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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감상/영화/외...]

2005.06.24 개봉 / 12세 이상 / 141분 / 액션,어드벤쳐,범죄,판타지,스릴러 / 미국 / 국내 / 국외 / 씨네서울 / IMDb / OutNow / RT


영화는 DC 코믹스의 로고 정도만을 보인 채 오프닝 타이틀을 뛰어넘어 배트맨 아니 브루스 웨인의 유년으로 향해 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트맨의 로고와 크리스찬 베일,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름이 보이겠지 하는 생각은 어느덧 잊혀집니다. 그리고 엔딩과 함께 타이틀이 나오는 순간 문득 깨닫게 됩니다. 배트맨은 영화가 끝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었음을요...

어린 시절이 그려집니다. 그의 여자친구와 박쥐와의 만남, 부모님의 피살 순간 이후로 박쥐와 죄의식의 트라우마를 간직하게 경위까지, 잔잔한 어조로 그려나갑니다. 부모님의 복수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게 되고 결국 길거리로 다른 세계로 방랑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듀커드(리암 니슨)를 만나게 되고 고원 속에서 수련을 하게 됩니다. 듀커드가 속한, 라스 알굴이 이끄는 "어둠의 사도들"이란 조직으로부터 제안을 받게됩니다... 그리하여...

돌아온 브루스 웨인은 부패와 범죄에 물든 고담시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문의 기업으로부터는 배제되기 시작합니다. 팔코니의 조직이 꾸미는 음모를 감지하고 집사 알프레드(마이클 케인), 짐 고든 경위(게리 올드만), "웨인 기업의 응용과학 전문가" 루시우스 폭스(모건 프리먼)의 도움 속에서 새로운 심벌로의 재탄생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나의 두려움을 저들도 느끼게 할" 상징이라고.

영화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되어가는 과정을 차분한 어조로 그려냅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의식의 배경으로 깔고서 수련의 과정 속에서 점점 미래의 모습을 그려갑니다. 듀커드와의 시각차와 고담시로 돌아온 후 부모님의 유지를 생각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협력 속에서 이런저런 기술과 장비들을 습득해 가는 과정, 이 모든 것이 이미 봐왔던 것들의 기원을 마주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로 다가옵니다.

다소 예스러운 악당의 기술에 박진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후반부의 배후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다시 한 번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콰이곤 진과 십자군 기사 고프리의 카리스마가 오버랩되는 리암 니슨의 모습도 나약해 보이는 게리 올드만의 캐릭터도 아이러니한 대구를 이루기에 충분합니다.

집사 알프레드도 물론 여전히 충실한 모습을 그려내고 루시우스 폭스역의 모건 프리먼의 무게감도 안정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James Bond's gadget man Q" 도 연상 되고요 ;)

단기 기억상실증불면증을 그려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 역시 전작 배트맨 시리즈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배트맨의 의식 속의 그림자를 간간이 삽입해 가며 고독한 히어로의 근원을 탐구해 나갑니다.

듀커드와의 검술 연습도 묘한 기시감을 자극하며, 각종 배트맨의 아이템과 더불어 육중한 배트카의 모습도 볼거리로 자리 잡습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 고든 경위가 배트맨에게 무언가를 건내는 순간이야말로 이 영화가 프리퀄로서 다시 한번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타워즈가 아닌 배트맨을 보고 자라온 세대에겐 또한 더할 나위 없는 역사의 전승이 되겠고요.

다소간 잔잔한 진행이 강한 액션들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아쉽게 다가오기도 하겠지만, 배트맨의 역사를 그 기원을 무리 없이 해석해 냈다는 점에서 만족할만한 영화였습니다.


덧. Trivia 찾아보니 고려했던 배역진들이 재밌군요. David Duchovny, David Fincher...

+ 머시니스트, 머시니스트 El Maquinista / The Machinist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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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3 23:42 2005/06/23 23:42



Posted by lunamoth on 2005/06/23 23:42
(4) comments


    배트맨 비긴스 (2005) x
    【 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05/06/24 02:01 】
    Batman Begins (2005)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출연: 크리스챤 베일 (Christian Bale),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리암 니슨 (Liam Neeson),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상영시간: 141분 그의..

    살리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었다. 배트맨의 전설을![BATMAN BEGINS] x
    【 Tracked from Cre-Inside at 2005/06/25 15:43 】
    '팀 버튼' 이 만든 초기작 이후로는 늘 '안타까움' 을 안겨 주었던 '배트맨' 시리즈가 '메멘토' 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에 의해 새로이 나왔다. '배트맨 비긴즈' 를 만들기 직전의 '워너 브라더스' 는 분명히 '절박' 했을 것이다. '..

    B A T M A N B E G I N S x
    【 Tracked from 일상공감연맹 at 2005/06/26 00:37 】
    배트맨의 역사는 지금 시작된다 사실 영화관에 갈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왕에~ 라는 기분으로 스타워즈 EP3에 이어서 배트맨 비긴즈까지 봤습니다만... 이건 정말 최고군요!! 이야~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솔직히 스타워즈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배트맨 비긴즈 - 놀란, 배트맨의 내면을 파헤치다. x
    【 Tracked from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at 2005/06/26 00:39 】
    배트맨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팀버튼의 색감 그대로의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훌륭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보여주었던 크리스천 베일의 럭셔리함이 배트맨과 잘 어울릴 것이라..

    배트맨, 시작하다. x
    【 Tracked from Jiffy Jiffy Jif at 2005/06/26 14:46 】
    원래부터 코믹스를 영화화한 것에는 죽고 못 사는 취향인데다가, 크리스천 베일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 앞에서 그 두근거림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조조로 보고 왔지요. 글쎄- 너무 과한 기대를 했던 것인지, 약간은..

    배트맨 비긴즈050623: 나는 최첨단 드라큘라 x
    【 Tracked from 치열한 일기 at 2005/06/26 22:40 】
    욕구가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그것을 해소함으로 서 얻는 쾌감은 누구나 공감할 정도로 짜릿한 것이다. 뱃맨 프리퀄 무비를 보려는 욕구가 극에 달한 개봉 날 메가박스 2관 13:50 감상. 묵직한 질감과 임팩트 강한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다던 감독. 스크..

    다시 '시작'하는 박쥐인간, 배트맨 비긴즈 x
    【 Tracked from 나불로그+Nabulog at 2005/06/26 23:30 】
    1. 배트맨은 팀버튼의 1,2편이 최고였다. 2. 배트맨, 코믹스는 한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배트맨 영화 시리즈에서도 '배신'따윈 늦길 이유가 없다. 3. 그럼에도 팀버튼 이후의 배트맨들은 모조리 '꽝'이었다. 4. 배트맨 비긴즈는..

    배트맨 비긴즈, 팀 버튼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 x
    【 Tracked from 하이드 at 2005/06/29 08:38 】
    제목이 말해주듯이 영화는 배트맨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설명해준다. 시리즈의 시작인 에서도 유추 가능하지만 어둠의 영웅 이면에는 분노와 죄책감이 자리 잡았음을 명백히 한다. 그것을 극복하느냐, 그것을 통제하느냐 여부에 따라 상반된 에너지의..

    Batman Begins :: 글쎄요.. x
    【 Tracked from soonong's BloG.. at 2005/06/30 01:20 】
    1. 저도 원판 코믹스 매니아는 아닙니다.. 제가 아는 배트맨은 영화들과 TV용 만화가 전부였으니까요.. 2. 2,3,4편을 기다렸듯 'Begins'또한 올여름 최대의 기대작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크리스챤 베일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니요... 그소식이 들..

    [배트맨 비긴즈] : 우아하고 멋지게 귀환하다. x
    【 Tracked from ▶렉시즘(rexISM)/4차 감염 구역 at 2005/07/04 17:59 】
    남봐완님 : 그럼...배트맨은 초능력 같은건 없는거에요? 나 : 네^^ 그냥 다 자기 힘으로 무기 쓰고... 남봐완님 : 아... 나 : 뒤게 부자라서...^^; 정말인지 오랜만에 돌아온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인 [배트맨 비긴즈]는 회색 도시 고담의 수호자 배트맨..

    배트맨 비긴스Batman Begins, 05 x
    【 Tracked from 판타스틱 청년백서 at 2005/07/04 20:08 】
    Dark Knight Return!이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정의로운 기업가 마인드로 무장한 선조들과 복수심에 똘똘 뭉친 막나가는 청년 배트맨은 ‘아직까지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그의 주위에는 평생을 함께 할 집사 알프레도와 가히 천재..

    <배트맨 비긴즈> 놀란표 스릴러로 재탄생 x
    【 Tracked from 푸르미 세상 at 2005/07/05 23:22 】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는 음울한 기운을 품고 있다. 기본적인 스릴러 공식은 모조리 풀어헤쳐 놓으면서도 긴장의 끈은 계속 유지된다. 생소하다 싶을 정도로 오프닝은 짧고 당황할 간극도 없이 곧바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디에서 본듯 하지만 보지 못..

    배트맨 비긴즈 - 리얼리즘과 결합한 어둠의 기사 x
    【 Tracked from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at 2008/07/27 17:59 】
    배트맨 특집 No. 3 - 왜 하필 박쥐죠? - 내가 무서워 하는 거니까.. 적들과 공포를 공유해야지. - [배트맨 비긴즈] 중 알프레드와 브루스의 대화. 1.정체된 배트맨 프로젝트 [배트맨과 로빈]을 제작하면서 조엘 슈마허는 (팀 버튼이 빠진) 자신만의 [배트맨]이 실패할 것이라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 [배트맨과 로빈]은 무려 1억 2천 5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있었고, 아놀드 슈왈제네거 같은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까지 합류해 있었기 때문이다..


    저도 IMDb trivia 페이지 보다가 핀쳐 감독을 보고 '흠칫' 했었죠^^;;

    anakin 2005/06/24 02:04 r x
    anakin님 // 핀쳐의 배트맨이라 더 암울할것 같은데요^^; 크리스토퍼 놀란, 역시 기대했던바를 충족시켜줬습니다 :)

    lunamoth 2005/06/24 02:11 r x
    전 한스 짐머의 음악이 제일 맘에 들더군요.
    배트맨의 반 영웅적 이미지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가진 않았습니다. 같은 DC 코믹스의 스파이더맨과 너무 닮은꼴 같기도 하고(배트맨은 스파이더맨의 럭셔리 버전이었나요?) 말입니다.

    link 2005/06/26 09:05 r x
    link님 // 예 정말 음악도 웅장한게 좋더라고요. 누군가 했는데. 뒤에 크레딧 나올때 역시라는 생각을 하게됐죠. "친자본적" 영웅, 어쩌면 히어로물 중에 가장 현실감있는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배트맨이 되는 데 드는 비용은? 이라는 글도 있었으니... http://southstep.egloos.com/1045876

    lunamoth 2005/06/26 12:40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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