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오늘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오전 동안 한참 몰입해 있다 문득 시계를 "클릭"해보고 알게 됐지요. 요일 관념도 잊은 채 정신없이 산 것은 아닌데 내일 이때쯤에도 여기에서 같은 곳을 쳐다본 채로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그리곤 괜한 행복감에 잠시나마 젖게 됐지요.
타이피스트도 어느 경지에 다다르게 되면 나름의 운율을 획득하게 되는 것만 같습니다. 언젠가 흥에 겨워 마치 피아니스트라도 된 것 마냥 소리 나게 키를 두드리고 있는 저를 발견한 적이 있거든요. 괜스런 자위겠지만. 그래도 한결 가벼워지는 건 다행스런 일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기쁨들을 포착해 간다는 것이 꽤나 허망한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저도 조금은 바뀌어 가고 있는가 봅니다. 가끔은 전혀 이해 못 할 언어들로 펼쳐지는 한 폭의 장면들에서 아련한 잿빛기억 속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든지, 선물을 주고받으며 가슴 한켠을 열어둔다 든지 하는 것 등에서 말이죠.
아직은 "실망의 영역을 희망의 영역과 구분하는 영원의 한 부분"에서 "육신을 부패로부터 보호해 주는 영혼의 소금 절임"이라는 식으로 살아가며 얘길 하고 있겠지만. 질식된 삶들 보다 "다시 살려보는 이야기"가 의미 있는 길임은 조금씩 깨닫고 있는 듯싶습니다 :)
| 금요일 [길 위의 이야기]
2005/01/14 23:40
2005/01/14 23:40
Posted by lunamoth on 2005/01/14 23:40
(3) comments
FRIDAY ; Lost sense of time x
【 Tracked from applevirus 애플바이러스 at 2005/01/15 02:28 】
lunamoth 님의 글을 읽다가... 갑자기 사색에 잠겨버리게 된 applevirus.
요즈음의 applevirus 역시 .
시간 관념 또는 타임 테이블의 일관성을 무시 또는 대량으로 상실한채로
한주를 마무리 해 가고 있는 걸 발견하다.
핸드폰 파워 오프 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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