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모스 : 결국 또 헛다리 짚은 꼴이 됐네 필. 난 마지막에 카멘과의 실랑이를 기대하고 있었다네.
필립 말로 : 허, 챈들러의 빅 슬립이 아니라 윌리엄 포크너와 하워드 혹스의 빅 슬립이란 걸 간과했나 보군.
루 : 그렇다고 이런 결말은 예상을 못했지.
필 : 촬영 도중에 로렌 바콜과 결혼했다네. 거기서 "에디의 부하들에게 기관총을 맞는 비참한 최후의 카멘" 을 보여준다는 챈들러의 결말은 어불성설이었겠지.
루 : 원작을 다시 볼까 하다 말았는데, 약간 헷갈리는 면이 없잖아 있더군.
필 : 그래 "오웬 테일러는 누가 죽였는지" 짐작이나 가나?
루 : 물론 미궁이네, 순간순간 정리를 하느라 난감했다네.
필 : "난 셜록 홈즈도 아니고 파일로 반스도 아니네 난 경찰이 밝혀낸 것을 바탕으로 해서 조사를 할 것을 기대하지 않고 부서진 펜 촉 하나를 주워서 거기서 사건을 구성하는 능력도 없네" 순간순간 맞딱트리고 추궁하며 덤빌 뿐이지.
루 : 그래 "왜 모두들 내게 총을 주는 거지?" 는 유쾌했다네. 샘보다 액션이 많았다는 것에서도 즐길만 했고.
필 : 대사도 많았지 ㅎㅎ. 샘을 잇는 하드보일드 아이콘 그 자체로의 등극 이랄까?
루 : 느와르 영화와 흑백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닐까 싶네. 흑백 페이퍼백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투박함.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비정한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비열한 인물들 그리고 종국엔 거대한 잠으로의 귀결.
필 : 그렇지 최근 개봉할 신시티의 화면톤도 궁금해지더군, 그래픽 소설인가 뭔가가 원작이라 하던데.
루 : 프랭크 밀러의 신시티가 원작이지. 여튼 이것으로 대략 볼만한 (원작을 먼저 읽었던) 느와르는 다 본 셈이네. 추천작 없나?
필 : 그건 자네가
루 : 해문의 반 다인 전집은 3권에서 소식이 없는 듯 싶군. 조만간 동판의 딱정벌레 살인사건이라도 구해봐야 겠네.
필 : 아직도 미련을 못버렸나 보군. 그 친구는 너무 말이 많아...
루 : 참 잊을뻔 했군 험프리 보가트 코스프레(?) 하신 분이 있더군. 경의를 표하는 바이네.
필 : "나 만큼 귀여운 사람은 없을텐데?"
루 : ...
- Tungsten C
말타의 매 The Maltese Falcon (1941)