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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 (2005)  [감상/영화/외...]

2005.08.04 개봉 / 12세 이상 / 133분 / 드라마,전쟁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 2.35:1


영화는 환상을 그려냅니다. 전쟁의 참상과 잔혹함이 비켜간 동막골이라는 마을에 인민군과 국군, 연합군이 함께 했을 때 벌어지는 촌극을 유머러스하게 접근해갑니다. 그 과정은 물론 JSA 에서의 그것과 일견 다릅니다. 전쟁의 긴장감이 촉발하는 위기상황을 동막골 - 어린아이 처럼 막산다는 풀이의 - 부락인의 순진무구함이 덧붙어 자연스레 감정의 무장해제를 꾀하게 됩니다.

강혜정의 캐릭터 역시 그 동막골의 순수를 대표하는 하나의 표상으로 함께합니다. 어떤 문명의 이기나 이해와 모략과는 거리가 먼 자연 그 자체로서의 순수성을 함의합니다. 그 속에서 총탄과 핏빛내음 속을 걸어낸 인물들은 자연스레 동막골과 동막골 마을 사람들에 동화될 뿐입니다.

패잔병들을 자기손으로 처리하며 돌아갈 낯조차 없어져 버린 리수화 소좌(정재영)와 피난민들의 행로를 제손으로 끊은 표현철 소위(신하균)의 죄책감 역시 하나 둘 동막골에 묻혀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그 나름의 도피는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영화는 역시 안전한 드라마의 수순을 밟아갑니다. 전쟁의 참상속에서의 모두가 패자로 남는 귀결 역시도. 동막골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빚어내는 실소의 순간과 예의 "장진" 투의 말본새의 유머는 적절히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허나 "양민 학살" 이란 하나의 사실의 묘사와의 결합이 그리 무거워 뵈지 않음은 적잖은 과오로 느껴집니다. 영화적 시점에서 간단히 풀어낼 만큼 현 시점에서의 풀이가 시원스럽지 못함이 이유일런지는 모르겠지만은요.

멧돼지 사냥의 표현 방식은 주목할만 합니다. 과감한 생략속에 인물의 표정 묘사에 집중하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더불어 더할나위 없는 진지함속에 웃음을 담아내는 맛은 일품입니다. 소위 장진 사단의 배우의 면면과 강혜정의 여일역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영화적 완성도의 공신이겠지요.

하지만 가볍게 웃어넘기고, 영화적 결말을 수긍 할만큼, 소재적 문제는 그리 쉽게 발목을 놓아주진 않습니다. 그게 영화적 서사의 미진함인지 소재주의의 환상인지 전후세대의 가당찮은 원죄의식인진 모르겠지만, 흘린 웃음의 죄스런 무게감이 적잖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있었고 이어 웰컴투 동막골이 나왔습니다. 배경과 시점과 얘깃거리는 물론 다르지만 가볍게 넘겨 짚어가는 영화적 시선만은 또 다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감동만을 담아내면 될 영화에 가당찮은 요구를 하는것도 같습니다만...

- Tungsten C

덧 하나. 엔딩 크레딧 처리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습니다만 ;)

덧 둘. "신인상 받게 해주세요" - 배우 임하룡, <웰컴 투 동막골> 무대 인사에서 열심히 연기했다며. (via FILM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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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웰컴투 동막골' - AllBlog
2005/07/25 23:43 2005/07/25 23:43



Posted by lunamoth on 2005/07/25 23:43
(10) comments


    [단평] 웰컴 투 동막골 x
    【 Tracked from 늘 갈림길, 한 걸음 더 at 2005/08/01 22:57 】
    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정말 친절하였다. 이 영화만큼은 개봉 초에 보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더니(나를 포함), DLP 버전과 카메오에 대한 관심이 벌써 재관람 관객을 양산해내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개봉 첫주 주말 4일간, 전국 관객 1..

    웰컴 투 동막골 - 'JSA'의 프리퀄 x
    【 Tracked from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at 2005/08/04 01:36 】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강원도 산골 마을에 흘러든 미군과 인민군, 국군의 동거를 다룬 연극을 영화화한 ‘웰컴 두 동막골’(이하 ‘동막골’)은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상케 하는 초반부의 개각도 촬영의 전투..

    웰컴 투 동막골 - 전쟁이란 이토록 x같은 것이오... x
    【 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05/08/04 16:23 】
    웰컴 투 동막골 (2005) 감독: 박광현 주연: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임하룡 상영시간: 133분 본 감상문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합니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보실 분이 있으시다면,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웰컴 투 동막골 x
    【 Tracked from 달고양이 at 2005/08/05 17:04 】
    하늘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고, 낙하산을 탄 군인들이 내려오고, 폭탄이 촘촘히 떨어지고, 비가 내리고, 팝콘이 슬로우 모션으로 떨어진다. 땅에서는 총과 박격포가 겨누고 있는 하늘을 향해 비행기가 날아오르고, 나비들이 떼지어 올라가고, 팝콘이 튀겨져 ..

    웰컴 투 동막골, 05 x
    【 Tracked from 판타스틱 청년백서 at 2005/08/07 00:35 】
    성인이라는 딱지를 붙인 지난 십수 년간 딱 한번 정말 크게 울어본 적이 있다. 근데 웃긴 건 내가 도대체 왜 울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날, 정말 펑펑 울었을 그때를 증명해 주는 건 흠뻑 젖은 베개와 눈가에 말라붙은 눈물자국 때문이었는데..

    웰컴 투 동막골 x
    【 Tracked from Stream of hans at 2005/08/12 02:11 】
    Focus 1 : 배경 어제 오늘..더운 여름철의 소나기처럼 내리던 비가 어느새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것처럼 내렸다. 덕분에 옷이 비로 흠뻑 젖어서 어제 영화를 보기전 기분이 약간 찝찝했다. 간만에 보는 영화라고 즐거운 마음으로 갔었는데.....날씨가 기분..

    Welcome to Dongmakgol, 2005 x
    【 Tracked from Reese in Neverland :D at 2005/08/13 12:25 】
    개인적으로 열풍으로 이 멋진 작품이 조금 가려졌다는 아쉬움이 있다. 앞의 영화는 별로 보고픈 마음이 없구, 이번 여름, 내가 기대하고 있던 한국영화는 과 , 이 두 편이다. 가 뉴스에 나오며 관객 천만 시대를 열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야 엄..

    웰컴 투 동막골 x
    【 Tracked from 소박한 정원 at 2005/08/17 20:17 】
    영화 을 본 후 생각난 영화는 였다. 남북이 비극적으로 대치된 상황 가운데 따뜻하게 마음을 여는 이야기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잠시 JSA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는 개봉관에서 두 번 본 유일한 영화인 것 같다. 두 번째는 동행한 사람이 안봤다고 해..

    31. <웰컴투 동막골>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착한 거짓말 x
    【 Tracked from 푸르미 세상 at 2005/09/03 18:50 】
    판타지를 통해 대립된 남북을 소통시키려는 전략은 최근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은 통일을 통해 가족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고 은 남과 북이 함께 적과 대응한다는 동질성의 관계를 내세웠다. 은 남과 북이 가장 큰 대립을 형성했던 6..

    웰컴 투 동막골 (2005,Welcome to Dongmakgol) x
    【 Tracked from 그 남자의 거짓부렁 at 2005/09/12 01:23 】
    웰컴 투 동막골 (2005) 감독 : 박광현 출연 : 정재영(리수화), 신하균(표현철), 강혜정(여일) 제작 . 각본 . 원작 : 장진 쟝르 : 전쟁, 드라마, 코미디 시간 : 133 분 국내 등급 : 12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 국내 http://www.dongma..

    '웰컴 투 동막골 '을 보고나서... x
    【 Tracked from flyingmt blog at 2005/09/26 08:28 】
    극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났었는데, 후배 4명이 올라와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여 예매하여 토요일에 봤다.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남자 혼자서 극장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못보고 있었던 영화이다...


    저도 지금 막 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만...
    결국 영화는 환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영화들도 말이죠. 지난 주에 개봉하는 날 봤던 '아일랜드'역시 비슷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도무지 앞뒤가 안 맞잖아, 라고 할 수도 있는 부분들도 있었고, 마지막 장면 역시 도대체 이제 어‰F게 하려고 저러나, 라는 생각도 잠깐 들긴 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술적인 면에만 치우친 감이 좀 있습니다만.
    '웰컴 투 동막골'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양민들을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연합군들이 보급로 차단을 막기 위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다 필요 없고 살기 위해서 도망가자고 하는 문상상이야말로 현실적인 인물이었겠지요.

    영화가 끝나고 서글펐지만 결국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선택 역시 영화 속에선 당연한 선택이었고, 영화의 결말 역시 대부분의 관객이 수긍할 수 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영화는 거기까지인 셈이죠.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는 말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적당한 감동과 적당한 웃음, 그리고 카타르시스, 그것이 영화의 목적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고, 그런 영화들이 정말 뛰어난 예술작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두시간의 자기만족을 위해 영화를 선택하겠지요.

    반가운 마음에 몇 자 적었는데 괜히 딴지를 거는 것 같아 보여서 걱정입니다. ^^;; (사실 제가 깨닫지 못한 부분을 보고 샘이 나서 그런 겁니다. ^^;;) 꽤 괜찮았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강혜정의 연기며,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며, 그리고 말씀하신 멧돼지 잡는 부분이며 말입니다.

    iSLANd 2005/07/26 00:27 r x
    iSLANd님 // 보잘것 없는글에 장문의 리플이라니 감사드립니다. 혹여 같은곳에서 봤을지도 모르겠네요.

    예 말씀하신대로 환타지이겠지요. 아일랜드는 안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어줍잖은 제 시선에선 소위 소영웅주의식 행태로 내비쳐서 결말의 결을 제 나름대로 깍아내리며 재단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것 또한 영화를 영화로 못보는 우를 범하는 행태인것 같고요. 다른 눈으로 보는것에 길들여져서 일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물론 적잖게 마음을 움직인 장면들도 있었습니다. 비오는 장면에서의 강혜정분과 인민군 소년병과의 교감 부분말이죠. 그런 부분들에서 적잖게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다만 한걸음 비켜선듯한 소재가 다소간 불편했던것 같고요.

    별말씀을요. 허술한 감상이라 빈틈투성이일뿐이죠;; (PDA를 핑계로 무마시켜보려는것도 이제는 무리일듯;;)

    예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다소 염려하기도 했던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별 무리없이 스며들어 있더군요. 멧돼지 잡는 씬은 정말 돋보이더라고요. 원작 연극에서도 있겠지요? 어떨런지 궁금하더라고요.

    lunamoth 2005/07/26 00:45 r x
    안그래도 요즘 무서운(?) 금자씨와 이것 덕분에 늘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지요. ㅠ_ㅜ)=b 흐흑

    하늘이 2005/07/26 06:57 r x
    하늘이님 // 예 동막골도 보실만 할겁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
    하고 판타스틱 4 이정도가 경쟁작인데 금자씨가 한동안 독주하리라 생각됩니다. 금자씨도 며칠후면 개봉이네요. 저도 기대가 됩니다.

    lunamoth 2005/07/26 12:55 r x
    저도 중간의 ***를 보며 뒤에서 다시 등장할 것을 예상했는데, 그게 크레딧에서 사용되더군요. :)

    anakin 2005/08/04 16:30 r x
    anakin님 // 예 맘에 들더라고요. ***를 보는 표정도 재밌었고요 ;)

    lunamoth 2005/08/05 00:11 r x
    많은 분들이 전쟁과 정치적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 영화를 보셨군요. 전 순수를 동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봤어요. 아무래도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건 제 습관인가 봅니다.

    지킬 2005/08/05 23:57 r x
    지킬님 // 예 아무래도 시절이 하수상; 하다 보니... 저 같은 경우는 최근에 모 한국영화의 영화 때문에 결말부분에 편견을 갖고 본듯도 싶습니다. 영화는 참 따뜻하긴 했습니다 ;)

    lunamoth 2005/08/06 01:37 r x
    lunamoth님 글 rss로 아주 잘읽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니 같은주제의 좋은 글이 많아서 트랙백 남깁니다. ^^ 그럼 좋은 하루 보내시길...

    한스 2005/08/12 02:19 r x
    한스님 // 예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 , 꽤 흥행될듯 싶더군요 ;)

    lunamoth 2005/08/12 07:14 r x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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