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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2006)  [감상/영화/외...]

2007.04.12 개봉 | 15세 이상 | 129분 | 코미디,드라마,뮤지컬 | 일본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카와지리 마츠코는 계속해서 이것으로 내 인생은 끝일 거라고 되뇌지만, 예의 지치지 않는 의지로 새로운 사랑을 찾고, 현실에 적응하고, 끊임없이 일어섭니다. 칠전팔기니 인생역정이니 하는 범주의 파란만장한 마츠코의 연대기를 보고 있노라면, 과장된 시각효과 치장과 감각적인 뮤지컬로서의 영화 연출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느 영화에서처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를 반복해서 묻기보다, 마츠코가 만난 인간 군상들과 점철되는 애증의 일대기를 하나하나 따라가게끔 합니다. '디즈니의 히로인이 실수로 다른 문을 열어버린다면 마츠코처럼 살게 되지 않을까' 라는 감독의 비유처럼 《아멜리에》의 잔혹 동화 버전 어느 언저리에 있는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감옥행과 초 현실과 소망의 은유일런지 모를 미스터 자이언츠의 은퇴 소식과 유리 겔라의 모습, 우주 유영에 성공한 승무원의 모습이 간간이 스크린을 스치고, 가사를 떨어뜨려 두고 들을 수 없을 노래들이 화면 위를 채웁니다. 나카타니 미키 호연을 보고 있노라면 《케이조쿠》의 어수룩한 경시청 연수생 시바타 준의 모습을 연상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다른 숨은 배우들의 면면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고요.

매몰차게 떠나버린 작가지망생 야메가와, 그의 라이벌이자 불륜 상대인 오카노, 기둥서방 오노데라, 이발사 시마즈, 그리고 운명론적 서사의 주인공 제자 류 요이치까지 흡사 반복되는 듯한 순환고리가 처음에는 조금은 불편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실마리를 잊지 않고 제공합니다. 조카 카와지리 쇼의 여자친구 아스카가 말하듯 삶의 가치는 다른 이에게 뭘 받았느냐가 아닌 뭘 해 주었는지에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혼자 둑 앞에 앉아 고향의 치쿠고 강을 닮은 아라카와 강을 바라보며 울곤 했었다는 お歸り, ただいま마무리까지. 그렇게 두 시간여를 따라오다 보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힘을, 사랑을 주었지만 "자신은 늘 상처받아 너덜너덜해지고, 고독하고, 촌스럽고, 철저하게 바보스러운 사람"이었던 마츠코를 긍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2007/05/01 23:24 2007/05/0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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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5/01 23:24
(2) comments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x
    【 Tracked from 樂 - joyful stream at 2007/05/01 23:55 】
    인생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마츠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에는 사람이면 누구나 겪는 절망과 패배가 묻어 있다. 하려고 했으나 되지 않는 일들, 그리고 앞길을 가로막는 인간들과 수 없는 태클. 마츠코는 정말 단 한가지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억세게 운이 좋지 않은 여인이었다. 영화는 뮤지컬 요소가 가미되어 나름 코믹한 부분도 있고, 일본영화 특유의 "인간의 개성"에 대한 묘사도 뛰어나다. 좋은 표를 던지고 싶은 것..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x
    【 Tracked from 골룸 에세이 (gollum.pe.kr) at 2007/05/02 01:57 】
    맨 마지막의 비극적 장면은 마츠코에게 끝까지 엉겨붙는 불행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의 손을 통한 구원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차라리 잘된거야, 같은 느낌? 우옜든동 살아야 장땡이라고 하지만 마츠코의 일생에 차마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츠코가 불행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일찌감치 시작한 '연기' 때문은 아니었을런지. 어떤 사람들은 단순한 다름 때문이든 거창하게 부조리 때문이든 간에 현실과의 강한 괴리감을 느끼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x
    【 Tracked from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at 2007/05/03 19:20 】
    가벼운 웃음으로 시작했던 이 영화는 결국 진지한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보는 내내 '내가 더 나이를 먹어야 이 의미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극으로 치닫는 '마츠코'의 삶을 바라보며 외로움과의 싸움에 지쳐가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안타까워요. 누구든, 정말 따스한 마음으로 그녀를 잡아주었다면. 그렇게까지 슬픈 삶을 살지는 않았을텐데. 어느 한 사람이라도 말이죠... _ 너무나도 순수했던 그녀의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재밌지~나카타니 미키가 그렇게 예쁜지 처음알았다

    JJIINN 2007/05/03 00:59 r x
      괜찮았다. 너 말대로 나카타니 미키의 호연이 공신일테고 :)

               lunamoth 2007/05/05 19:55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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