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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과 개념주의: 퀴즈가 싫다  [나의 서재]

"개념주의와 교양을 동일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교양있는 사람은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개념주의 취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에코의『미네르바 성냥갑』- 개념과 개념주의 中에서

얼마 전부터, TV에서 각종 퀴즈 프로그램들이 난립하고 있다. 혹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들은 일면 다르지만 또한 같아 보인다. 한, 두 명 혹은 다수가 독자적 혹은 팀을 이뤄 혼자서나, 1대1 혹은 1대多로 이런저런 상식, 잡학에 관한 객관식 (4지든, 5지든), 주관식 문제를 풀며. 종종 (소시민에게는) 이른바 거금에 해당하는 상금이 걸린 경우가 있으며 막판에 가서는 "포기냐? 두 배냐!" 식의 선택지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상금도 좋고 상식을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을 뜻하는 토박이말) 알아 간다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속에 내제된 개념주의와 교양을 동일시하는 착시현상의 그림자가 이내 찜찜해 보인다.

분명 "의식의 흐름과 내면의 독백을 종횡으로 활용했던" 작품이 율리시즈 라는 것을 아는 것과 율리시즈를 읽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그럼에 퀴즈 게임과 다이제스트식 시사회 프로그램은 깊이 없는 허식과 요행만을 가르치려 드는 것만 같아 우울해진다.

에코는 말한다. "교양 있다는 것은 모든 개념을 기억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디에서 그 개념들을 찾을 수 있는지 안다는 걸 의미한다." 고. 한국식으로 예를 옮겨보자면 『은어 낚시 통신』과 『굴비 낚시』란 책을 취미/낚시 서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한국 단편소설, 한국 에세이 코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개념주의를 선호하는 취향이 나쁘진 않을 것이다. 다만, 문학 범주를, 전체 교양을 한낱 작가 이름, 작품 제목 이름 맞추기 식의 일차원적 문제로 폄훼 하는 것만 같아 그리 유쾌하지 않을 뿐이다.

2004. 8. 17 lunamoth.

2004/10/31 04:30 2004/10/31 04:30



Posted by lunamoth on 2004/10/3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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