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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02 : total 1 posts
2006/03/02 바람개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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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개비  [나의 서재]

우연히 중고책 검색엔진을 알게 되어 별 기대 없이, 또 습관처럼 입력했던 하늘의 문. 그런데 1권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하늘의 문 1권 바람개비가 도착했다. 2권, 3권의 바코드를 보고 추산해보니 8년 만에 아귀를 맞추게 된 셈이다. 모처에서는 1권을 프린트해서까지 보기도 했거니와. 인연은 결국은 이어지기 마련인가 보다. 1권 표지를 보니 표제 위로는 U.S. ARMY LIBRARIES KOREA 란 글귀의 바코드 스티커가 있었고, 책 윗면으로는 PROPERTY US ARMY LIBRARIES 라는 직인이 찍혀 있었다. 마치 소설 속 이유복 병장이 말년을 보냈던 도서관에서 발송된 느낌이랄까,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앞 속지에는 부대 위치를 추정할 수 있을 만한 숫자가 적혀있었으나 왠지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8년만의 극적인 해후를 전략적 유연성으로 부디 너그러이 봐주길 빈다. 급기야 책뒤 속지에는 대출카드 (왜 있잖은가 "후지이 이츠키 스트레이트 플래시") 가 붙어 있었다. KL/F YI v.1 MAY 26 1995 라... Korean Literature? F 는 뭐지? 총 3명의 대출자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한번 완독 후 다시 읽은 것으로 추정된다. 속지 한 귀퉁이에는 001-1 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는데 Skype 를 실행해볼까 2.5초간 망설이게 했다.

"나는 <바람개비>의 사투리를 멋스럽게 쓰느라고 <팔랑개비> 라고 해본 것에 지나지 않아. 자네가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보니 내가 제대로 쓰지 못한 모양이군. 자네를 팔랑개비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 나는 바람개비라고 하고 싶었던 거야. 발 달란 바람개비…… 바람을 기다리지 못하는 바람개비…… 바람 앞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바람이 자면 바람을 찾아다니는 바람개비…… 바람개비는 풍차가 아니야. 앞으로 서울 갈 일 있으면 기차를 타게."

어느 미군 기지에서 잠을 자고 있었을 바람개비는 어찌하여 내 손에 오게 된 것일까. 그 이름 모를 세 명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나는 책을 "놓고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2006/03/02 14:30 2006/03/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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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3/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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