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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재구성, 그때 그사람들  [길 위의 이야기]

오래전 그 길을 다시 걸었다. 언젠가부터 다시금 찾고 싶어졌다. 단지 추억을 할만큼의 시간의 경과가 이유는 아닐것이다. 유년의 기억이란 퇴보시키는 감상일 뿐일테지만. 그저 변화를 보고, 기억을 더듬어 한때나마 내 안에서 온전히 담아냈던 열정의 순간을 엿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 순진무구란 가당찮은 수식으로 재구성할 기억들을 온전히 느끼며 체험해 보고 싶었다. 그 목적을 완전히 이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길을 걸으며 얘기를 나누며 그때 그사람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오늘의 기나긴 행보는 의미를 찾아 갈 것이라 생각한다.

10년만 일까? 오래전 그 근거지들을 다시 찾은 것이. 굳이 의도한건 아니 었지만 한편 애써 찾아가보려 하지도 않았다. 인연을 인연그대로 두지 못하는, 어렵게 만나고 쉽게 헤어져버리는, 힘들여 찾고 무감각하게 팽개쳐버리는 내 오래된 습속 문제일런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그들도 과거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불량식품을 얘기하고, 구슬치기와 팽이치기의 기술 등을 얘기했다. 이젠 하나의 공감대로서 존재하게된 소소한 사연들을 함께 나누며 소비해갔다. 이젠 꽤나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웃을 수 밖에 없음을, 끄집어 내어 얘기할 수 밖에 없음을.

이름모를 독일병정이 담긴 프라모델 세트를 보고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오늘의 정처없는, 그 기나긴 행보가. 시간은 흐르고 모든것은 스러져만 간다. 단지 남아있는건 그 옛터와 추억의 기류들이었다. 몇몇의 장소들을 기억의 사료들을 재조합시켜가며 대차대조해보기 시작했다.

오락실 키드의 생애를 추억하며 분식집의 생존논리를 얘기했다. 거대한 괴물들과 조우하며 학군까지 재조합시킨다는 계층논리를 씁쓸히 씹어삼켰다. 늘어난 명패들을 무덤덤히 넘겨가고, 수년전 그때 그대로인 헌책방 털보 아저씨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며 무덤덤히 서있는 문방구 주인분들을 마주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속으로 틈입되어 가는 지력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고은호처럼 타임머신이라도 탄 기분일까. 이 기묘한 기분을 얼마간 유지할 듯 싶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꺼내볼 시간이 주어진다면 예전만큼의 환상은 덜어낸 채로 건조한 현실과의 대차대조만이 눈앞을 가리울지도 모르겠다. 허나 추억속 삶들도 운행을 계속하며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것은 다행일런지 모르겠다. 여전히 멈춰있는 것만 같은 내겐.

"내 타임머신은 공항까지 뒤쫓아갔다가, 니가 보고싶고, 그리울때가 지나 지금 네 앞에 서있어. 그리고 곧 멈췄어 더 이상 기억이 나질 않아 아무리 애써도."

초고 오후 11:05 2005-02-05
2005/02/05 23:06 2005/02/05 23:06



Posted by lunamoth on 2005/02/0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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