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시티 《신파를 위하여》
"지긋지긋하고, 지독하고, 똑같고, 유치하고, 뻔한" 그 얘기예요. 나름의 통속을 거치며 살더라도 현욱과 다희처럼 그 전형을 반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긴 해요. 아니 난 적어도 그럴 거라 장담을 하겠지요. 그렇지만 어딘가 날 위해 준비되어 있을 그럴듯한 환상을 꿈꾸다가도 어느샌가 돌아다보면 누구든, 오래전에 폐기했으리라 생각했던 그 젊어서의 자작시를 읊고는 쓰러져버리지요. "나는 취한 걸까? 미친 걸까?" 나조차도 모르게 되뇌며 말이에요. 어느 말 그대로 예술이 바라보는 세상이 아닌 서푼 짜리 통속 소설 속 세계가 비록 농을 건네는듯 싶지만, 기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안겨다 주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적어도 미래완료진행형의 모습을요.
기어코 붙잡고, 매달리며, 울부짖고, 목메어 울게 하지요. 그 바람에 흩날리는 티끌 같은 기운 뒤로 서로의 선물이었던 오랜 그녀의 핸드폰과 새로운 그의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요. 그리곤 보이스오버. "니가 어디에 있건… 평생 이걸로 전화할 거야. 우린 완전 신파니까…" 어쩌면 그들을, 우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건 그 신파의 끝자락인 것 같아요. 스릴러도 로맨스도 아닌 그저 질퍽거리는, 발에 채는, 대체로 흐린, 쉽사리 떠오르지 않고 쓰고 보면 낡은 글 조각 같은,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내면화" 해야 할 생의 모사로서의 그 신파요.
| 신파를 위하여 [감상/영화/외...]
2007/10/19 03:43
2007/10/19 03:43
tags: Drama, Foucaults Pendulum, 김무열, 신파, 신파를 위하여, 최지연
Posted by lunamoth on 2007/10/19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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