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커피를 다시 마시고 있습니다. 참 지겨운 친구였죠. 말 그대로 모닝커피와 담배 한 대로 지난 몇 년 동안 아침을 대신했으니. "내 맘대로 되는 건" 그것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복감을 덧씌우고 짧은 상념의 시간을 즐겼죠. 늘 같은 일상. 시작. 깃발을 올리고. 깃발을 내리고. 끝. goto start.
여튼 당분간 다시는 커피 같은 건 마시진 않겠지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건조하고 텁텁한 일상의 윤활작용도 아니오, 얼마간의 각성 작용을 획득하기 위함도 아니오, 단지 문득 올려다본 찻장 속 커피잔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예 또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상한 오후의 결말.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CEO 존 폰 테츠너는 오페라 8.0을 출시하고 한가지 제안 아니 내기를 했었습니다. 사흘 안에 백만카피 다운로드를 기록하면 노르웨이에서 미국까지 헤엄쳐 가겠다고요. 파맛 시리얼과 유사한 효과 때문인지 여하튼 백만 다운로드는 달성됐고 대서양 횡단에 나섰답니다.
그는 "고향인 아이슬란드를 경유해 '어머니의 핫 초코'를 마시고는 미국까지 직행하겠노라" 호언장담하기도 했다는군요. 아쉽게도? 불행 중 다행히도? 쇼맨십의 당연한 수순으로? 사고가 생겨 중간에 중단이 되었습니다만, 그의 행적은 단순한 객기 이상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웬 사설인지 감이 온다고요? 얼마 전부터 사이드 바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오페라 배너 얘기 아니냐고요? 예 얼추 관계가 없진 않습니다만 배너를 넣어둔 건 그 기발한 발상과 실행에 대한 경의의 표현도, 그렇다고 주 브라우저의 전환으로 인한 권유의 표현도 아닙니다.
굳이 설명해본다면 스킨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감에 히어로물을 연상케 하는 특색있는 배너에 대한 호감과 불여우의 득세에 대한 치기 어린 반감 정도겠네요. 250 유니크 발생시 등록코드 획득도 약간의 재미이긴 합니다만 딱히 집착할 건 없을 테고요. :p
단지 그뿐입니다. 큰 의미 둘 건 없어요. 원래 그런걸요...
| 커피 그리고 존 폰 테츠너 [길 위의 이야기]
2005/06/17 01:42
2005/06/17 01:42
Posted by lunamoth on 2005/06/1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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