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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도망하다  [길 위의 이야기]

비정상적일 만치 현실에 무관심한 90년대 청년들은 ‘현실과 가장 닮은 가상현실’, 영화로 도망했다. 말하자면 90년대 청년들에게 영화는 실종된 현실의 대체물이다. 80년대 청년들이 현실에 정열을 발산했듯 90년대 청년들은 영화 속의 현실에 정열을 발산한다. 현실에 비정상적일 만치 무관심한 그들은 영화 속의 현실엔 더할 나위 없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러나 극장을 나서는 순간 그런 개입의 경험은 그들에게서 흔적없이 증발한다. 그들은 다시 신실한 자본의 신도이자 반동의 신도의 삶으로 돌아간다.

투루먼 카포디는 그의 소설에서 영화를 종교적 의식으로 비유하였다. 그렇게 말하면 확실히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외톨이가 되어 스크린과 마주하고 있으면 뭔가 자신의 혼을 잠정적인 장소에 보류해두는 듯한 기분이 된다. 그리고 몇 번이고 영화관을 드나드는 사이에 이런 기분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는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시네마딕트(영화중독 : Cinema와 Addict를 합성한 조어) 이다.

충실한 현실도피 혹은 대체물로서의 영화라면 그건 더 이상 청량제로서의 기능이 아닌 마취제로서 기능일 것이다. 하지만 비겁하게도, 얼마 안되는 진입하기 쉬운 문화 행위의 일안이라는 혹은 의례적인 사교의 기본값으로 치부해 합리화하기 쉬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소비하는 건 저들의 이미지가 아니라 자신의 진실한 성찰과 행동의 시간일지 모른다.
2004/11/07 14:30 2004/11/07 14:30



Posted by lunamoth on 2004/11/07 14:30
(1) trackbacks | (2) comments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한때 , 저도 저런 심치감에 푹빠진 적이 있었죠..지금도 약간은 그렇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가 싫어 지네요...이젠 현실에서 살고 싶은걸까요 ?

    june 2004/11/07 17:40 r x
    june님 // 물론 저 글을 제 내부로도 향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말하더군요. 영화관 출구에 거울을 두는 까닭(지금은 안그런것 같지만)은 환상을 잊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조언에 다름아니다 라고요. 저도 빨리 돌아와야 될텐데... :| // 211.212.98.14

    lunamoth 2004/11/07 17:51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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