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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전 Tale of Cinema (2005)  [감상/영화/외...]

2005.05.26 개봉 / 18세 이상 / 89분 / 드라마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 Cannes Film Festival / RT


종로3가 무빙워커 그 느릿느릿한 여유가 좋다. 굳이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일 뿐이다. 그렇게 걸어냄을 대신하며 영화의 여운을 되씹고 있다.

지하철로 향하다 그런생각을 했다. 매일 같이 지나쳐 가며 어느새 낯익게 되는 이들이 있다고, 지하철 3호선의 기아바이 몇명과 종로거리 나이스 버거 아저씨, 매일 아침 굿모닝을 돌리는 무가지 배포원?, 10년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서점의 털보 아저씨 등등 그들에겐 내가 지나쳐 가는 일개 대중이겠지만 내겐 꽤 낯익은 아니 친숙한 얼굴들이다. 또 모를 일이다. 모월모일 누군가 이렇게 말을 걸어올지도 "텅씨 쓰시네요? 혹시 루나모스님 아니세요. "저기 악수" 아니 비밍이라도?" 나또한 언젠가 이런 말을 하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었다. "아니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시네요, 그 수염하며..." 그렇게 일상속의 유명인을, 그 유명인과의 만남을 재발견했다.

영화가 끝나면 새로운 영화가 시작된다. <메멘토>를 보고나서 폴라로이드를 찍기 시작하고,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고나서 녹색 파카에 시선을 멈추고, <극장전>을 보고나서 생전 안 피던 말보로 레드를 사 펴든다. 그 청승맞은 모방에 자유롭지를 못한다. "조금 만 비슷해도 모두 자기 얘기 같으니" 아니 영화같은 이야기를 꿈꾸니...

기묘하게 유쾌했다. 영화속 삶속에 반복되는 영화속 영화. 뻔뻔한 외피와 얄팍한 내피가 오히려 잘 맞아 떨어지는 한 짝 이었다. "재미를 봤으니 이제 그만 뚝." 다시 무빙워커에 걸음을 옮기면 그뿐이다. 그리고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을 하고 살아내야 한다."

시네코아를 걸어나오는 순간, 어느새 모두 동수와 영실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쿨한척 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 내내 짓어낸 시원스럽지 못한 웃음을 감추며 단평들을 쏟아낸다. 모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한 대사가 뇌리를 스친건 또 무슨 연유일까? "완전! 사랑합니다!" 나또한 그렇게 외쳐대고 있다. "이 영화 완전! 좋습니다!"

한편으로 허망해졌던 영화를 뒤로 한채 그 간사함을 생각한다. 응변과 처세, 그렇게 또 하루하루 걸어가며, 모두는 살아가고 아니 "죽어가고 있다." 별 문제없이. 한쪽에 가선 한 없이 불평불만을 터트리며 돌아와서는 변함없이 묵묵히 감내할 따름이다. 생의 의지를 돌보기엔 생각할 여력이 없고 시간이 주어지면 스크린속을 응시 한채 저당잡힌 인생의 걍팍함을 덜어낸다.(라는 생각만을 할 따름이다.)

뭐 어찌됐건 좋았다. 나름의 겹침과 비틀기에 모두들 적잖게 동의를 표했다. 흘렸던 웃음의 무게는 차치하고, 영화속 영화와 삶을 모사하는 영화를 뒤로한채 그 뒷맛을 곱씹어 가며 이렇게 영화를 모사하게 된다. 극장 앞에서 올려다 본 영화속 극장과 주인공들이 걸어냈던 경사길을 뒤로한채 조금씩 다시 삶속으로 발길을 옮긴다. "잠깐 지갑이 어디갔지, 어차피 한도초과니..." 그나저나 걱정이다 말보로 레드를 다 태우고 나면 목이 꽤 컬컬해 질텐데... :p


- Tungsten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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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7 22:23 2005/05/27 22:23



Posted by lunamoth on 2005/05/27 22:23
(4) trackbacks | (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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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전 x
    【 Tracked from 달고양이 at 2005/05/28 00:29 】
    홍상수에 대해서 농담으로 하는 얘기가, 그의 영화는 보다가 잠시 딴 짓을 하고 돌아와서 봐도 크게 상관이 없다는 거다. 사실은 상관이 있지만 어쨌거나 홍상수의 영화는 참 지리멸렬하다. 봤던 당시의 느낌을 기억해보자면, 은 신선하면서 약간 당혹스러..

    [그리고]「극장전」을 보고 x
    【 Tracked from 영화가 들어있는 서랍 at 2005/05/31 19:08 】
    TONG하고 통했네요!!

    극장전 x
    【 Tracked from (we)BLOG at 2005/07/26 01:03 】
    홍상수의 영화는 재미있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니... 홍상수 영화 중 제일 재미있게 봤다. 감정이입이 제일 잘된다. 연미는 같이 보다 또 자버렸지만... 홍상수 영화 중 끝까지 같이 본 영화가 있던가... 어쨌든 내일 출근길은 말보로 레드다!

    극장전 x
    【 Tracked from Walking Slowly at 2005/12/17 17:45 】
    5월달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보기가 두려웠던 영화. 홍상수를 알기에 그냥 섣불리 시작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PDA에 두어달 넘게 저장되어있던 극장전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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