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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서재 : total 77 posts
2012/04/06 『내 연애의 모든것』 저자 이응준과 함께하는 강연회 @ 숨도 (3)
2012/03/21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작가 이응준 북콘서트 @ 홍대 리브로 (6)
2010/11/06 확률적인, 너무나 확률적인 - 심보선 (6)
2009/11/24 당신의 늪에서 당신의 숲으로 - 이응준 (10)
2008/12/14 만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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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연애의 모든것』 저자 이응준과 함께하는 강연회 @ 숨도  [나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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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의 모든 것』 저자 이응준과 함께하는 강연회 댓글 이벤트 (민음사 홈페이지)
사랑과 연애에 대하여, 이응준 작가님과 함께한「숨도」강연회 스케치! (민음사 카페)

lunamoth : 작가님의 예전 소설 「애수의 소야곡」을 좋아하는 팬인데요.

이응준 : 오 그 저주받은 걸작을 (웃음)

lunamoth :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도 보면 그 관장이 있고, 제자가 있고, 이런

이응준 : 아 정말 제 독자인데요

lunamoth : 무도에 대한 얘기도 있고, 제자 관계도 있는데 이런 것을 다시 인용하고 다시 소재로 쓰게 된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이 검도를 하셔서 그러신 건지, 아니면 이것을 하나의 이상향으로 보고 계신 건지 궁금합니다.

이응준 : 작가들이 보통 단편에서 어떤 중요한 캐릭터나 중요한 상황 같은 것을 장편에서 더 발전시켜서 쓰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하루키가 「개똥벌레」라는 단편을 가지고 『상실의 시대』를 쓰고 그랬죠. 하나의 작은 단편을 더 확장시켜서 쓰기도 하고, 어떤 작은 캐릭터를 좀 더 확장시켜서 깊이 있게 다루기도 하고 그럽니다.

저희 집안이 사실 좀. 아버님은 법학을 하셨는데, 또 무도를 하셨어요. 춤추는 무도가 아니고, 태권도 창무관 관장을 하셨는데, 저는 검도를 했어요. 검도를 오래 했고, 지금은 하지 않고 있지만, 김수영 비슷한 상황에서 도장 경영 비슷한 것도 했고. 김국진이 골프 빠지는 것처럼 했어요. (웃음) 그래가지고, 김국진이 골프에 빠져 있을 때 인생이 쫙 망하잖아요. 저도 제가 검도에 빠져있을 때 인생이 쫙 망했어요. 근데 아무튼 그랬어요. 김국진 보면 남 같지가 않아요.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 진지한 질문을 하셨는데, 죄송해요.

그래서 그 검도에 굉장히 빠져있으면서, 당연히 소설가니까, 그 상황이나 그 캐릭터 그다음에 그리고 그 제 글을 읽거나 보면 보통 독자분들이 제가 굉장히 유약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문장이 지나치게 아름답다 보니까 (웃음) 근데 굉장히 사실은 무지막지한 그런 인간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그 무도의 세계에 천착하고, 이 사고방식도, 사고도 많이 치고, 하여튼 세상 살기 그렇게 편한 성격이 아닙니다. 그래 가지고 인생이 많이 돌아갔어요. 아 그러지 않았어도 되는데 인생이 많이 돌아갔어요.

그래서 그런데, 그 무도의 단순함, 여기서 나쁜 의미의 단순함이 아니라, 일단은 죽음을 갖다가 부여하지 않으면서 오는 평화, 무도의 철학, 그 무도의 세계가 가지고 있는 그 철학이 문학만큼 깊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너무 좋고, 그리고 문학 하는 사람들보다는 무도, 무술 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어울리기 좋아하고, 그런 제 생각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김수영이 무인이잖아요. 김수영이 캐릭터가 무술도 하지만 생각 자체가 무인이잖아요. 또 김수영의 똘끼는 무인의 똘끼에요. 항상 김수영은 물어본다고, 저기 저 새끼가 내 적인지, 동지인지. 그렇게 물어보면서 살잖아요. 솔직하고 단순하고, 뭐 그런 것도 있고.

전태양과… 그리고 예전에 제가 사범 비슷한 생활을 할 때, 군대에 애들 보내고 그러면, 애들이 술 먹고, 다음날 입영열차 그 가기 전에 대로변에서 큰 절하고 그래요. 예 그러고 막 슬퍼하고, 그런 게 있다고, 그런 이상한 촌스러움. 그런 그 무술 하는 사람의 세계. 그리고 도복, 사부가 도복 물려주고, 의발전수 해주고, 그것도 고이 간직하고 나중에 죽을 때 입고 죽는다든가. 그런 게 너무 좋은 거야. 복수, 공격, 도장 깨기 뭐 이런 거. 그런 그런 무인들의 미학, 그런 게 제 인생을 너무나 많이 지배하고 있고.

김수영이 그러잖아요. 술주정하면서 동네 애들 양아치 애들 때려 눕히고서 그런 얘기하죠. "사나이는 어떻게 살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죽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한 사나이만이 될 수 있으면 많은 여자들과 잘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여자는 그 정도로 골치덩어리인 것이다." 그러잖아요. 김수영은 모든 시를 그 무도 정신하에서 해석하고 그런다고요. 그래서 그런 캐릭터들이 매력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데에 천착하지 않은 사람은 사실 표현하기가 힘든 캐릭터입니다. 안 그랬으면 뻐벅거렸을 거에요. 제가 그런 걸 많이 경험하지 않았다면. 네 아마 그런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이 말이 굉장히 진지하고, 중요한 것 같아요. 무도의 세계가 나는 문학의 세계보다 사실 더 먼저고, 원초적이고, 깊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문학을 먼저 했겠어요. 싸움을 먼저 했겠어요. 싸움을 먼저 했다고요. 삶과 죽음을 먼저 생각했겠어요. 글을 먼저 썼겠어요. 삶과 죽을 먼저 [짝] 맞부딪쳤겠어요? 칼을 들고. 그런 새끼에 대해 쓰는 것을 먼저 했겠어요? 그런 새끼가 있고, 그런 새끼에 대해 썼지. 따라서 여튼 그렇다는 거에요.

그것이 인간은 육체로 살아야 된다. 정신보다는 먼저 육체로 살고, 육체로 삶을 경험해야 된다. 그런걸 관념론으로 막 또 따지면, 생철학이니 뭐니, 떠들잖아요. 서구에서. 도올 선생은 몸철학 그러죠. 뭐 그런 거. 아 죄송합니다.


당신과 나의 『약혼』을 위한 해제(解題)
2012/04/06 23:12 2012/04/0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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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12/04/0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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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적인, 너무나 확률적인 - 심보선  [나의 서재]

 오래된 습관을 반복하듯 나는 창밖의 어둠을 응시한다, 그대는 묻는다, 왜 어둠을 그리도 오래 바라보냐고, 나는 답한다, 그것이 어둠인 줄 몰랐다고, 그대는 다시 묻는다, 이제 어둠인 줄 알았는데 왜 계속 바라보냐고, 나는 다시 답한다,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다고, 그대는 내 어깨 너머의 어둠을 응시하며 말한다, 아니요, 당신은 멀쩡히 깨어 있어요, 너무 오랜 고독이 당신의 얼굴 위에 꿈꾸는 표정을 조각해놓았을 뿐

 이 밤에 열에 하나는 어디론가 떠나고 열에 하나는 무척 외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열에 하나는 흐느껴 울기도 한다, 이 밤에 그대와 내가 이별할 확률(=0.1×0.1×0.1)을 떠올리면 내 얼굴은 저 높이 까마득한 어둠 속 백동전으로 박힌 달 표면처럼 창백해진다, 나는 다만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시간의 완곡한 안쪽에 웅크리고 누워 잠들고 싶은데, 지금 나는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잊고 번민으로 오로지 번민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모든 병든 개와 모든 풋내기가 그러하듯 나는 운명 앞에서 어색하기 그지없다, 그대를 오랫동안 품에 안았으나 내 심장은 환희를 거절하고 우울한 예감만을 가슴 복판에 맹렬히 망치질 하였다, 우연이란 운명이 아주 잠깐 망설이는 순간 같은 것, 그 순간에 그대와 나는 또 다른 운명으로 만났다, 그러나 운명과 우연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 있다 한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는 지금 서로의 목전에서 모래알처럼 산지사방 흩어지고 있는데

 그대에게서 밤안개의 비린 향이 난다, 그대의 시선이 내 어깨 너머 어둠 속 내륙의 습지를 돌아와 내 눈동자에 이르나 보다, 그대는 말한다, 당신은 첫 페이지부터 파본인 가여운 책 한 권 같군요, 나는 수치심에 젖어 눈을 감는다, 그리고 묻는다, 여기 모든 것에 대한 거짓말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진실이 있다, 둘 중 어느 것이 덜 슬프겠는가, 어느 것이 먼 훗날 불멸의 침대 위에 놓이겠는가, 확률은 반반이다, 확률이란 비극의 신분을 감춘 숫자들로 이루어진 어두운 계산법이 아닌가

 눈을 떴을 때 그대는 떠났는가, 떠나고 없는 그대여, 나는 다시 오랜 습관을 반복하듯 그대의 부재로 한층 깊어진 눈앞의 어둠을 응시한다, 순서대로라면, 흐느껴 울 차례이리라

– 심보선, 「확률적인, 너무나 확률적인」,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문학과지성사, 2008
2010/11/06 01:21 2010/11/0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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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10/11/0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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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늪에서 당신의 숲으로 - 이응준  [나의 서재]

당신의 늪에서 당신의 숲으로 걸어가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노래하는 것밖에 없기에
대신 불러 드리리 늪과 숲이 다르지 않는다는 것
생이 가라앉음과 솟아오름이 아니라
빠져 듦과 빠져 나옴이라는 것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당신 손을 잡고 늪을 숲으로 걸어 함께
빠져 나오리 저기 노을이 마지막 긴 한숨 드리우고
가라앉은 핏방울 먹은 숲 위의 늪 바라보며 저것은
늪이기도 하지만 숲이기도 하다고 속삭이는 사이 아무리
멀리 걸어가도 고갈되지 않는 슬픔의 새소리 듣는 사이
발을 묶고 놓지 않은 이슬의 사슬 털어내는 사이
당신은 어느새 내 노래에 묻어
당신의 늪에서 멀리
당신의 숲으로

– 이응준,「당신의 늪에서 당신의 숲으로」,『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작가정신, 2004
2009/11/24 23:23 2009/11/2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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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9/11/2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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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  [나의 서재]

― 미안해요.
― 그럴 거 없어요…… 이 고요가 그 보람이에요.
― 마음 고생 많이 했을 테지요?
― 조금…… 그러나 그 보람은 거기에서만 자라지요.
― 그래도 그 오랜 세월…….
― 이제 이렇게 우산을 받고 있으니까 됐지.
― 비가 올 거 믿었나요?
― 부르고 대답하는 것처럼.
― 이윤기, 『만남』 중에서
2008/12/14 04:40 2008/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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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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