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오가며 만난 이런저런 인연들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종종 보고는 한다. 물론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더라도 책이나 선물들의 교류로 은은한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며칠 전의 리드미님의 책 나눔 관련 글을 보면서 문득 지금껏 오갔던 오프라인으로의 일련의 교류들이 떠올랐다. 예전에 자바월드라는 곳에 글을 올리고 그에 대한 답글을 받고 어느 분께 영화를 직접 보내드리기도 했었던 기억이 나고. 일전에 선물로 받았었던, 절판된 폴 오스터의 책을 구하는 분이 있어서 직접 만나뵙고 드린 기억도 난다. (강남역에 타워레코드가 있었을 때일 것이다. 어색함으로 별 얘기도 못 나누었던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게임이라며 (모 소설을 토대로 했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직접 구해서 보내주셨던 분도 계셨다. (솔직히 제대로 플레이도 못해봐서 이내 송구스럽기만 하다.) 그래 기억난다. 아즈라엘의 눈물 (Azrael's Tear) 이었지. 개인 홈페이지에서 방명록 100단위 글 작성자분께 책을 드리는 이벤트도 해봤었다. (두 분 정도 드린 듯.) 나름대로 획기적이고 유쾌한 이벤트였다고 생각된다. 99번째 글을 올리며 다른 이에게로 선물을 돌리는 모습이란... :)
단편화된 0과 1 사이의 세상에서 가끔씩 이런 아날로그적 감상들을 떠올려 보고 있노라면 아직도 소소하게 숨겨진 호의들과 조금이라도 더 다가설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의 기운이 느껴진다. 얼마 전에 옥션을 통해 오래된 PDA 와 PDA폰을 팔게 됐었다. 샀을 당시의 가격에 비해 비교 못할 정도의 가격으로 아쉽게나마 처리한 격이었다. 하지만, 구매하신 분들이 남겨주신 글들을 보고 있노라니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별 소용이 없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크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내 마음속을 밝아지게끔 해주었다. 단 몇 푼의 계량화된 재화가 아닌 그런 무궁하면서도 끊임없이 번져나가는 온기만이 그걸 가능하게 할 터이고...
| 온라인 속 온기 [길 위의 이야기]
2004/12/15 23:11
2004/12/15 23:11
Posted by lunamoth on 2004/12/1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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