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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잡기 혹은 신경쇠약  [길 위의 이야기]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쓰지 못할 글, 가녀린 기억을 붙잡고자 발버둥치며 또다시 박제를 시작한다. 가을비는 빗자루로 피한다지만, 하루 종일 그치질 못하고 그 바닥까지 쉼 없이 요동치게 만드는 궂은비의 장난에 동승한 느낌이다. 떨어지고 깨어지고 부서진다. 몰아치는 난국. 결국 내 자신 조차도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어찌 할 것인가. 떨어져 나간 부산물을 묵시해 보지만 답을 찾을 길은 없다. 그 순간 숨 가쁘게 펼쳐지는 흡사 예지몽 같은 연상 작용이 어깨 뒤편으로 당도한다. 몇 번의 요식적인 처리와 다만 얼마간의 위안이 자리 잡으면 이렇게 애써 과장하고자 했던 절락의 순간도 우습게 느껴질 것이다.

찰리는 말한다. “회개에는 고통이 따라야죠? 지옥의 고통 말이에요. 전 성냥불보다 백만 배는 더 뜨거운 불길을 원해요. 영원한 불길을요. 그 '영원'이란 걸 가지고 어떻게 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지옥의 고통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고통, 나머지 하나는 가슴이 느끼는 고통이죠. 영혼, 정신 말입니다. 그 둘 중에서 정말 고통스러운 건 영혼의 고통이에요.” 그렇다고 촛불을 살을 그을릴 기분은 아니다. 마이신 몇 알에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올 것을 믿는, 불길의 근처조차도 꺼려하는 자가 됐으니. 비열한건 거리뿐만이 아니었다.

연방 덱을 이리저리 뒤적여 보지만 나오는 건 Healing 이 아닌 역방향의 Wheel of Fortune 인 것만 같다.
2005/09/17 21:22 2005/09/17 21:22



Posted by lunamoth on 2005/09/1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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