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토바이 헤드라이트에 의지해 어둠을 한 줄기 빛으로 조금씩 빗질하듯 쓸어가며, 능선을 달립니다. 윤색과 치장 없이 눈앞에서 바라보는 삶의 신산함도, 어렴풋이 아니 그려지지조차 않은 추억 앞을 한없이 가리며, 그저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흔한 상상으로의 도피도 허락되지 않고, 발랄하게 포장된 로맨스도 없습니다. 그저 담담히 적어 내려가는, 주억거리는, 만수와 수경 간의 나직한 이해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많이 다르지도 않습니다. 미쳐가는 순간순간이, 끝없이 넘어지고, 침전하는 순간이, 뭉개지고 꾸겨진 조각들 조각들에 의지하는 순간이. 노래방 화면 속 누군가를 바라보는 만수처럼 우리 또한 바라볼 뿐이지만. 지나왔느냐와 지나갈 것인가의 차이. 그 속에서 그 둘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 나는 행복합니다 (2008) [감상/영화/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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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0 01:10
2014/09/10 01:10
tags: 나는 행복합니다, 윤종찬, 이보영, 이청춘, 현빈
Posted by lunamoth on 2014/09/1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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