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후녘의 햇살앞에

2005/05/12 18:40

텅빈 승강장의 적막감에 별 저항할 도리없이 엎드린 채로 소소하게 남은 하루에 일말을 포만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언제나 변함없는 일상은 매너리즘을 넘어 감정속에 매마른 빈한의 비수를 날리고 사라져만 간다.

거짓 웃음에 익숙해진 이와 하릴없는 넋두리에 익숙해진 이의 만남은 텁텁한 여운만을 남긴채 삶의 걍팍함만을 덧 씌운다. 누군가 감정의 칼집은 필요없다 말하지만, 그 칼에 베여 나가는 건 언제나 그 자신이다.

또 다시 청산해야할 시간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굴레는 발목을 잡아 끌며 놓아주질 않는다. 덧없는 소속감에, 허명에 익숙해 질 수록 그 검은 늪에선 발을 옮길 수록 조금씩 더 침전해갈 뿐이다.

이렇게 부유하며 존재감을 옅게 만들어 갈 수록, 패배감을 위안삼아 갈수록 존재의 형식도 존재의 저편도 더 없이 요원해 질뿐이다.

오래 떠나왔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옛집 근처로 가는 길이라 생각했다. 허나 지나온길을 보며 이렇듯 한 숨만을 짓고 있다. Way Out 앞에 스스로 No 란 표식을 덧붙인채로...

여름이다. 더 없이 지쳐갈 나약함에 부쳐,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자 한다. 계약은 만료될 것이고 다시 시간은 원상복구 될것이다. 어떻게 되던 승강구를 올라가야 함은 분명하다.

다소간의 여유 속에 나눌 수 있을 온기가 조금이라도 채워지길 바란다. 헛된 꿈으로의 도피가 아닌 진실된 현실과의 생동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이 바람이 단지 선언에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강을 건너고 있다. 마지막 까지 찬연히 타오르는 빛이 저 강물을 데우고 있을 것만 같다. 해질녘의 오후는 너무나도 안온하다. 그 모든 것을 끌어안을 약속된 회귀 만으로도...

비 개인 그 오후녘의 햇살앞에 숨쉬고 있음을 사뭇 깨달은 그 였다. 그의 하루는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는지 모를일이다...


lunamoth@p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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