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공식홈페이지 / 악어 컴퍼니 / 동숭아트센터20년지기 세 친구의 우정은 한 사건으로 약간의 균열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취향의 차이를 넘어서 예전부터 내려온 엇갈렸던 관점으로 도달하기에 이릅니다.
나름의 "스노비즘"으로도 읽힐 수 있을만한 수현의 "예술" 애호와 애정을 숨긴 자신감어린 냉소의 규태와 두리뭉실하면서도 자신의 말만은 다 내뱉어 내는 덕수는 그 "미니멀" 한 공간속에서 때론 소탈한 웃음을 지어내기도 때론 폭발적인 격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을 정의하며 무의미에 의미를 부여하며 나름의 목적을 이뤄가는 세태를 다소간에 폭로하는 것도 일부분 느껴지기도 합니다.
타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의 문제도, 우정이란 이름 아래 행해지는 진실의 은폐 혹은 회피 문제도 (선의든 아니든), 신념에 대한 선택과 그 강요에 대한 문제도 한데 어우려져 화합물을 만들어 나갑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는 갖지 못했던 소통의 문제가 나름의 사건으로 촉발돼 첨예한 대립을 그리고 지지부진한 것돌기의 상황을 연출해 냅니다. 그것은 우리 또한 가져보기 힘들었을 각자의 속내의 벌거벗움입니다.
그리곤 규태 나름의 해석속에서 어느덧 감정선의 봉합을 이뤄냅니다. 그렇겠죠. 어쩌면 저 하얀 캔버스 속에서 담보했던것 역시 각자의 상상이자 그 서로간의 이해일 테니까요. 우리네 우정 역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것과는" 거리가 먼 타협된 "거짓말" 속의 "한 사람이 공간을 가로 질러 저 멀리 사라지는 순간"을 위한 밑그림의 일종일지도 모르겠고요.
(2005년 3월 6일 3:00,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방백..
규태, 혼자서.
규태 | 앙트로와, 과연 앙트로와의 그림 때문일까요? 그게 아닙니다. 우리는 훨씬 이전부터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이 녀석이 하도 보채기에 외국에서 왔다는 그 유명한 연극을 같이 봤죠. 바다의 여자? 뭐 그런 제목이었는데, 아무튼 그게 고약하더라고요. 무대가 멋있는 것 같기는 한데, 대사도 별로 없고 내용도 없어요. 두 시간이 넘게 계속 이상한 짓거리만 하더란 말입니다. 공연 보고 나서 어떻게 봤냐고 묻기에 내가 그랬죠. "드라마가 좀 부족하지 않냐?" 그랬더니 웃는 겁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그건 네가 잘못 본 거야. 이건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돼." 해체주의. 그 순간부터 우리는 해체되기 시작한 겁니다. 하도 기가 막혀서 내 다시 이야기했죠. "글쎄, 그건 팜플렛에 다 써 있는 이야기고, 우리 나이 정도 되면 뭔가 독창적인 견해를 가지는 게 좋지 않냐?" 라고 그랬습니다. 웃으면서 말입니다. 그랬더니 이 자식 한다는 말이, "너 오늘따라 콧대가 너무 높은 거 같다. 너무 거만한거 아냐?"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내가 보기엔 넌 그냥 너야, 특별한 존재가 이니라고. 좀 넓게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그날 참는게 아니었습니다. 조용한 데로 끌고 가서 한방 먹여줄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널브러진 저 새끼 얼굴에다 대고 쏴 줄걸 그랬습니다. "그래, 난 그냥 나다.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 그럼 넌 뭔데? 너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인데?"
규태와 수현, 이전 그대로.
규태 | 퓨전 요리? 좀 그렇지 않냐?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고…. 그냥 편한데 가자.
공연정보..
공 연 명 - 아트 (Art)
공연기간 - 2005. 1. 7 (금) ~ 3. 13 (일)
공연시간 - 평일 8:00 / 토요일 4:30, 8:00 / 일공휴일 3:00, 6:00 / 월 쉼, 2월 8일 공연없음
티켓가격 - 일반 25,000원 / 학생 20,000원
공연장소 - 동숭아트센터소극장
주 최 - 악어컴퍼니 02)764-8760
제 작 - 조행덕
원 작 -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번안/연출 - 황재헌
CAST - 화목토팀 : 오달수, 이남희, 유연수 VS 수금일팀 :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