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때, 끝나는 법이라오."
확실히 적당한 시기를 놓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괜한 망집에 사로잡혀 폐가 마냥 내팽개쳐둔 것도 어느 정도 게으름의 소산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호스팅 업체에 꽤 지근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상하게도 열을 올렸고, 또 허무하게도 쉽사리 풀려버렸다. 그 뒤로 별 탈 없이 지속이 된 것에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 벌써 5년이다. 2001년 5월 14일부터. 홈페이지를 닫습니다 란 글까지 생각해봤지만. 역시 채울 건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왠지 의리 - 라고 한다면 웃기지만 - 를 지켜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하여 이렇게 쓴다. 2006년 8월 6일 이전에 홈페이지를 닫습니다. Full Moon Studios 의 그 흑백사진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헛헛해진다.
2. "이런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다면 그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다만 며칠 굶은 짐승의 내장처럼 어둡고 습하고 꾸불꾸불한, 그러나 텅 비어 막히지 않고 계속 어디론가 이어지는 골목길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로 홈페이지는 블로그로 리다이렉트 될 것이다. 이메일도 있거니와 도메인의 대한 나름의 애착도 있으니. 간간이 막다른 길 앞에서 방황하곤 하지만 그 궤적을 - 지도에 그려나가지 않더라도 - 추척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3. "네즈미든 사루든,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지금의 내 모습이야.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진짜 이름은 무엇인지 그런 것들이 이제 나를 알게 된 지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은 당신에게 중요할 턱이 없지 않나?"
종종 입안을 맴도는 말이기도 하다. 홈페이지가 없어지면 저 배너는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는, 단지 배너로만 남을 것이다. "春雨や抜け出たままの夜着の穴" , "그 어두운 구멍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구멍인 것이다. 그 어두운 구멍 속에서는 서로를 속이는 것도, 속는 것도 없다."
제목, 인용문은 김연수의『나는 유령작가입니다』중에서...
|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길 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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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3 18:30
2005/12/23 18:30
Posted by lunamoth on 2005/12/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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