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u n a m o t h  4 t h   |  COVER  |  TAG CLOUD  |  GUEST  |  RSS 


| 아시나요 : total 11 posts
2006/08/26 함박스테이크 (6)
2006/05/31 모리나가 (4)
2006/03/19 찰떡아이스 (20)
2006/01/22 키위맛 요플레 (8)
2005/12/26 피자호빵 (12)

| 함박스테이크  [길 위의 이야기]

그는 함박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햄버거 스테이크가 아닌 "함박" 스테이크 임을 강조했다. 순간 포크커틀릿이 돈까스로 전이되는 과정이 머릿속에서 떠올려지면서 함박 아니 소박한 웃음을 지었다. 3분 즉석요리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그렇게 냉소적일 필요는 없다며, 귀여운 게 장난감 음식 같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기내식과 3분 요리 그 어느 언저리에 있을 함박스테이크를 바라보면서, 느닷없이 "옛날" 돈까스를 먹으러 가자던 그와 "신세대 장병 입맛에 맞는" 일주일에 두 번씩 나오던 돈까스를 원 없이 먹었다는 그가 겹쳐 보였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조악한 음식을 B급 영화를 보듯이 즐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취향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리 흉내 낸다 하더라도 별수없는 모사의 한계를 말하고 싶은 것일까? 누군가를 따라다니며, 그 비슷한 이름이라도 얻길 바랬던 것일까를 고심하고 있을 때 그가 말했다. 여기 단무지 좀 더 주세요.
2006/08/26 23:46 2006/08/26 23:46



tags: ,

Posted by lunamoth on 2006/08/26 23:46
(0) trackbacks | (6) comments

| 모리나가  [길 위의 이야기]

그의 손은 이제 막 식기세척기에서 꺼내든 그릇처럼 따뜻했다. 아니 뜨거웠다. 그리고 여전히 가쁜 숨을 내쉬며, 어리마리하게 졸고 있었다. 영원히 얘기하지 못할 꿈이라도 꾸고 있었으리라. 가마우지와 노인 마냥, 나는 그의 목을 죄어왔고 이제 술을 따라줄 참이었다. 한기가 들었는지 미동조차 하지 않던 손이 떨려왔다. 순간 주머니에서 삐져나온 은박지가 음영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곱게 쌓인 초콜릿, 딱 반절 6칸을 남긴, 온기로 데워져 금방이라도 녹아 사그라들것 같은 초콜릿을 바라보며 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소복하게 밀려드는 어둠을 뒤로한 채 조심스레 그가 갈무리한 갈색 내음을 맡았다. 목이 메어왔고, 눈앞이 흐려졌고, 가마우지가 잡아준 물고기가 조금씩 짓눌려가기 시작했다. 32.5그램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즈음, 기억 저편에서 하얗게 지샌 목소리가 들려왔다. M자 모양의 천사라니 웃기지 않아? 그래 난 이 표정이 무서운걸.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2006/05/31 02:28 2006/05/31 02:28



tags:

Posted by lunamoth on 2006/05/31 02:28
(0) trackbacks | (4) comments

| 찰떡아이스  [길 위의 이야기]

그가 선곡집을 보지도 않고 1915 를 입력하는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텅빈 거리에서"를 필두로 이어지는 015B 메들리의 시작이었다. 내가 실수로 "수필과 자동차"를 불러온 것이 화근이기도 했지만. 뭐 어쩌라 한일전이 끝나면 9시 정각부터 40여분간 스포츠 뉴스를 봐야되는 것처럼 하릴없는 일인것을...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그녀는 이제 사랑스런 세 살 난 딸의 어머니죠 그녀는 지금 행복해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우에하라의 주무기는 긴 손가락을 이용해 던지는 포크볼" 이고, 그의 주무기는 "동부 이촌동 새벽1시40분"까지 이어지는 청승이었다. 너 기억하냐? 예전에는 3개가 들었었는데 흰색, 분홍색, 녹색 이렇게... 그래 그때가 맛있었지...
2006/03/19 04:20 2006/03/19 04:20



tags:

Posted by lunamoth on 2006/03/19 04:20
(0) trackbacks | (20) comments

| 키위맛 요플레  [길 위의 이야기]

그는 자신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소 적적해진 마트 사이로 빈 쇼핑카트가 휘적휘적 나아가고 있었다. 담배 대신 이온음료와 요플레에 중독됐다고 내심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굳이 5개 품목 이하 계산대를 찾아 단출하게 계산을 마친 그의 손에는 키위맛 요플레 4개가 들려있을 뿐이었고. 키위맛도 있었네? 아 요즘에 새로 나왔더라고. 시큼하고, 깔끔하니 마일드 플레인 보다 씹히는 맛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복숭아보다는 심심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파인애플 같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고 소믈리에 마냥 덧붙였다. 괴괴한 새벽 1시, 기울어진 무빙워크를 취한 듯 휘청거리며 걸어 올라가고 있는 그를 보며 확신할 수 있었다. 올해도 그는 내려가지 않으리라. 잠깐만 기다려, 빠진게 있는것 같아. 지하2층 식품 매장은 원활한 교통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딸기맛 요플레를 건네며 "빙그레" 웃어 보았다. 그의 입가에선 언제 피운 지 모를 담배연기가 머금어 나왔지만 지금은 그냥 서로 웃기로 했다.
2006/01/22 03:48 2006/01/22 03:48



tags:

Posted by lunamoth on 2006/01/22 03:48
(0) trackbacks | (8) comments

| 피자호빵  [길 위의 이야기]

그는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를 데운 피자호빵 3개를 정확히 3분 30초 만에 해치워버렸다. 마치 어느 영화에서 크림케이크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던 한 아이처럼,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아 정말 오랜만인걸! 피자맛 그대로였어. 그리곤 포만감에 젖어 포장지에 쓰인 문구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전자렌지도 OK! 나도 OK! 라고 말하듯이. 다시 모든 것이 제자리다. 겨울 그리고 호빵. "인생 게임 중반에 태풍에 날려 스타트로 되돌아간 느낌". 여전히 그의 손에는 특수무전기와 우대권이 쥐어져 있고 나는 무인도에 갇혀 더블을 노릴 뿐이다. 그런데 왜 피자호빵은 빵이 주황색이지? 글쎄 피자소스로 점점 물이 들어간 게 아닐까?
2005/12/26 06:40 2005/12/26 06:40



tags:

Posted by lunamoth on 2005/12/26 06:40
(0) trackbacks | (12) comments

lunamoth
Textcube

Profile
Contact
+ Archives
+ Calendar
+ Categories
+ Recent Posts
+ Recent Comments
+ Recent Trackbacks
+ Blogroll
+ Twitter



Suede
brett anderson

lunamoth on Twitter
Miranda NG

Follow @lunamoth
http://feeds.feedburner.com/Lunamoth
follow us in fee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