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피투성이 난장의 밑바닥 뒹굴기에 동참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의문입니다. 엄숙하리만치 몰아세우는 극도의 진지함이 어찌 한낱 실소로 치환되는지도 말이지요. 그래요. 더 이상 하드보일드의 외피조차 거부하려는 이들을 돌려세우려 하지 맙시다. 설명되지 않는, 혹은 감화되기 어려운 부활의 플롯에 대해서는 파불라로써 감안을 하고, 피와 뼈가 일그러져가는 고된 속죄의 서사를 절절히 지켜보면 될 뿐입니다.
구양원의 세상은 대-한민국의 열광에 함몰된 2006년의 오늘이 아니고 삼경물산의 그물 속에 포섭된 날 선 별세상입니다. 운명적이고 비장하게 다가오는 살부의 그늘 아래, 더러운 피를 빼내야만 비로소 천국의 문이 기다리는, 그리고 사시미를 잡은 아이들이 터널의 끝에서 암흑으로 돌변케 하는 예도 지금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부산도 아닌 공간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로 말미암아 찾을 막다른 길로, 끝까지 그리고 처절하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내야 합니다. 그게 또한 태진과 수의 지난 33년을 우리가 채워넣을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 Tungsten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