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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이야기 : total 295 posts
2010/08/28 江 
2009/09/12 lunamoth@GoogleKorea (12)
2009/07/18 초콜릿 (2)
2009/01/24 090124 (2)
2008/12/23 진료 결과 #2 (10)
2008/09/13 lunamoth@TNC (24)
2008/07/31 가설극장 (6)
2008/06/07 2008. 6. 6. (2)
2008/06/01 서울, 2008년 여름 (4)
2008/03/25 그대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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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이야기]

저 강 너머에 너를 바라보는 나를 바라보는 네가 서 있다. 눈길이 닿을 즈음 이내 사라지고 말지만 눈 감으면 선연히 떠오른다. 수심이 궁금해서 한 번 들어가 봤어. 한없이 깊고. 어드메든 어지럽고. 무지 차갑더라. 한참을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했지.

잠시 가라앉지 않고 천천히 떠다닐 수 있다면, 영원히 떠다니지 않고 오래 가라앉을 수 있다면.
2010/08/28 16:33 2010/08/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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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10/08/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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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  [길 위의 이야기]

지하철 개찰구를 막 나가려던 찰나 내 앞에 있던 어느 중로의 할머니가 내게 무언가를 묻더라. 을지로 입구 역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냐고. 마음이 소금밭이라.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황급히 지나가는데, 겸연쩍어 뒤늦게 돌아보고 생각해보니 마치 내게 하는 말 같아서 문득 정신이 들더라. 너에게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는 거니? 글쎄요 나도 잘 모르겠는데요. 마치 그런 것처럼. 더는 흘릴 눈물은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변함없이 익숙한 길을 걸으니,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더라. “흐릿하게 눈물 너머 이제서야 잡힐 듯 다가오는” 그 어느 노래 가사처럼 말이야...
2009/07/18 21:56 2009/07/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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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9/07/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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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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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 결과 #2  [길 위의 이야기]

이틀 전 발목에 바른 호랑이 연고 (虎标万金油) 의 박하뇌 미향이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간밤의 미열과 차근거리는 통증이 걸음과 더불어 단속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뭐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은 어스름 밤의 경계선 같은 묘한 통증이. 하긴 그보다 앞으로 몇 주간, 이 시큰거림이 지속되리라는 예감이 나를 더 아프게 한다. 이것도 내 짐이라고 한다면 기꺼이… 근데 왜 어렸을 때는 호랑이 연고를 정말 호랑이로 만든 약으로 알았던 걸까. 우습게도.

2년 만에 다시 들린 정형외과는 그리 달라진 것이 없었다. 무언가 잘 접합 되어 있는듯한 시스템과 알 수 없는 기구들의 잔상. 그리고 300년은 근무했음 직한 방사선사 분의 무표정함. 예의 변치 않은 캐스팅의 능변가인 의사분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벌써 내 마음을 풀어주고 있었다. 종이를 꺼내 들며. 예를 들면 종이가 찢어질 때도 있지만, 종이를 비비는 것처럼 마모될 때도 있지요. 관절 부위에 다소 마모가 있었을 수도 있고요. 습관성 염좌라고 했던가, 다발성 염좌라고 했던가. 어찌 됐던 부목까지 안 가서 다행이란 생각뿐이었다. 물론 지난한 엄살의 발로였는지 모르겠지만.

전기치료, 얼음찜질, 근육 이완주사를 거쳐서 병원을 나오고, 또 약을 받아든다. 그리고는 머리를 좀 잘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접질려서, 삐어서, 어딘가 어긋나고, 늘어나서 붓고 있을 것만 같았다. 이제는 호랑이 연고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겠지만, 만약 그런 약이 있다면 그들에게 건네주고 싶을 뿐이다. 아니 조촐한 치료법을 물어보고 싶은 것 인지도…
2008/12/23 15:21 2008/12/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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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12/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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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namoth@TNC  [길 위의 이야기]

2006. 7. 10 ~ 2008. 9. 9


2008/09/13 01:14 2008/09/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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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9/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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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설극장  [길 위의 이야기]

그는 무심결에 속으로 되뇌기 시작한다. 방어 작전의 목적. 하나 공세 이전의 여건 확보, 둘 적 부대 격멸, 셋 중요 지역 확보, 넷 시간 획득. 방어 작전의 준칙… 하긴 뭐가 됐든 상관있으랴. 화생방 교본을 외었다면 MOPP 4단계를 되뇌고 있었을 터. 어느 것 하나 잊은 것은 없었다. 다만, 어슴푸레 떠오르는 지난 맥락과의 배치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비열한 거리》의 찰리 마냥 갓 뿜어져 나와 비산된 탄피를 집어든다. 누군가의 피와 살, 그 영원 같은 삶을 한순간에 관류하고도 남을 만질 수 없는 불길의 찰나. 무정한 짐승은 탄착군 없는 휑한 재사격 표적지를 접어 주머니에 넣고, 구겨진 담배를 피워 물며 잠복해 있던 역린들을 태워 나간다. 예비 전력은 열사에 소모되어 쓰러지고, 이윽고 뒤늦은 작달비가 천막을 두들긴다. 모두가 "밖에서만 열 수 있는 감옥 안에서 열쇠를 쥐고 갇혀 있는 바보"처럼 느껴졌다. 마지막 동원훈련. 마지막 날이 심술을 부리며 희끗희끗 지나가고 있었다.

2008/07/31 05:04 2008/07/3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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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7/3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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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6. 6.  [길 위의 이야기]

이형,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납금을 못 채워도 저로서는, 이렇게라도 시민 분들 집까지 바래다 드리는 것이 돕는 것이지요." 라는 택시기사 분의 말씀처럼, 저로서도, 이렇게라도 해야겠지요.

잊지 못할 장면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촛불에 불을 붙여달라며 초를 내밀던 유모차의 아이 하며, 안치환님의 새 노래 〈유언〉, 20만 촛불의 "운하", 그 인파 속에서 마주친 inureyes님, "이명박은~" 선창을 하며 좌중을 압도하던 꼬마 소녀 하며, 재기 넘치는 개사곡과 "민주시민 함께해요", 이제는 누군가의 말처럼 "국민 MT" 분위기가 된 촛불 문화제, 촛불 집회 현장과 아직 긴장감이 채 사라지지 않은 새문안교회 시위대와 전경의 대치 현장까지…

방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관통하는 기류는 하나였지요. 언제,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계면쩍지 않게 말할 날이 왔으면 싶었습니다. 6월 6일 저도 그곳에 있었다고요. 눈물겨운 나날이지만, 이형 힘내고, 부디 건승하시길…
2008/06/07 16:25 2008/06/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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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6/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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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2008년 여름  [길 위의 이야기]

두 번째 초가 타들어가고 있었다. 허나 불꽃과 구호와 행진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고 있었다. 유모차와 교복과 초로의 인사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버스 안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응원을 보내고,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쏟아지는 인파의 끝은 보이질 않았다. 월드컵 때도 나오질 않았던 나를 이 거리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바짓자락에 촛농 자국이 보이는 한 아이가 엄마의 어깨에 기대어 어리마리 졸고 있었다. 저 아이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 Tungsten C

They can shoot us now. Go ahead.
2008/06/01 02:19 2008/06/0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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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6/0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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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여  [길 위의 이야기]

그대와 함께, 하늘 아래서, Endless Love, 너만을 느끼며, 착한 사랑... 어젠가 그젠가, 흘러간? 가수를 초빙하여, 적당한 추억 한 소절과 별수 없는 희화화 몇 마디를 덧붙이는 모 TV 프로그램의 선곡표였다. 이제 그 음악 속에 깃든 기억조차 다소 간 희미해져 있었지만, 나름 따라 부를 수 있음에 한편으로 놀랐었다.

언젠가 라디오 스타에서 말했던 그 지점에 내가, 그리고 그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가 서 있는 듯싶다. 문득 뉘어진 CD 한편을 바라보니 같은 하늘 아래가 들어 있을 4집이 보이긴 하는데 그렇다고 꺼내 듣기엔, 왠지 빛바랜 앨범 재킷 마냥 낡고, 남루해 보이기만 하다. 더 이상 부르지 않는 그와 듣지 않는 나 사이의 엄정한 간극 마냥.

"그대여 나의 눈을 봐요...", "그대여 난 오늘도 너무 괴로워하는 나를 달래보고 있지만…" 반복되는 부름자리에 얼핏 모사의 대상이 되곤 하는 그럴듯한 품새가 겹쳐 보인다. 그 고독하고, 우수 어린 곡들로 채워졌을 공테잎과, 새벽녘 라디오 선곡들도 함께. 가끔 1집에 수록된 또 다른 만남을 위해를 찾아 듣곤 한다. 그 담백하고, 여린 숨결이 쉬이 다가와서일까? 아니면 언젠가 갈무리해뒀던 색인처럼 뇌리에 새겨진 곡이어서일까?
2008/03/25 01:26 2008/03/2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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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3/2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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