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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미소, 샌드위치 그리고 담배  [나의 서재]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고 사설탐정 역할을 떠맡은 좌절한 소설가 퀸은 편집증적인 노인 스틸먼을 추적하게 됩니다. 작가로서, 화자로서, 소설 속 사립탐정으로서 다층적인 위치에 자리하는 폴 오스터의 계보도를 짜맞추는 것이 하나의 묘미였다면, 스틸먼이 배회했던 구역을 간단히 도식화해서 의미를 찾아가 보려는 퀸의 편집증 또한 『뉴욕 3부작』의 재밋거리였습니다. *spoiler warning* 제가 《호미사이드》에서의 종이 쪼가리, 『푸코의 진자』에서의 앙골프의 문서 같은 것?에 끌리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 말이지요. 퀸은 스틸먼의 이동경로를 지도위에 그려나가다 글자로 인식하고 하나의 문맥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OWEROFBAB 이 바벨탑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지요. 확증 편향이던가요. "그가 글자를 본 것은 단지 그것들을 보려고 했기 때문"일 겁니다. 바비와 까소봉이 그랬듯이요.

폴 오스터의 소설 속 사설탐정 추적극을 갑작스레 떠올린 것은 언젠가 봤던 기발하고도 편리?한 어떤 사진 이야기 때문입니다 (물론 Take Care of Yourself 보다는 무딘듯싶지만). 흥신소에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라고 의뢰하고, 뭣 모르는 사설탐정은 의뢰인인 그의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는 소피 칼The detective 이야기입니다. "라이프 캐싱"과 "프라이버시 보호 데이터 마이닝" 얘깃거리를 지나서 《Ergo Proxy》 분위기 구현 사례로써도 쓸만한 예가 될 듯싶더군요.

이런 폴 오스터와 소피 칼의 접점에 대한 힌트는 『뉴욕 이야기』를 읽으면서 얻게 됐습니다. 폴 오스터에게 허구의 인물을 창조해달라고 요청해 그대로 행동한 소피 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요. 이 "뉴욕에서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소피 칼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될 교육 입문서"는 미소 짓기, 낯선 이들에게 말 건네기, 샌드위치와 담배 나눠주기, 한 장소를 택해 1시간씩 머무르기를 권합니다. 간간이 찍혀있는 사진들은 오기 렌을 금방이라도 만날 것만 같은 《Smoke》 속 아련한 분위기 그대로이고, 시시때때로 조우하게 되는 사람들과 조언란 댓글들이 세상과 타자를 향한 조그마한 관심과 다가섬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어쩌면, 이런 "멋진 전복들"이 "도로포장 벽돌 밑에 해변"을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쯤에서 "현재라는 선물"에 대한 얘기가 나올 법도 싶지만, 데일 쿠퍼의 한마디만을 걸어두고 싶네요 J
2007/08/08 02:16 2007/08/08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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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8/08 02:16
(6) comments



    Administrator only.

    Secret visitor 2007/08/08 16:04 r x
      예 사실 예전에 쓰다만 글인데, 미뤄두다 완결한 글입니다. 역시 글솜씨가 없어서 하고 싶은 얘기를 잘 못 풀어내는듯 싶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자제분들에게 "일촌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기사도 생각나긴 하고요. 그래도 일정부분 private 한 공간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

               lunamoth 2007/08/18 00:56 x
    다시 예전의 스킨으로 바뀌었네요~
    오랜만에 들려봅니다.

    뉴욕 이야기하면 뉴욕 살아서 그런가
    웬지 더 정이 가는 책이죠 ㅎ

    와니 2007/08/11 21:06 r x
      예 안녕하세요 와니님 :) , 스킨은 바꾼적이 없는걸요 허허허^^;

      예전에 봤던 신기한 사람? 이야기가 혹시 이 책 쓴 사람 얘기 아닌가 했는데 그렇더군요. 신기해서 써봤는데, 요령부득으로 제게도 난해한 글이 된듯 싶습니다 orz.

               lunamoth 2007/08/18 01:06 x
    안녕하세요.
    브렛앤더슨으로 들어왔습니다.

    포스 2011/08/19 04:43 r x
      아 예 안녕하세요 브렛 앤더슨 팬이신가요? 예 저도 팬입니다. 반갑습니다^^;

      브렛 앤더슨 관련 글은 http://lunamoth.biz/tag/Brett%20Anderson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lunamoth 2011/08/19 09:19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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