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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텁텁 : total 13 posts
2007/01/31 티스토리 (14)
2007/01/07 오래된 정원 (8)
2006/12/17 솔로는 즐거워 (12)
2006/01/27 홀리데이 그리고 야수 (8)
2005/06/17 커피 그리고 존 폰 테츠너 (3)
2005/05/12 그 오후녘의 햇살앞에 (5)
2005/01/29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2003) (14)
2005/01/17 눈물 내리는 날 (9)
2005/01/11 미치고 싶을때 Gegen die Wand (2004) (7)
2005/01/04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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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3 lunamoth  예 필름포럼 단관 개봉이지요. (2005) 이라는 꼬리도 그렇고 뭔가 텁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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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스토리  [블로그 이야기]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여러모로 고민해봤지만, 여전히 토요일이 되면 필름2.0 부터 사들고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 주 화요일 퇴근길쯤 되면 마지막 편집장의 말 어름에서 아슬아슬하게 끝을 보게 된다. 대개가 그렇다. 나도 모르는 새 은근히 끼어들어 이어져 오는 담배 이야기처럼. 결코 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리고 버리긴 아쉬운 그 어떤 것들처럼. 이제 단순히 관객으로서 이런저런 리뷰들을 읽고 있다 보면 일상의 텁텁함을 잠시 덮어둔 채 제 나름의 영화를 상상하게 된다. 결국은 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잡지 한 귀퉁이를 개의 귀로 만들어 두거나, 서두 몇 문장만으로 기사를 쓴 기자 이름 맞추기 놀이를 한다든지, 잠시나마 도피로써 즐기게 되는 것이다.

각설하고, 제목으로 돌아가자면. 잠시나마 영화를 꿈꾸며 기사를 읽다 손가락 평점과 김영진의 러프컷에 이어진 컬쳐 블로그에서 예상치 못한 자객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박수진 기자분의 "1인 미디어 시즌 2 돌입" (제320호) 기사에서의 티스토리 언급. 불의의 시간차 공격에 당황해 했지만, 전화번호부의 법칙?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었다. 창밖이 아닌 모니터 속에서 붉게 물드는 해질녘의 태그 클라우드를 바라보며, 시간의 경과를 체감하듯. 링크의 숲에서 여섯 발자국 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그 친숙하게 드리우진 그림자가 따라온다. 그리고 다시금 체감한다. 영화가 끝나고 해가 저물어도, 막차 속 편집장의 말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2007/01/31 03:42 2007/01/3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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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1/3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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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정원  [감상/영화/외...]

당신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겠지요. 우리가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티어왔던 가치들은 산산이 부서졌지만 아직도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고 있어요.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또 한번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 외롭고 캄캄한 벽 속에서 무엇을 찾았나요. 혹시 바위틈 사이로 뚫린 길을 걸어들어가 갑자기 환하고 찬란한 햇빛 가운데 색색가지의 꽃이 만발한 세상을 본 건 아닌가요. 당신은 우리의 오래된 정원을 찾았나요?

문득 그 생각이 나네요. 군무와는 거리가 먼 이 책이 놓여있던 그 높고도 딱딱했던 책상과 텁텁했던 나날을 무기의 그늘 속에 대입해가며 나름 대리만족을 하던 그때가 말이지요. 여느 날처럼 책을 만난 영화를 보고 싶을 따름이었지요. 불의의 시대상, 서정적 풍광과 미문의 영상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실시간 단평은 그런 소망을 일찌감치 갈뫼 산골 저 멀리 떨어지게끔 하더군요. 저 많은 별 앞에서 이제는 창피해 할 이도, 일도, 이유도 없어진 것 같아요. 말줄임표 대신에 이런 투정을 부리는 것도 그런 현실의 무서움 때문일 테고요. 문학을 살아낸 이를 향한 맞인사 이전에 찾아야 할 염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2007/01/07 02:35 2007/01/0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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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1/0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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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는 즐거워  [길 위의 이야기]

눈은 내리고, 지하철은 끊기고, 버스는 알 수 없는 노선뿐이고, 택시는 휭하니 지나간다. 그런데 이 즐거움은 뭘까. 모든 이를 위무해주는 눈을 맞으며, 하나 둘 집으로 떠나가는 순간에도, 발길은 가볍고, 마음만은 여전히 한껏 뛰놀고 있다. 8:35 타임 레코드에 이어진 텁텁했던 갈증과 소원한 외마디가 가슴 한줄기 생맥에 씻겨지고, 지난한 순간들이 눈 녹듯 풀어져 간다. 연예와 연애와 지질학자와 근본주의자를 넘어서 To Have or to Be? 까지 달리는 시간 속에서 재미목소리궤적을 찾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진다. 가으내 묻어둔 여독을 풀며, 취기 어린 날숨을 내쉰다. 가식 없는 "고마운" 영화를 보며, 잠시 환상 속으로 틈입해 격정 어린 열창을 듣는다. 마리아 아베 마리아 저 흰 구름 끝까지 날아-. 이제 언젠가 말했던 명제를 수정할 시점이다. 커피 한 잔이 안겨주는 따스함의 문제도, 담배 한 가치가 타들어 가는 소모적인 투쟁의 문제도 아닌 울음과 웃음을 얼버무린 끝에 찾아오는, 포근한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문제에 대한 것이라고.
2006/12/17 02:52 2006/12/1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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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데이 그리고 야수  [감상/영화/외...]

《홀리데이》의 각본을 쓴 이는《실미도》의 김희재 작가이다. 그리고 두 영화는 닮았다. 국가로부터 내팽개쳐진 자들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 울분과 분노가 쌓이고 급기야 폭발케 한다. 이 땅을 디디고 서서, 뒤돌아보게 한다. 그 "민주적으로 뒈지는" 길을. 헐겁게 끼워넣은 대결구도는 그 궤를 방해하고, 급기야 제 손으로 칼을 쥐여주며 감동을 요구한다. 보호감호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환기는 충분하지만, 드라마는 그 너머에서 헐벗은 감동의 메아리로 허공을 떠돈다. 다시 본《야수》에선 권상우의 말투에 웃음 짓는 관객들을 발견했다. 허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싸한 느낌. 날것 같은 싸움의 매혹에《홀리데이》을 잇는 변함없는 현실. 장도영과 오진우가 자아내는 밀도감. 그리고 두 영화 모두 텁텁하게 털어내는 웃음 사이로 담배 연기만이 번져나간다.
2006/01/27 20:50 2006/01/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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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1/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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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그리고 존 폰 테츠너  [길 위의 이야기]

며칠 전부터 커피를 다시 마시고 있습니다. 참 지겨운 친구였죠. 말 그대로 모닝커피와 담배 한 대로 지난 몇 년 동안 아침을 대신했으니. "내 맘대로 되는 건" 그것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복감을 덧씌우고 짧은 상념의 시간을 즐겼죠. 늘 같은 일상. 시작. 깃발을 올리고. 깃발을 내리고. 끝. goto start.

여튼 당분간 다시는 커피 같은 건 마시진 않겠지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건조하고 텁텁한 일상의 윤활작용도 아니오, 얼마간의 각성 작용을 획득하기 위함도 아니오, 단지 문득 올려다본 찻장 속 커피잔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예 또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상한 오후의 결말.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CEO 존 폰 테츠너는 오페라 8.0을 출시하고 한가지 제안 아니 내기를 했었습니다. 사흘 안에 백만카피 다운로드를 기록하면 노르웨이에서 미국까지 헤엄쳐 가겠다고요. 파맛 시리얼과 유사한 효과 때문인지 여하튼 백만 다운로드는 달성됐고 대서양 횡단에 나섰답니다.

그는 "고향인 아이슬란드를 경유해 '어머니의 핫 초코'를 마시고는 미국까지 직행하겠노라" 호언장담하기도 했다는군요. 아쉽게도? 불행 중 다행히도? 쇼맨십의 당연한 수순으로? 사고가 생겨 중간에 중단이 되었습니다만, 그의 행적은 단순한 객기 이상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웬 사설인지 감이 온다고요? 얼마 전부터 사이드 바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오페라 배너 얘기 아니냐고요? 예 얼추 관계가 없진 않습니다만 배너를 넣어둔 건 그 기발한 발상과 실행에 대한 경의의 표현도, 그렇다고 주 브라우저의 전환으로 인한 권유의 표현도 아닙니다.

굳이 설명해본다면 스킨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감에 히어로물을 연상케 하는 특색있는 배너에 대한 호감과 불여우의 득세에 대한 치기 어린 반감 정도겠네요. 250 유니크 발생시 등록코드 획득도 약간의 재미이긴 합니다만 딱히 집착할 건 없을 테고요. :p


단지 그뿐입니다. 큰 의미 둘 건 없어요. 원래 그런걸요...
2005/06/17 01:42 2005/06/1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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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오후녘의 햇살앞에  [자전소설]

텅빈 승강장의 적막감에 별 저항할 도리없이 엎드린 채로 소소하게 남은 하루에 일말을 포만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언제나 변함없는 일상은 매너리즘을 넘어 감정속에 매마른 빈한의 비수를 날리고 사라져만 간다.

거짓 웃음에 익숙해진 이와 하릴없는 넋두리에 익숙해진 이의 만남은 텁텁한 여운만을 남긴채 삶의 걍팍함만을 덧 씌운다. 누군가 감정의 칼집은 필요없다 말하지만, 그 칼에 베여 나가는 건 언제나 그 자신이다.

또 다시 청산해야할 시간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굴레는 발목을 잡아 끌며 놓아주질 않는다. 덧없는 소속감에, 허명에 익숙해 질 수록 그 검은 늪에선 발을 옮길 수록 조금씩 더 침전해갈 뿐이다.

이렇게 부유하며 존재감을 옅게 만들어 갈 수록, 패배감을 위안삼아 갈수록 존재의 형식도 존재의 저편도 더 없이 요원해 질뿐이다.

오래 떠나왔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옛집 근처로 가는 길이라 생각했다. 허나 지나온길을 보며 이렇듯 한 숨만을 짓고 있다. Way Out 앞에 스스로 No 란 표식을 덧붙인채로...

여름이다. 더 없이 지쳐갈 나약함에 부쳐,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자 한다. 계약은 만료될 것이고 다시 시간은 원상복구 될것이다. 어떻게 되던 승강구를 올라가야 함은 분명하다.

다소간의 여유 속에 나눌 수 있을 온기가 조금이라도 채워지길 바란다. 헛된 꿈으로의 도피가 아닌 진실된 현실과의 생동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이 바람이 단지 선언에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강을 건너고 있다. 마지막 까지 찬연히 타오르는 빛이 저 강물을 데우고 있을 것만 같다. 해질녘의 오후는 너무나도 안온하다. 그 모든 것을 끌어안을 약속된 회귀 만으로도...

비 개인 그 오후녘의 햇살앞에 숨쉬고 있음을 사뭇 깨달은 그 였다. 그의 하루는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는지 모를일이다...


lunamoth@palm


이글은 메일 블로깅을 통해 자동생성되었습니다.
Tungsten C / Wi-Fi
2005/05/12 18:40 2005/05/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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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2003)  [감상/영화/외...]


96분 / 코미디, 음악 / 미국 / 옴니버스 / 국외 / 씨네서울 / IMDb

11편의 푸짐한 커피와 담배 정식 메뉴. 96분간의 금단증세. 어느새 중독 되어버리는 충실한 의지처와 감정의 대체물에 대한 예찬.

물론 적당량의 카페인과 니코틴을 섭취? 하고 보시기를 권합니다. 제 옆자리의 어느분은 커피를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만... (서울아트시네마는 취식물 반입 금지이긴 합니다만. 이정도는 8-))

가지각색의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통해 배경으로서의 커피와 담배, 만남과 전환 사이에 틈입하는 윤활작용으로의 커피와 담배를 보여주고 또 얘기해 나갑니다.

공통적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에 만남을 시작으로 예찬의 잡담도, 각자의 상황의 불일치와 혹은 그 역전을 담배연기와 커피 향내 속에 녹여가며 담아냅니다.

그 속에서 삶의 걍팍함을 얘기 하는건 아닙니다. 잠시 머무르거나 어쩌다 원하지 않은 만남을 갖거나 하면서 때론 건조하면서 텁텁한 일상을 읖조릴 뿐이죠.

그래요. 우리에게 담배와 커피도 그 건조한 점이지대에 위치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삶속에서 불가피한 문장부호를 윤색하는 기능으로서요. 때론 쉼표로, 마침표로, 말줄임표 라는 식으로...

쌍둥이간의, 뮤지션들간의, 사촌들간에, 또 사촌간으로 밝혀지는 관계?들 등에서 때론 지지부진한 대화속의 삶의 지루함이, 때론 인간관계에 대한 유쾌한 풍자가 들떠있는 기분으로 펼쳐집니다.

himself/herself 로 출연한 이들의 면면도 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임을 부정치 못할듯 싶습니다. :)

(윗글은 Zire71로 작성되었습니다.)

덧 하나. 로베르토 베니니의 안절부절, 스티브 부세미의 천연덕스럼, 이기 팝톰 웨이츠의 공모극(단연 압권!), 케이트 블란쳇의 도플갱어(그 극과극 이미지에 경탄을!), 알프레드 몰리나 (그래요 닥터 옥토퍼스요!) 역전극, 빌 머레이의 오버 (윗 이미지 스포일러는 죄송합니다만 :p 그게 다가 아니랍니다.), 잭 화이트, 멕 화이트 - 화이트 스트라이프스(The White Stripes) - 의 기기묘묘(아무리 봐도 남매는 아닌것 같은데..., 역시 아니었군요.), 이거 오션스 트웰브가 따로있나요? :D

덧 둘. DAGS 해본 결과는 심히 좌절. 쉽게 (모니터 속으로의 침잠) 마수에 항복하지 마세요. 아직 (심정적 공모의) 기회는 남아 있답니다. (2월 2일 수요일 20:00, 매진유의)

덧 셋. 극장문을 나서자 마자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담배를 꺼내무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자연스레 한 문단이 떠오르더군요. "우리는 마치 스트립쇼를 하는 카바레의 어둠 속에서처럼 공모의 눈길을 주고받고 소리를 죽여가며 웃었다. 그것은 10분간의 감미롭고 짜릿한 위반 행위였다. 나는 사탄이었다. 나는 어둠의 세계에서 와서 죄악의 불꽃으로 그들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p

관련글 : 인디스토리 옴니버스영화제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미국 | 2003 | 96분 | 35mm | 흑백
미국의 인기 TV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천국보다 낯선>으로 이름을 알린 짐 자무시 감독에게 단편 연출을 제의한 것이 1986년이다. 그로부터 17년. ‘커피와 담배’라는 똑같은 주제로 10편을 더 찍어 2003년 베니스영화제에 출품한 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로베르토 베니니, 스티브 부세미, 케이트 블랜챗 같은 유명 배우에 이기 팝 같은 유명 뮤지션까지 총출동해 저마다 가공할 수다와 경이로운 ‘말발’을 자랑한다. 카페인과 니코틴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옴니버스영화의 소문난 걸작이다. (via FILM2.0)
2005/01/29 21:58 2005/01/29 21:58



Posted by lunamoth on 2005/01/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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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내리는 날  [길 위의 이야기]

눈이 왔다. 왔었을 것이다. 올 것이다. 그날도. 어제도. 내일도.

기억 속에 희미해진 지역번호가 뜬 전화와 기억 속에 어렴풋이 닿게 되는 누군가의 메시지. 언제나 이런 날이 있다. 어디선가 선이 닿아 그쪽으로만 계속 가게 되는. 그 묘한 일치감 속에 이제 막 동원령 선포 후 가야 할 곳이 정해진 이는 나름의 안도감을 부주의하게 흘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직 속에서 체제를 냉소하기란 때론 쉬울 일일지도 모르겠다. 정체 속에서 진보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아이러니의 미학을 즐기며 버텨갔다. 그도 나도 주어진 한계점을 냉소로서 치유하는 법을 터득해 갔다. 그래 어떻게 보면 배운 것은 담배 뿐만은 아니었다.

괜한 상실감을 덧붙이지는 않을까 싶어서, 잊혀진 이의 흰소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주저했다. 회한 속의 덤덤한 목소리를 들으니 이제 채 며칠이 남지 않은 유예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자못 궁금해지기도 했다.

곧 만날 것이다. 애끊는 조급함에 하루하루를 삭감시켜 나가는 그들과 체불된 미래 앞의 텁텁한 공회전속에 끌려다니는 이는. 당혹스런 숙취를 안겨주겠지만. 만나야만 한다. 누군가에겐 결코 눈에 띄지 않는 이들이지만 누군가에겐 가슴속 한켠에서 끊임없이 호출되는 이들을.

메시지를 받았다. 참담한 기분과 가혹스런 과거와의 조우. 그 짧지만 잊지 못할 나날들. 악몽이었다면 깨면 그뿐이었을. 하지만 끊임없이 일어나고 일어나야만 했던 날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한낱 고된 추억으로만 재구성되는 부조리들. 상황논리에 굴복한 자와 외면하고 싶은 자들의 공모.

조언이란답시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됐지만. 결국 다시 쳐다보니 스스로를 위안하고만 있었다. 버텨왔고 버티고 버틸 뿐이라는. 그것이 최선이자 차악이라며. 그 의지박약 속에, 시스템에 기댄 변명 속에 함몰돼 오늘도 끝없는 추락을 하는 이들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네 글자로 요약되는 자살에 참으로 몸서리를 쳤었다. 단 한 장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사례들에서도 물론이고. 그것엔 아무것도 없다. 단지 처리만을 위한 과정들뿐.

그 가당찮은 카운셀링에서 고장 난 녹음기 마냥 떠들어 된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 뼈아픈 동질감속에서 건넨 말들이 의미를 찾아 안착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고작 한 말이라곤 부끄럽게도 "피할 수 없다면 피하지 말라" 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 지난 일" 이 된다는 식의 비겁함도 덧붙였을 테고. 처세에 물든 말만을 아무렇지도 않게도...

눈 내리던 날이 생각났고 눈물 내리던 날이 생각났다. 언젠가 초코파이를 먹게 됐는데 왠지 쓴맛이 베어나왔던것도 같다. 반갑지 않은 눈을 본 일요일의 그들이 가까스로 생각난 하루였다.
2005/01/17 00:15 2005/01/17 00:15



Posted by lunamoth on 2005/01/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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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고 싶을때 Gegen die Wand (2004)  [감상/영화/외...]

미치고 싶을 때 Gegen die Wand (2004)

2004.11.12 개봉 / 18세 이상 / 121분 / 드라마, 멜로 / 독일, 터키 / 국내공식홈 / 씨네서울

다시 하이퍼텍 나다를 찾았다. 얼마 전에 릴 된 것을 보고 언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기회가 되어 "2004 나다 마지막 프로포즈"를 통해 보게 되었다. (13일까지로 되어 있던 것이 20일까지로 연장됨.)

시선과 움직임 모두 강렬하게 다가왔다. 흡사 파괴적으로까지 다가오는 영상은 물론일 테고. 끝 갈대 모를 방랑과 자학으로의 점철된채 침전하는 남자 (마치 추운 나라에서의 리머스를 연상시키는). 그리고 욕망과 그에 대한 자유를 꿈꾸는 한 여자. (배우의 본명 또한 시벨 이었다, 스캔들까지도 영화 속 느낌을 더 가미해줄 뿐이었고.) 그 둘의 미칠 듯한 사랑의 연대기.

한 줄기 구원처럼 다가오는 사랑과 어느덧 의미를 발견해 가는 사랑, 하지만 이내 엇갈리고 고된 면죄부만을 선택케한다. 결코 하이네켄으론 해갈되지 않을 갈증과 텁텁한 일상 속의 펑크 댄스 같은 원 나잇들. 그 둘의 만남은 평행선을 달리는 듯했지만 결국 서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악단의 음악 속에서, 환각적인 화면 속에서, 지독스런 핏빛마저도 미치도록 열망하는 사랑의 징표로서 다가온다. 단지 동병으로 상련하는 것만이 아닌 한 없이 기다리게 하고, 끊임없이 토악질하게 만드는 열병과도 같은 불운한 사랑. 미치고 싶을 때 만난 사랑, 그 사랑 속에 미치게 만드는 여정들.

아이를 바라보는 여자와 버스를 탄 남자, 그 들은 또 얼마나 미치도록 열망하고 애써 삶 속으로 돌아갈 것인지.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 때론 미치도록 사랑해 보는 것만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차히트와 시벨속에서 기억함.


p.s. 글중알콜농도 0.100% 초과. 음주 포스팅. :p

cf. 미치고 싶을 때 봤던 영화, <미치고 싶을 때> by 시진이
2005/01/11 02:40 2005/01/11 02:40



Posted by lunamoth on 2005/01/1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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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자전소설]

공허한 웃음으로나마 하루를 휘발시켜가며 텁텁한 일상의 위안으로 삼아보려 하지만 또한 그뿐이다. 늘어만 가는 것은 부치지 못한 편지와 쌓여만 가는 책들과 다시 다가오지 못할 순간순간의 마주침 들이다. 무엇이라도 해나가고 있다는 식으로 날 용서하고 싶지만 때론 그 합리화조차 뜻 모를 비웃음만을 남기고 사라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기나긴 여행이 평탄치 못함을 애써 넋두리 삼아 풀어내는 것조차 한낱 투정에 불과할진대. 또한 그렇게 풀어놓는 것만이 내게 허락된 유일한 고해의 순간인 것처럼 느껴지니...

남겨진 것들이 그리고 버리지 못한 것들이 슬그머니 수면위로 떠올라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말을 건넨다. 아직도 더 할 것이 남아 있느냐고 이제 더 이상 도망칠 공간도 애써 내세울 깜냥도 네 손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그렇게 쉼없는 되뇌임이 공명할 때쯤이면 날 패잔병으로 꾸며 한푼 동정을 구한다. 내 잘못이 아니었다고, 그 어떤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허나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을 따라오는 그림자는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것을.

하나의 길을 힘들여 지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시 제자리였다. 하나도 단 하나도 다른 게 없는 것만 같았다. 지난한 고열은 비분의 눈물로는 치유될 수 없었다. 냉정을 되찾고 청색불이 들어오는 대로 건너가자고 다짐해 보지만 생각 속에 갇힌 채로 한 걸음조차 때기 힘들어 한다. 그 나약함을 가까스로 발견할 때가 돼서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 가지 말아야 할 길로 지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무의미한 되새김질을 할 뿐이다.

너무 많이 잊었고 너무 많이 잃었다. 누군가 말을 건넨다. "행복은 망각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망각 속에서만 살아가선 안된다."고... 바랬던것이 그것만은 아니었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필요로 했고 점점 의존했으며 나중에 가서는 중독되어 버렸다고. 무엇을 잃고 무엇을 잊었는지도 잊혀졌다고.

오늘의 웃음이 실체 없이 증발될 것임을 안다. 내 속의 웃음을 찾게 될 때까지는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디로 가고 있든 제자리가 아니라면 언젠가 그 속에 닿을 날도 오리라. 하루하루 절망을 먹고 살지만, 그 무게에 짓눌려 멈춰버릴 수는 없다고. 그렇게 신발끈을 조여 본다.
2005/01/04 03:25 2005/01/04 03:25



Posted by lunamoth on 2005/01/04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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