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고 싶을 때 Gegen die Wand (2004)
다시 하이퍼텍 나다를 찾았다. 얼마 전에 릴 된 것을 보고 언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기회가 되어 "2004 나다 마지막 프로포즈"를 통해 보게 되었다. (13일까지로 되어 있던 것이 20일까지로 연장됨.)
시선과 움직임 모두 강렬하게 다가왔다. 흡사 파괴적으로까지 다가오는 영상은 물론일 테고. 끝 갈대 모를 방랑과 자학으로의 점철된채 침전하는 남자 (마치 추운 나라에서의 리머스를 연상시키는). 그리고 욕망과 그에 대한 자유를 꿈꾸는 한 여자. (배우의 본명 또한 시벨 이었다, 스캔들까지도 영화 속 느낌을 더 가미해줄 뿐이었고.) 그 둘의 미칠 듯한 사랑의 연대기.
한 줄기 구원처럼 다가오는 사랑과 어느덧 의미를 발견해 가는 사랑, 하지만 이내 엇갈리고 고된 면죄부만을 선택케한다. 결코 하이네켄으론 해갈되지 않을 갈증과 텁텁한 일상 속의 펑크 댄스 같은 원 나잇들. 그 둘의 만남은 평행선을 달리는 듯했지만 결국 서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악단의 음악 속에서, 환각적인 화면 속에서, 지독스런 핏빛마저도 미치도록 열망하는 사랑의 징표로서 다가온다. 단지 동병으로 상련하는 것만이 아닌 한 없이 기다리게 하고, 끊임없이 토악질하게 만드는 열병과도 같은 불운한 사랑. 미치고 싶을 때 만난 사랑, 그 사랑 속에 미치게 만드는 여정들.
아이를 바라보는 여자와 버스를 탄 남자, 그 들은 또 얼마나 미치도록 열망하고 애써 삶 속으로 돌아갈 것인지.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 때론 미치도록 사랑해 보는 것만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차히트와 시벨속에서 기억함.
p.s. 글중알콜농도 0.100% 초과. 음주 포스팅. :p
cf. 미치고 싶을 때 봤던 영화, <미치고 싶을 때> by 시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