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모를 이야기... 극명하고도 간명합니다. 어느새 유폐되어지고 어느새 간절하게 다가오는 그 삶의 의지란...
어린 모습 속에 드리워진 불우한 현실과의 조우 앞에서 허한 웃음조차 짓기가 주저하게 됩니다.
수십 고비를 넘나드는 와중에 더 이상 나이란 숫자에 그치고 그 이상의 회한을 담보해 냅니다. 비정상적 구조를 배태케 한 인물로의 애증도 어느 순간에서 간절한 한탄만으로 채워집니다.
그럼으로 남겨진 아니 이미 존재의 방식을 무서우리만치 세밀히 터득해낸 그리고 터득해가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방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잔잔하고도 건조하게 읊조리는 장면에서도 그 고된 영위의 지난함이 절절히 묻어 나옵니다.
아키라 괄호열고 열둘 괄호 닫고, 그의 생명력에 절감하며, 그의 회피에 여일하게 수긍하게 되며, 누군가로부터는 버려졌지만 그 자신만은 버릴수 없는 연에 대한 의지에 숙연케 됩니다.
선연히 깨닫게 되는건 단순한 상황논리 속에 묻힌 인간적 요소만은 아닐테지요. 철저히 냉혹스런 벽앞에서 몇발자국 이라도 옮겨보려 하는 호흡과 위태한 와중에도 주위로의 시선을 잃지 않고자 하는 고된 몸부림의 지고함 역시 더해져 다가옵니다.
이 무통분만과 소화불량의 세태 앞에 놓여진 작은 생존기로 읽혀질 혹은 곡해되어질 이야기가 그 관찰자 시점에선 어떻게 다가갈지를 생각합니다.
빈한함과 굶주림이란 단어는 소거되어 버린채로 호사스런 순간의 기로앞에 끊임없이 순응하며 숙고의 여지조차 망각해 버린건 아닌가 합니다.
흔한 다큐멘터리의 외피라고 치부한채로 애써 감복한채 하며 얼마지나지 않아 또 외면할지 모릅니다. 그렇게 위를 향해 홀로 배불리 남겨진 순간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모를 그 이야기는 저 뒤편에서 끊임없이 발버둥 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뒤돌아 호출하기 전까지...
- Zire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