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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1994년 여름  [길 위의 이야기]

그에게 있어 1994년은 무엇보다 LG 란 두 글자가 먼저 떠오르는 그런 해였다. 유재빈 트리오와 이광한 감독 정도를 덧붙일 수 있겠고, 존경해마지 않았던 송구홍 정도가 영광스런 언급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김소식의 컬컬한 목소리를 참아내며 2시간 넘게 라디오를 들으며, 팬 북 어딘가에 붙어있던 스코어 보드를 기록하면서 야구 기록원을 꿈꾸기도 했었다.면 거짓말이고 재미삼아 몇 경기를 기록했던 적이 있었다고 언젠가 실토하기도 했었다. 그가 무슨 심산이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어린이 회원(가입비가 일금 1만 원 정도 했을까?)으로 "잠바" 와 책가방, "책받침" 과 스티커, 팬 북과 야구 모자 일속을 바리바리 챙겨두길 좋아했던 순수한 "국딩"이었다는 그는 보이스카우트, 항공우주단 등속과 도매금으로 넘겨짚는 시선에 대해서는 내심 불만이었다. 언젠가부터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게 되면서 그 역시 "신바람"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첵 야구와 구원 불가에 대한 자조적인 유머에 쓴웃음을 지으며 즐길 뿐이었다. "어린이 회원"은 야구장이 아닌, 마구마구에 있을 테고, 그 역시 생각나면 한 번씩 곰TV 중계를 보는 것 정도였다. "승짱"이 9시 뉴스 한 귀퉁이를 장식하던 2006년 여름의 현실이었다.
2006/08/10 23:44 2006/08/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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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8/10 23:44
(16) comments



    94년에 뭘 했던가... =_=
    생각해보니 도통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93년은 대전 엑스포때문에 기억나는 것이 많지만
    그 다음해는 머리속에서 지워진 느낌이군요.
    일기를 썼어야 했는데.

    asdfmia 2006/08/11 00:12 r x
      예 저도 뭐 상세한 것은 기억이 나질 않긴 하더군요. LG 트윈스 어린이 회원 선물중에 야구화도 있었는데 그게 도대체 몇년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나더군요. 뭐 그다지 질이 좋지는 않았다는 것 정도는 기억이 납니다만^^;

               lunamoth 2006/08/11 00:54 x
    94년이라면, 그때 제가 야구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군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스포츠 뉴스를 보던 시기..

    94년에 야구를 보기 시작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엘지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가 94년에 국딩이었으면 그는 저와 연배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군요. 그런데 저는 그를 한 30대 중반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8con 2006/08/11 01:04 r x
      예 그렇지요. 찾아보니까 어린이 관람층이 5만명 수준이었는데 1만명까지 떨어졌다는군요. '어린이 회원' 없는 프로야구, 미래는 없다는 짤막한 기사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11141 도 보이는군요. 뭔가 씁쓸하긴 합니다.

      허허... 30대 중반이라... 이거 참... 잊지않겠다.랄까요.;;

               lunamoth 2006/08/11 02:02 x
    94년이면 제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군요. (그때만해도 국민학교라고 불렀지만..)
    그때 제가 했던 일은.... 집에 있던 과학앨범 읽기, 8절지 스케치북에 사인펜으로 그림그리기, 피아노 치기.. 정도가 기억나네요.;;
    (제가 별로 운동경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때라.. 야구 같은 건 완전 관심 밖이었다는..)

    daybreaker 2006/08/11 02:30 r x
      예 저도 뭐 그다지 기억이 나는 것이... 검도를 그때 했었던가?

      여튼 94년 우승 후 나온『이광한 & 자율야구』란 책을 찾다찾다 못 찾아서 삼미~ 마지막 팬클럽 식으로 수치를 좀 써보려 했던 것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버린듯... 꽤 레어 아이템인데... T-T

               lunamoth 2006/08/11 02:35 x
    94년이라...처참한 해였지요...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잠을 덜 잔 한해가 아니었나싶은데...ㅎㅎ...마약퇴치운동한다고 한참 뛰어다니던 해이기도 하겠군요. 덕분에 오랫만에 옛날생각해봤습니다~^^

    농우 2006/08/11 12:12 r x
      예.. 그러시군요. 얼핏 마약퇴치운동 관련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가끔 힘들었던 때가 생각나고 할때면 또 그런것에서 위안이 되기도 하는것 같고요.

               lunamoth 2006/08/12 19:46 x
    1994년의 기억 중에 아직까지 잊지 않고 있는건 미국월드컵 스페인전 서정원의 동점골 순간입니다. 후반 막판에 홍명보의 기막힌 스루패스를 그대로 집어넣자 교실의 모든 책걸상이 뒤엎어지는 사태가 일어났었죠.

    iris2000 2006/08/11 19:51 r x
      예 저도 94년에 학교에서 월드컵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홍명보 선수의 중거리슛이 기억에 나는데. 이게 맞는건지. 어느 경기인지... ;;

               lunamoth 2006/08/12 19:48 x
    자주 들르지만 답글은 안 남기는 방문객 중의 한 명인데, 저도 8con님처럼 lunamoth님이 94년에 '어린이'였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왜 저는 블로그만 보고 단순히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리라 짐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의 분위기에 따라 나이를 짐작하는 경우 없으세요? 아무튼 저도 뭐 94년에는 막 어린이에서 벗어나 청소년기의 첫해를 맞이한 해이긴 하지만 이번 글에는 괜히 답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ALLURE 2006/08/11 19:51 r x
      허허; 그런가요. 사실 예전 글 살펴보면 군 제대 글도 보이고 해서 얼핏 추정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의외로 나이대를 모르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뭐 딱히 정확히 밝힐 이유는 없고 이대로 갈 생각입니다. 하긴 예전에는 저 우측 상단 lunamoth 배너에 연결된 개인홈에서 생년월일이 있긴 있었습니다만...

      저도 간혹 추측이 어긋나는때가 많습니다. 의외로 어린분/나이든분 각각이고요. 어떤 경우는 여자분인줄 알았는데 중년;남성 분이었을때도 있고요. 그게 또 소위 온라인의 장점?이겠지요.

               lunamoth 2006/08/12 19:51 x
    그렇군요. 94년이라...군(정확히 단기사병...^^)을 제대하고 대학을 그만둔지 한참이나 지난 때이고, 개발을 한다고 열심히 밖으로 돌던 때...아련한 추억같은 느낌이 드는 때군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스포츠에는 별 감흥이 없어서 이렇다할 추억이나 기억은 없지만, 선친과 같이 배구를 봤던 기억은 뚜렷하게 나는군요.
    pe.kr에서 나이는 알았는데, 항상 느끼지만, 님은 나와 비슷한 연배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너무 진지한 것도 있지만, 생각의 깊이가 아주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여러 생각을 하고 여러 얘기를 하고 옛 생각도 하는 참 괜찮은 곳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꾸준하기를 바랍니다. :-)

    키그 2006/08/15 23:23 r x
      예 그러시군요. 과거에 매달리는 것도 문제겠지만, 또 얘깃거리는 그곳에서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것이니... 이제는 그려러니 하고 회상투로 종종 쓰게 되는것 같습니다.

      가족단위로 볼만한게 딱 야구인것 같긴한데, 재미란게 또 있어야 될테니. 어찌보면 요즘 세대로서는 안맞을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엊저녁에 지하철을 타니 잠실역 근방에서 야구경기를 보고 집으로 향하는 여중생 몇명이 있더군요. 뭔가 낯설기도 하고요. SS501 어쩌구면 몰라도 야구라... 뭐 잘은 모르겠습니다.

      예 과찬이십니다; 얄팍한 앎에 대해 틈나는대로 자괴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깊이를 두텁게 해나가는게 목표이긴 한데. 멀게만 느껴지니. 계속 써봐야지요. 라고 말은 합니다만, 요즘은 글도 거의 못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 힘내겠습니다 ;)

               lunamoth 2006/08/17 00:34 x
    홍명보 선수의 중거리 슛은 독일전입니다. :-)

    8con 2006/08/16 10:14 r x
      아 94년 미국에서 독일과 경기를 했었군요. 기억력이...;;;

               lunamoth 2006/08/17 00:2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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