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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룩한 계보  [감상/영화/외...]

흐르는 빗물로 세수를 대신한 채, 수분을 잔뜩 머금은 야상의 무게를 느끼며 타이핑을 합니다. 함께 있을 때 한 번도 비를 맞은 기억이 없는 친구들은 마지막 순간 그렇게 비를 맞으며, 짐짓 거룩하게 작별을 합니다. 어찌 보면 "말해봐요, 왜 그랬어요"의 장진 식의 변주이기도, 옛날옛적 순천서 목포까지, 그리고 오늘의 비열한 거리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짝패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공 대신 칼을 잡은 태권도 3단의 동치성(정재영)과 분홍 복면을 벗은 정순탄(류승용) 그리고 컨디션이 아닌 "견디셔"로 필름이 끊긴 지난밤을 보낸 채 출근하던 회사원 김주중(정준호)의 진득한 "사랑과 우정"을 그려냅니다.

예의 부조리한 상황과 대사는 수다를 풀어내고, 몇몇 곁가지(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마지막, 너는 내 운명 면회를 연상케 하는)들도 특유의 색으로 새롭게 다가옵니다. 장진 사단의 신병은 그럴 듯하게 묻혀가는 듯싶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띄는 이는 인파이터? 정순탄역의 류승용입니다. 범상찮은 얼굴에 특유의 휘파람 카리스마까지 좌청룡역을 톡톡히 해냅니다. 그 외 화이로 분한 윤유선을 제외하고, 각각의 면면들은 숨은 과거 배역 찾기 놀이를 해도 될 정도입니다.

글쎄요, 여전히 의문이긴 합니다. 언제까지 신디케이트 소재로 장르 확장이 계속 이뤄질지가. 하긴 "소프라노스에서 욕설/노출/폭력을 빼면 내 사랑 레이몬드가 되긴" 하겠지요 :p

- Tungsten C
2006/10/23 00:38 2006/10/2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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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0/23 00:38
(2) comments


    061023거룩한계보 - 장진식 조폭영화 x
    【 Tracked from vinnaly at 2006/10/23 01:50 】
    내일 시험을 보는대도 불구하고 보고온 영화 너무 보고싶어서 ! 평이 않좋다 하더라도 (애초에 평도 보지 않지만) 난 내가 재밌겠다 보고싶다라고 느낀 영화들은 챙겨 보는 편이다. (난 보통 영화를 보기전에는 예고편, 홍보지, 평을 안보는데, 평이 안좋다고 하도 그래서 못봤던 영화 한반도를 나중에 다운(-_-)받아서 보고 난 다음 극장에서 못본걸 땅을 치고 후회.. orz) 거룩한계보는 그 흔해 빠지고 진부하게 짝이없는 조폭영화들과는 다르다. (물론 칼..


    장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아는 여자" 도 그랬고.. 발상이 참 신선해요.
    꽤 오래동안 잔상이 남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

    Roy 2006/10/25 13:31 r x
      네 특유의 유머는 인정할만 한것 같습니다. 스타일랄까, 정극?에서도 엿보이는 그런 유머들이 +/- 가 어떻게 되는건지 다소 고민이 되긴 합니다. 아예 한 장르만 파는 영화를 만들어보면 어떻게 나올런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lunamoth 2006/10/26 01:12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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