6. 7. 흥미로웠다. 도입부도 그렇고 추리소설가와 추리소설 속 주인공 탐정 그리고 작중화자 관계설정도 재밌다. 2003. 6. 11. 첫 번째 단편「유리의 도시」를 끝냈다. 기대하지 않았던 허무한 결말이라 아쉽긴 했다. 파멸로 치닫게 되는 대니얼 퀸. 그가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한다. 자신이 지어낸 추리소설의 주인공 역을 유희로서 즐긴 것인가 또 다른 도피처로 삼은 것인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2003. 6. 12.「유령들」을 끝냈고,「잠겨 있는 방」을 끝냈다. 순환고리 형식을 띄고 있다. 사건들은 그 어떤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다만 추적자의 심리, 그의 파멸 혹은 변화를 그리는데 주력한다.

청소년 대표팀은 아르헨에 0대 2으로 패배했고, K5 를 수입했고, 빨래 건조장 작업이 있었고, 전투지휘검열이 지나갔다고 한다. 개콘에서는 도레미 트리오가 인기몰이 중이었고, Razor 1911 이 구속 됐으며, 안정환이 벤치만 지킨 국대의 아르헨 경기는 0대 1로 패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11일의 일기 마지막 귀퉁이엔 어디선가 베껴왔을 문장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어디서 따왔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삶은 우리가 손 쓸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

며칠 전 문득, 나의 극존칭체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생각해보니 그 시절 입버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 지난했던 759일은 상자 속이 아닌 내 안에 여전히 머물고 있었다.
2006/08/02 01:31 2006/08/02 01:31



tags: ,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6/08/02 01:31
(4) comments

| Ghosting  [마우스 포테이토]

고스팅이란 시만텍사의 하드디스크 백업 유틸리티 고스트로 하드를 백업중이라는 뜻이다.라고 한다면 거짓말이고, 신분 도용의 일종으로 부고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자의 신원을 도용, 가장해 그 인물로 행세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말타의 매』"허공에 그려진 G" 의 첫머리에서 샘 스페이드가 얘기하는 "Flitcraft" 에피소드를 찾아보다 발견한 단어이다. “He went like that,” Spade said, “like a fist when you open your hand.”, 거기서 "인생의 부조리" 와 "인간 존재의 불안한 상황"이 하드보일드 속으로 배어나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히 기억나는 건 폴 오스터의『뉴욕 3부작』팬쇼의 편지 부분에서 Flitcraft 를 떠올렸다는 것 정도. 찾아보니『신탁의 밤』에서 제대로 인용한다고 하는데 언제쯤 읽어볼런지는 기약이 없다. 책을 넘기며, 또 검색을 해보니 그 둘의 동기는 10층에서 떨어진 쇠들보와 11층에서 떨어진 가고일, 하긴 이 정도 전환점이라면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Ghosting (identity theft)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Dashiell Hammett's novel The Maltese Falcon (1930) recounts the story — apparently based on a true case — of a businessman named Flitcraft who spontaneously abandons his career and his marriage, abruptly moving to another city and inventing another identity. If this incident did indeed occur in the 1920s or earlier, Flitcraft would have encountered little difficulty in establishing a new life without formal documents such as a birth certificate and Social Security number. If this had occurred ten years later, Flitcraft would have needed a ghost identity to begin his new life.

2006-07-26 오전 12:36
http://en.wikipedia.org/wiki/Ghosting (via unfusion)
2006/07/25 01:09 2006/07/25 01:09



tags: , , , , , , , ,

Posted by lunamoth on 2006/07/25 01:09
(8) comments

| Streichholzbriefe  [나의 서재]

영어로 Match letters, 독일어미네르바 성냥갑이라 보면 되겠더군. "컬럼의 제목은 미네르바라는 상표의, 성냥이 담긴 두꺼운 종이로 된 조그마한 갑에서 따온 것이다. 그 성냥의 <표지> 뒷면에다 종종 주소라든지 지출 목록을 기록해 두거나, 또는 내가 종종 그러하듯이 기차 안이나 바에서, 식당에서, 신문을 읽거나 가게의 진열장을 바라보면서, 책장의 서가들을 뒤지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속기로 메모해 두곤 한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얘기 했듯이... Die Schrecken des Jahrhunderts 에서 Wie man mit einem Lachs verreist 로 제목이 바뀐 과정은 여전히 궁금하긴 하지만... 여튼 진군, 책 감사히 잘 받았다네 :)
2006/07/16 22:54 2006/07/16 22:54



tags: , , ,

Posted by lunamoth on 2006/07/16 22:54
(6) comments

lunamoth
Textcube

Profile
Contact



Suede
brett anderson

lunamoth on Twitter
Miranda NG

Follow @lunamoth
http://feeds.feedburner.com/Lunamoth
follow us in fee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