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쪽으로 간다는 건… 평범하게 죽는 것과는 달라. 벌레란, 생과 사의 중간에 있는 존재야. 사람을 칭하기도 하고, 물질을 칭하기도 하지. 죽으면서 살아가는 듯한 '물체' 그건, 한 순간의 죽음보다 상상할 수 없이 끔찍한 수라라고 생각하지 않아?"
蟲師 에서 이른바 상상력의 힘을 보게 된다. 생을 그려내는 손에서, 정적을 먹는 벌레,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베개속 벌레부터 바다를 찾아 회귀하려는 늪까지. 그 낯설음의 순간 순간이 나직한 음성에 잠겨 슬며시 환영으로 다가온다. 어느것 하나 설익은 것이 없으며 고이고이 간직했던 오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리고 "각자의 존재의 방식대로" 공존하는 법을 찾는 충사 깅코의 안온함까지 더해져 따뜻한 풍경을 그려낸다. 숨이 차 오를 때쯤이면 잠시 뉘어 쉴 수 있는 그런...
이오는 말한다. 늪에 녹아가는 게 무서웠지만 또한 늪이 죽어가는 것이 슬펐다고...
| 여행하는 늪 [감상/만화/애니]
2005/12/06 15:00
2005/12/06 15:00
Posted by lunamoth on 2005/12/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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