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길들지 않은 아니 길들일 수 없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 날것 같은 박동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사랑 같은 것도 행복이란 것도 의미를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왔을 따름이고, 울부짖고, 토해내며 부딪쳐갈 뿐입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사력을 다해 움직입니다. 권총을 쥔 채로, 살아있는 눈빛으로. 한걸음 한걸음. 영화는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한 포기라도 더, 논에 기생하는 피를 솎아내는 것이 이 땅을 짊어지고 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수확을 하게 하는 길임을 믿는 남자가 있습니다. 돌아가는 일 없이 곧으며, 법을 지키며 신념을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모든 것을 걸고 지켜낼 것이라고. 되뇝니다.
가는 길은 둔탁하며, 표현은 서투릅니다. 몰아가는 순간은 극단적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두 남자의 교감의 그려내는 순간은 충분히 빛을 발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결말까지 뼈아픈 수긍을, 나름의 긍정을 보내게 합니다. 활극은 현실에 안착하고, 조직은 부패를 환기시킵니다. 건조하고 어딘가와 충분히 유사하지만 겉멋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길 위의 이야기 아니 그 바닥의 이야기와 법칙을 우리에게 돌려줍니다.
다만, 비장하다 못해 애절하기까지 한 침전의 과정은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영화"를 기대한 이에게 "현실"을 주입하며 마지막 장으로 달려갑니다. 첫 시작부터 결말은 정해져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야수같이 달려가는 남자와 결코 놓아주는 법이 없는 남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남자. 그들이 주고받을 건 하나뿐일 테고요. 여느 영화가 그래 왔듯이.
결코, 매끈하지 않은, 과도하게 혹자에 따라서는 과장되게 몰아가는 흠결까지 있지만, 이 영화가 그려내는 우직한 본능의 세계를 긍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덧. 콘실리에리역의 김윤석분 역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Tungsten C
야수. by dakdoo
48. <야수> 길들여질 수 없었던 야수들의 세계 by 푸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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