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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 赤壁 Red Cliff (2008)  [감상/영화/외...]

2008.07.10 개봉 | 15세 이상 | 132분 | 액션,전쟁,모험,드라마 | 중국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赤壁

조조의 대군에 패퇴하여 신야로부터 패주하는 유비군, 그리고 이어지는 예의 상산 조자룡의 일기당천, 아두 구출과 장비의 용맹무쌍으로 (비록 장판파 필마단기는 볼 수 없었습니다만) 영화 적벽대전의 막이 열립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삼국지연의』의 인물, 이야기, 구성은 잠시 잊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유기와 함께 강하에서 병마를 끌고 오는 관우를 생각하던 차에, 바로 눈앞에 당도하는 것은 조조의 대군 속을 게임 《진·삼국무쌍》처럼 청룡언월도 한 자루로 휘젓는 관우이니까요.

그 후 이후의 내용은,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와 "와룡은 세 치 혀로 강동을 일깨우고", 주유와의 만남과 유비-손권의 동맹, "거대한 전쟁"의 서막을 여는 동맹군의 "구궁팔괘진"에서 펼쳐지는 감녕, 조운, 장비, 관우, 주유?!의 호쾌한 액션 활극입니다. 그리고 짐짓 태연하게 불타는 모형선을 보여주며, 속편을 기약할 따름입니다. 어찌보면 적벽대전의 프롤로그에 가까운 느낌이 들 수도 있겠고요.

물론 하릴없는 소원이기도 하겠지만, 영화 내내 지금껏 읽어온 연의와 거기에 빚진 극화들과의 상충으로 발화되는 불협화음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이를테면 거문고 협연으로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주유와 제갈량의 화합, 소교에 대한 집착으로 전쟁에 나서는 조조, 유인작전을 진두지휘하는 손상향, 조운을 구해주는 주유의 무예까지… 어느 순간 관객의 인정을 바라는 것만 같습니다. 전무했던 적벽대전의 영화화를 지켜보는 대신 오우삼이 만든 삼국지 "월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상성》에서 선후배로 나와 묘한 경계와 대결 양상을 선보였던 양조위와 금성무는 이번에는 더할 나위 없이 진중하고도, 멋스런 격조의 극치를 자아냅니다. 문무양도를 겸비하고, 지략에 무예까지 갖춘 주유 역의 양조위는 우려와 달리 냉철하면서도 "불을 품은 듯"한 모습으로, 양조위 식으로 해석해냅니다. 제갈량 역의 금성무도 명민함이 묻어나지만, 아직 풋풋한 매력이 엿보이는 책사?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양대 축인 두 사람의 모습은 거문고 연주처럼 조금씩 밀고 당기면서 절묘하게 극을 이끌어 갑니다.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손권, 감녕, 손상향, 조조는 제각각 연의의 틀을 빌려와 영화 적벽대전에 맞게 재구성된 듯한 느낌입니다. 유비는 노회한 기운이 엿보이지만, 덕장의 모습 그대로이고, 관우는 조조와의 조우에서 화용도의 여운을 남기고, 앞뒤로 특유의 무예를 선보입니다. 장비는 사모보다 주먹을 앞세운 액션을 보여주고, 조운은 영화 전반 종횡무진으로 몸을 아끼지 않는 무예를 펼칩니다. 손권도 짧은 시간 그간의 고뇌를 적절히 표현해내고요. 조조, 소교, 손상향은 앞서 말한 이유 탓에 호평을 하기에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 고에이로부터 각인된 면면에 이어지는 실사화, "旣生瑜 何生亮" 의 복선, 제갈공명의 시각, 등등 여러 가지로 삼국지의 팬이라면 영화 내내 즐길 거리가 많은 영화였습니다. 연의와 어긋나는 영화화를 고려한 배려?를 헤아리고 본다면, 충분히 만족하실 듯싶습니다 J


덧. 윗 영화 스틸 사진, 화염 속의 공명은 물론 적벽대전 2부에서 나오겠지요 J

2008/07/14 00:36 2008/07/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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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8/07/14 00:36
(2) comments


    우위썬,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 x
    【 Tracked from 지요의 뜰 at 2008/07/14 02:22 】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삼국연의》를 좋아했고, 이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몇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뭐 아무도 기대하시지 않겠지만, 객관적이거나 공정한 감상문은 절대 불가능하고, 그나마 노력하던 마음도 곱게 접어 저쪽 어딘가에 두었습니다. 감안하고 읽으세요. 아, 다 쓰고 보니 무지 깁니다; 영화의 주인공 량차오웨이 주랑 소루 님 덕에 《씨네21》 660호를 먼저 읽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설명과 주연 배우 중 세 명인 량차오웨이, 가네시로 다케...

    색다른 영화, 적벽대전 x
    【 Tracked from With Man at 2008/08/28 10:16 】
    To be continued .. 괜한 스포일러가 되고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영화 적벽대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라 차마 언급하지 않을 수 가 없다. 영화 제일 마지막 장면에 모든 관객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저 단어들..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영화 마지막에,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To be continued ..'가 떴다.;; 색다른 영화, 적벽대전오늘, 영화 '적벽대전' 시사회를 다녀왔다. '버킷리스트'이후 두 번째 시사회 나들...


    심지어 저 공명등은 저때 나오지도 않는 걸로 알아요. 하하하, 오우삼 만세!
    그치만 전 지리한 설전보다는 어차피 주유가 주인공인 바에야 저 '연주회' 처리가 나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케시 공명한테 설전은 어울리지 않아요(팬이라도 할 말은 한다!). 눈웃음 살짝 쳐서 사람 홀리는 짓을 한다면 모를까. 무엇보다 아마도 실제 주유는 저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공명에게 담담했으리라 생각해요. 차라리 적벽전 마치고 유비를 친 다음 공명을 끌어들이고자 탐내지 않았을까 싶은걸요. 형 제갈근을 보낸 이야기도 있고.

    트랙백 보내셨길래 맞트랙백 보냅니다. 뭐 이젠 숨어 지내는 거 그만할까 해요. 열라 더운 여름날 동원훈련 화이팅~! *진심*

    JIYO 2008/07/14 02:21 r x
      아하 저게 공명등이었군요.. 몰랐습니다;; , 적벽대전하면 고육계,사항계,연환계 콤보에 화룡점정 화계인데 뭔가 이글거리는 사진을 넣고 싶더라고요 하하;

      그러고보니 영화에서 길게 토론하는 것을 넣기에도 애매하긴 할 것 같네요... 예 그래도 뭔가 연의와 다르게 만나자마자 형님아우식이 돼버린것 같아서요...^^;;

      말씀 감사했습니다. 동원훈련도 마지막이었네요... 흙흙 왠지 뿌듯합니다...

               lunamoth 2008/07/16 23:36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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