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적으로 쓰고자 한 글의 제목을 정하고 글을 작성하게 되겠죠.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제목 쓰고,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써나가게 되고요. 그러다 필요한 경우에 생각나는 인용구를 인터넷이나 책을 뒤져가며 찾아 써놓기도 하고요. 예전에 봤던 다른 블로그의 글들이나 신문기사들도 생각나는 대로 링크를 걸어두게 됩니다. (그러다 가끔 다른 웹사이트에 빠져 주객전도의 길을 걷게 되는 것도 장시간 글 작성의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만... :p)
그렇게 대략 글 작성을 완료하고 나면 다시 한번 읽어 퇴고를 하고 얼마 전부터 버릇이 되어 버린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띄어쓰기 정도를 수정하곤 합니다. 그 다음 과정은 문맥이나 단어에 연관된 웹 주소들을 링크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그런 후 다시 퇴고. 문단 구분을 검토해 보기도 하고요. 이미지를 넣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이미지를 찾아 리사이즈를 하고 업로드를 하고 좌우 중간 정렬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미지의 이름을 적기도 하지요. 그리고 참고 사이트들은 적어두기도 하고 (FYI), via 표시를 빠트리지는 않았는지 찾아보기도 합니다. 맥락에 맞는 단어가 쓰였는지도 생각해보고요.
대략 글 작성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가까스로 싱크 버튼을 클릭하게 됩니다. 관리자 모드가 아닌 블로그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고 수정해야 할 곳을 검토해 보기도 하고요. 트랙백을 보낼 곳이 있다면 보내고 메타블로그를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시 블로그를 잊어버리고 후일 코멘트를 반갑게 확인하게 되지요.
이렇게 양식화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모처에서 "포스팅"을 하게 될 때 템플릿까지 이용했었던 것이 버릇이 되어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강박증세 인 것도 같기도 합니다만 :|
일기장이 사라진 시대의 하나의 일기장이라 식의 자위로 하찮음을 과시하는 나르시시즘의 길만을 가는 듯해,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포스트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가끔씩 그 안일함을 숨겨보고자 오늘도 이런저런 정보를 찾으며 링크를 걸어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뜻 분열적인 이 블로그를 위한 변명도 되겠네요 :p)
오늘은 약간은 쓸쓸한 좌판이었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고, 간혹 마주치는 애틋한 코멘트에서 나름의 보람을 찾아가며 그렇게 애꿎은 담배를 태워가며 몰입해 가는 건 또 아닌가 싶습니다.
p.s. 그나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