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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씌여진 포스트  [블로그 이야기]

태터툴즈에서는 생성시각을 관리자가 수정할 수가 있습니다. 새로운 글을 생성할 때 생성시각이 기록되고 포스팅 완료시 현재 시각으로 갱신하겠느냐고 물어보고 갱신을 하는 식이죠. 그래서 변경되는 시각을 따져보면 하나의 글을 올리는 데에 걸린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물론 간단한 글인 경우는 10분 정도 걸리지만 어떤 경우는 1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있더군요. 불현듯 과연 뭘 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따져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쓰고자 한 글의 제목을 정하고 글을 작성하게 되겠죠.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제목 쓰고,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써나가게 되고요. 그러다 필요한 경우에 생각나는 인용구를 인터넷이나 책을 뒤져가며 찾아 써놓기도 하고요. 예전에 봤던 다른 블로그의 글들이나 신문기사들도 생각나는 대로 링크를 걸어두게 됩니다. (그러다 가끔 다른 웹사이트에 빠져 주객전도의 길을 걷게 되는 것도 장시간 글 작성의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만... :p)

그렇게 대략 글 작성을 완료하고 나면 다시 한번 읽어 퇴고를 하고 얼마 전부터 버릇이 되어 버린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띄어쓰기 정도를 수정하곤 합니다. 그 다음 과정은 문맥이나 단어에 연관된 웹 주소들을 링크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그런 후 다시 퇴고. 문단 구분을 검토해 보기도 하고요. 이미지를 넣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이미지를 찾아 리사이즈를 하고 업로드를 하고 좌우 중간 정렬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미지의 이름을 적기도 하지요. 그리고 참고 사이트들은 적어두기도 하고 (FYI), via 표시를 빠트리지는 않았는지 찾아보기도 합니다. 맥락에 맞는 단어가 쓰였는지도 생각해보고요.

대략 글 작성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가까스로 싱크 버튼을 클릭하게 됩니다. 관리자 모드가 아닌 블로그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고 수정해야 할 곳을 검토해 보기도 하고요. 트랙백을 보낼 곳이 있다면 보내고 메타블로그를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시 블로그를 잊어버리고 후일 코멘트를 반갑게 확인하게 되지요.

이렇게 양식화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모처에서 "포스팅"을 하게 될 때 템플릿까지 이용했었던 것이 버릇이 되어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강박증세 인 것도 같기도 합니다만 :|

일기장이 사라진 시대의 하나의 일기장이라 식의 자위로 하찮음을 과시하는 나르시시즘의 길만을 가는 듯해,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포스트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가끔씩 그 안일함을 숨겨보고자 오늘도 이런저런 정보를 찾으며 링크를 걸어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뜻 분열적인 이 블로그를 위한 변명도 되겠네요 :p)

오늘은 약간은 쓸쓸한 좌판이었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고, 간혹 마주치는 애틋한 코멘트에서 나름의 보람을 찾아가며 그렇게 애꿎은 담배를 태워가며 몰입해 가는 건 또 아닌가 싶습니다.

p.s. 그나저나 포스팅 하시는데 글 쓰시는데 얼마나 걸리시나요? 이글은 1시간이 걸렸군요 :| (뉴스데스크를 보며...)
2005/01/09 22:33 2005/01/09 22:33



Posted by lunamoth on 2005/01/09 22:33
(8) comments


    나만의 블로그 정책 x
    【 Tracked from ISDEN.com at 2006/09/03 23:38 】
    구체적으로 명시된 정책을 통해 블로그 색깔의 표출과, 운영 가이드 라인을 마련 1. 포스팅 - 하루에 한개 이상의 글을 포스팅 - 발행전 2번 검토하기, 글쓰기 후 2번 검토 - 오타 발견시 즉각 수정 2. 참여, 의견 관리 - 글 등록시간을 기준으로 3일 내로 답변 코멘트 달기, 시간이 아닌 날짜 기준 3일, 3일이 지날경우 답변 넘김 - 트랙백을 받은후 답 트랙백 보내기 - 익명, 필명 코멘트 삭제 금지, 스팸성격의 데이터는 제외 3. 블로그 성..


    짧은 건 10분도 안 걸리구, 좀 길게 쓰려면 한시간 걸리더라구요..@0@

    제니 2005/01/09 23:04 r x
    애틋한 코멘트 하나 추가요~ ㅋㅋ


    농담이구요, 저는 뭘 쓸지 생각나면 일단 포스트를 생성해 놓고 시간 날때 글을 씁니다. 그러다가 딴 거 하다가 다음 날에 글을 마칠 때도 있구. 뭐 너무 맘 편하게 글을 쓴다고 해야 하나요? ^^;
    저도 평상시에 편하게 쓰는 잡담은 대략 10분 정도 걸리지만 약간이라도 전문적인 내용이 들어가게 되면 참고 자료 찾느라 1시간 이상 걸릴때가 많습니다. ^^

    폐인희동이 2005/01/09 23:12 r x
    글의 성격에 따라서 다르긴 합니다만, 저는 보통 이십 분에서 한 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심력이 많이 소모되는 논쟁거리에 대한 글이나 리뷰 같은 것들은 서너 시간씩 걸리는 경우도 있고요. 생각해 보니 저도 글을 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타입 같네요. :)

    925Kun 2005/01/10 00:36 r x
    일상 속에서 주제가 떠오르면 하루 이틀 정도 계속 생각을 머리속에서 정리하죠.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막상 글로 옮기는 건 순전히 글의 길이에만 비례해요. 글자수/타자속도. 물론, 쓰다보면 다른 생각들이 또 가지처럼 번져나와서 그것들을 다잡는데 추가 시간이 들어가기도 하지만요 :)

    polarnara 2005/01/10 01:35 r x
    저도 족히 한시간은 걸리는 듯.. 다른분들 블로그 보면 단숨에 써내려간 느낌을 받곤 했는데 꼭 그런건 아니었군요 ^^;
    그보다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문장이 길어지고 앞뒤 문맥의 연결이 어색해지는게 큰 문제더라구요.. (앞에서 하려고 했던 말을 자꾸 까먹는 관계로;;)

    crizin 2005/01/10 09:14 r x
    제니님 // 다른분들도 거의 그렇군요. 짧은 글 하나와 긴글 하나씩 정도를 겸해서 포스팅해볼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요즘은 하루에 글 하나쓰기도 부담스럽긴 하더군요;;)

    폐인희동이님 // 예 애틋한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 아 그 방법도 괜찮겠네요. 나중에 퍼블릭으로 전환시키면 될테니까요. 저도 써봐야 겠습니다. 며칠전에 그렇게 시도해보긴 했는데 결국은 쓰지도 못하고 delete-_-a 생각날때 바로바로 해치우는것?이 제 스타일인것 같기도 하고요. 역시 다른분들도 내용에 따라 10분/60분 정도였군요.

    925Kun님 // 925Kun님의 글을 읽다보면 정말 꽤 공력?을 기울이신듯한 느낌이 자연스레 묻어나온답니다. 그런 진득한? 글쓰기 실력이 부럽기도 하고요. 전 어렵다 싶으면 횡설수설하다 그쳐버리니;; , 수양이 필요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는 평균적으로 한 30분에서 1시간 사이인것 같네요.

    polarnara님 // polarnara님 처음뵙네요. 반갑습니다. 리플 감사드리고요. 그러시군요. 저도 계속 생각나는 주제는 있긴 한데 직접 글로 옮기는 건 바로 쓸 수 있는 것에 그치는 것 같네요. 계속 생각을 정리하고 해봐야 될듯 싶습니다. 생각의 가지치기, 다른 주제로 빠지는 것도 글쓰는데 어느정도 방해거리 혹은 발전거리가 될 듯 싶네요.

    crizin님 // crizin님께서는 태터툴즈 관련글 올리실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셨을것 같은데... 일일이 소스 수정 부분 작성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는 생각을 하게된답니다. / 저도 단숨에 작성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때는 글이 어수선해서 정리하는데 또 시간을 빼앗기더군요. 다 제 요령부득이겠지만 말입니다. / 저도 물론 글이 길어지면 문맥도 그렇고 내용도 번잡해지고 그렇더군요.

    결론은 어찌됐건 계속 써보는 수 밖에 없다는것 같네요. 쓰다보면 언젠가는 걸린 시간과는 상관없이 두루 흡족한 내용이 담길 것 이라 생각하며 말이죠.

    lunamoth 2005/01/11 21:32 r x
    글 잘 봤습니다. ^^; 제 포스팅에도 쓰여있듯이 저는 기본 1시간입니다. 논리적이고 긴 글의 경우는 사진이 없음에도 3-4시간이 걸릴 때도 있죠. -_-;; 저도 lunamoth님이 쓰신 방법 그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종이에 적어 올리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lunamoth님과 비슷한 순서로 글을 쓸 것 같아요. / 포스팅을 하는 데 있어 '시간'이 그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만, 당황스럽게도 제 글이 이오공감에 올라가버려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 글에 대한 후속편을 아침에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_-;; 후속편의 대략적인 내용은 K가 10분만에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한 것이었는데... 거참, 포스팅을 해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사람들이 그글에 대해 잊혀질 때쯤 써야될 것 같아요. 흐흐..

    나무물고기 2005/11/03 14:34 r x
      예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구조화를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틈나는대로 글을 써보려고는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lunamoth 2005/11/03 15:32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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