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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natic Dawn II 俠客遊 (1994)  [감상/게임]


ⓒ ARTDINK



아련하네요. 누군가가 몇년부터 도스용 게임이 사라질것이라 했을때 전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더랬죠. 마치 640K 정도 메모리만 있으면 충분할 것이란 생각처럼. 아니 너무 어리석게 치부할것 까진 없겠죠. 패키지에 대한 동경이란게 있었을 때 그리고 config.sys 에 목매던 시절을 기억한다면요. 그 아집은 순수해 보이기까지 하니까요.

비스코 (고에이의 유통사) 에서 날라온 삼국지, 대항해시대 브로마이드를 감격스레 받아들고 핀업한적이 있어요. 생각해보면 사실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였을 거에요. 게임이란것에 열광하고 몰입했던게...

이 게임은 그 막바지 쯤에 위치하는것 같네요, 소위 떨이라는 것으로 사게됐거든요. 윈도우로 진입하는 시점, 남은 패잔병들은 조용히 짐을 정리하는 그 순간. (아마도 PC챔프(!)에서 리뷰보고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느낌의 게임이였죠...)

메뉴얼 부터 참 유쾌했어요. 대화식 구성에... 이런식이죠...

"신성 마법에도 신앙심이라는 단어가 나왔었지만, 왠지 교시나 계율따위를 지키지 않으면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수행 중에라도 열심히 진지하게 기술을 익힌다면 나중에 마법을 사용할 순간에만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모험가 중에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신성과 암흑에 양다리 걸치는 자들도 상당히 많다.

"하나님이나 악마도 마음이 꽤 넓군요. 아니면 일일이 기도하는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파악하는 것이 귀찮으니까 그냥 모조리 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도를 안 들어줬다가는 인기가 떨어지고 결국에 신자마저 줄어들까 봐 걱정이 되어 그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 사부님, 천벌을 받으시겠어요."

에 또 암흑 마법에도 역시 주의할 점이 있다.

"암흑 마법은 암흑계 사원에서 훈련한다는 말씀이지요? 이미 예상했습니다."

무엇보다 절 사로잡은 건 소위 말하는 자유도였지요. 아무 목표가 없는 아니 자신만의 목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이 행하는 대로 그 자체가 스토리가 되는식의 구성이요. 전형적인 RPG 방식에 길들여 있을 당시로서는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었죠.

전반적인 게임의 컨버젼이나 한글화는 미흡하기 짝이 없었고, 시스템도 어리숙?하기도 했었지만 게임 그 자체에는 빠져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광대한 대륙을 말그대로 "호기 하나로 떠돌아다니는 과객"이 된 느낌이랄까요.

의뢰를 받고 던전을 탐사하고 훈련을 받고 (레벨업이라는 개념이 없었죠!), 어찌보면 이 단순한 시스템에서 재미를 느낀것은 나름대로의 캐릭터 육성의 재미였던것 같네요. 불우한 고아 (마수 공포증 정도가 덧붙여진) 에서 몇개의 제국을 호령하는 국왕이 되는 입지전적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것도 가능하니까요.

이 후로 몇번의 연작 (온라인 게임으로도) 이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다지 손이 많이 닿질 않더군요. 마치 삼국지3 이후로 애정이 조금씩 식어 갔던 과정과 같은 이유겠지요...

우연히 들린 도스박스 카페에서 이 게임이 생각나 실행해 봤는데 별무리 없이 잘 돌아가더군요. 일전에 XP에서 실행시킨다고 꽤 고생하던 기억이 나기도 하는데. 도스박스쪽이 많은 판올림을 해서 이젠 유연해 진것 같기도 했고요.

다시 한번 만져볼까도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아직까지 제 잔영으로 존재하는 게임임은 분명해 보이네요. :)
2005/03/26 23:01 2005/03/26 23:01



Posted by lunamoth on 2005/03/26 23:01
(0) trackbacks |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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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스 시절의 명작이 참 많죠.
    도스 게임을 돌리기 어려워진 요즘이 오히려 안타깝기도 하다는..

    와니 2005/03/28 20:39 r x
    와니 님 // 도스박스 상당히 괜찮아 졌더군요.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외에 ScummVM 쪽도 관심둘만 하고요 :)

    lunamoth 2005/03/29 01:31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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