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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아니스트>가 껄끄러운 이유
 luna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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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껄끄러운 이유
일방적 침묵과 까발림에 대한 속쓰림

 
<피아니스트>가 껄끄러운 이유
일방적 침묵과 까발림에 대한 속쓰림

강현호 기자 cirang@orgio.net 

한민족, 단일민족 운운하지 않아도 유대인은 우리 역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반도에 유대인의 족적은 전무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피해자 정도가 가장 큰 공통점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를 통해 과거 유대인이 겪은 아픔을 잘 알고 있다. 아우슈비치, 학살, 가스실, 게토 등등 독일인이 우월한 게르만 민족주의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저지른 만행을 중심으로 유대인이 얼마나 핍박과 박해를 받아 왔는지 잘 알고 있다. 근간의 영화만 해도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가 유대인의 상처를 새로운 시각으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피아니스트>다.

 

▲ 영화 종반부의 한 장면 

ⓒ2003 피아니스트 제작사
더 이상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다룬 영화는 그 소재만으로 주목받는 영화는 아니다. '어떻게' 대상에 접근하느냐에 관심을 둘 정도로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의 역사를 말하는 일반적이고 꾸준한 소재가 되었다. 그 새로움에 아카데미는 물론 깐느도 이미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우리까지 그들의 손을 들어줘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미학은 얼마 못 가 곧 기성의 지배적 전통이 된다. 그것은 더 이상 독자에게 처음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지 못한다. 특히 글쓰기의 '무엇'보다 '어떻게'에 관심의 초점을 집중한 작가에게 이것은 더욱 심하다고 할 수 있다."(최강민. 2002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

영화와는 상관없는 소설평론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이성을 밭으로 일궈낸 비평은 큰 그림을 그리기에 대상을 막론하고 뜻이 통하기 마련이다.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에도 이러한 시각은 적절하다. 이는 로만 폴란스키의 필모그라피에 국한된 지적은 아니다. 유대인을 소재로 전쟁의 아픔을 영화화했다는 일련의 작품이 보인 흐름에 이러한 시각은 유효하다. 홀로코스트만을 다루는 영화에 보내는 찬사는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었다.

이제까지 유대인을 말하는 영화들은 대개 홀로코스트에서 끝이다. 그 후에 유대인의 행적이 어떠했는지 침묵한다. 유대민족을 핍박의 세월만 견뎌온 피해자로서 형식을 바꿔 쉴새없이 말한다.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역사의 기록은 어두운 사실을 또렷하게 말하고 있다. 시오니즘-시온(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으로부터 촉발한 1948년의 이스라엘 건국은 이후에 중동지역에 피바람을 몰고 왔고 아직도 그 피의 역사는 진행 중이다.

기독교의 성지, 유대의 신이 보장한 땅이 아닌 중동 아시아의 이스라엘은 어떤 땅인가. 조상 대대로 젖을 짜고 밥을 먹고 아이를 낳아 길러오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은 어떠한 나라인가. 그들에게 유대인은 어떤 민족인가. 정복자요, 핍박의 가해자가 아닌가. 2000년 전에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게 독립이랄 수 있겠는가.

신의 의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의 의지와 이성대로 말한다면 분명 이스라엘 건국은 폭력이며 압제다. 그리고 이스라엘 건국에 신의 섭리가 아닌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의 손길이 깊이 관여했음은 역사는 또 말하고 있다. 다만 이후에 펼쳐진 역사가 힘의 논리 그대로 약자의 목소리는 총과 미사일로 과감히 침묵시켰음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욕망으로 가득 찬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모여 민족이란 이름으로 뭉친 집단에게 왜 너희의 오만과 가해의 역사에 대해서는 침묵하느냐고, 그것은 부당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어찌어찌해도 강자가 살아 남는 세계사가 아닌가. 하지만 사람 사는 지저분함과는 무관한 척, 예술의 이름 뒤에 숨어 관조하는 양 거장의 이름을 주고 영화사의 빛나는 작품을 겸손하게 만든 것처럼 떠받치는 평에는 그만 고개를 젓고 만다. 이미 역사를 알고 있는 우리에게 유대인의 아픔만 말하는 영화는 억압이요, 폭력의 침묵임을 알아야 할 일이다.

그래도 상복 터진 <피아니스트>를 보려고 추운 겨울 바람을 뚫을 열의가 있는 이라면 부디 종로 거리 어느 서점에 들러서라도 <하이파에 돌아와서> <불볕 속의 사람들> 등의 가싼 카나파니의 소설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이미 유대인의 아픔은 지겹게 알고 있지 않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상처도 알고 봐야지 않겠는가. 압제와 약자의 서글픔을 알고 있는 우리이며 전쟁의 소용돌이에 항상 시달리고 있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기성의 지배적 전통'에 말려들지 말길 바란다.


2003/01/11 오후 5:04
ⓒ 2003 OhmyNews

2003/01/13 Mon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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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의 상업화, 홀로코스트
 건강하고 즐겁게 피우는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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