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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청춘에게 고함 Don't Look Back (2006)  [감상/영화/외...]

2006.07.13 개봉 | 18세 이상 | 126분 | 드라마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말련의 비애"를 이토록 잘 그려낸 영화가 또 있던가? 김병장 (김태우 분) 의 말년 휴가를 보고 있노라니 앞서 두 에피소드는 그대로 뇌리 속에서 지워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라디오 정보센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방 폭행 사건 (이상우 분 에피소드) 과 마지막 "불륜남"의 "철로에 귀 기울이면" 얘기 (김혜나 분 에피소드) 가 앞선 이야기들을 상기시켜 주긴 했지만, 그 어찌할 수 없는 동질감이 절절히 다가와 하나의 독립적인 단편처럼 느껴졌다.

모두가 날 못 알아보는 악몽을 꾸고, 정체된 자신과 달리 앞서가는 군상 앞에서, 달라진 사회에서 소외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김병장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정읍행 열차표 두 장이 담긴 아내의 핸드백과 결혼식 대리인 역 뿐이었다. 하릴없이 옛 이야기만 풀어내며, 책을 펄럭여 비상금을 확인하고, 취업에 필수라는 책을 사며, 부서진 우산을 들고 담배를 피울 수밖에 없다. 결국 애써 아내에게 말을 꺼내지만, 진실이 담보하는 것은 믿음이 아닌 불확실한 유예였다. 불확실함 속에 단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김병장의 제대 장면에서는 잔뜩 힘주어 애인에게 하는 전역 신고와 따라오는 눈물어린 감격의 포옹이 아닐 것이란 정도.

김병장의 휴가, 아니 대개의 휴가가 후임 이상병이 광을 낸 전투화와 휴가병이 의례 들고 다니는 쇼핑백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준비를 해도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것처럼, 겉은 그럴 듯해도 막상 들어있는 일속은 뻔한 물건들뿐인 것처럼. 1541 뒤에 늘 주저함이 따라다녔던 이들에게는 지리멸렬한 김병장의 일상이《용서받지 못한 자》보다는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테고.

극장을 나서며 또 다른 김병장이 생각났다. 서른의 인사과 김병장. 두 아이의 다감한 아버지였을 그는 연병장과 정비대 배차실을 가로질러 근무자 인솔을 하는 "개념 없는" "물상병"에게 "개스"를 뿌릴 줄 아는 고참이었다. 참으로 유했던 그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06/08/23 00:36 2006/08/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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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8/23 00:36
(0) trackbacks |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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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무대인사도 하고..선착순으로 주는 핸드폰 액정닦이도 받았다죠; 감독님이 광주 분이라 광주극장에서 개봉을 했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에피소드가 크게 와닿지 않더라구요;
    마지막 에피소드는 보는 내내 저까지 마음이 착찹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내가 벗어둔 구두를 발로 차버리는 장면을 봤을 땐 어쩐지 뭔가 뚫리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xizang 2006/08/23 23:58 r x
      예 그렇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저도 좀 관념적 대사가 걸리긴 했습니다. 뭐랄까 문어투가 좀 거슬리더군요.

      그렇죠 일종의 대리만족이랄까 그런게 그 장면에 있었지요. 홍상수 감독과의 관련성은 영화보고 나서 알게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극장전 느낌도 나고 하더군요.

               lunamoth 2006/08/24 00:31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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